차이코프스키의 호두까기 인형 중 행진. 고역이 낭랑하다. 바이올린군이 멋지게 군무한다. 그래도 여유로운 공간감. 다양한 악기들이 입체적으로 부각되고, 음색 자체도 매혹적이다. 클라이맥스에 몰아칠 때의 기세는 작은 스피커를 중급 정도로 키워준다. 대단한 에너지가 분출되고 있다. 출력관의 교체를 통해, 더 남성적이거나 혹은 여성적으로 바꿀 수 있는 점도 큰 미덕이다.
‘단순히 누가 좋다고 그 제품을 사지 마라. 사려면 완벽한 제품을 사라. 10년 이상, 아니 평생 쓸 수 있는 예술의 경지에 다다른 제품을 사라.’ 정말 대단한 배짱이다. 바로 프리마루나의 선언문이다. 그럼 대체 뭐가 완벽한 제품인가? 그 설명이 이어진다.
‘우리 제품은 바로 리뷰를 한 평론가들이 샀다. 전 세계 유수의 평론가들이 우리 제품을 샀다. 그게 바로 완벽한 제품이다.’ 실제로 앱솔루트 사운드의 딕 올셔를 비롯한 여러 평론가들이 동사의 제품을 극찬하고 또 구매했다. 무엇보다 가격에서 거품을 빼고, 최상의 퀄러티를 추구한 것이 인정받은 것이다. 그래서 이런 주장도 나온다.
‘타사의 8천불짜리, 16kg의 무게에 프린트된 기판을 쓰고, 싸구려 부품을 쓴 제품과 3400불이면서, 30kg이나 나가고, 핸드 와이어링 방식으로 만들고, 최상의 부품을 쓴 우리 제품을 어디 한 번 비교해봐라.’ 승자가 누구일지는 물어보나 마나. 특히, 트라이오드와 울트라리니어 모드를 동시에 제공하는 부분은 큰 경쟁력을 갖고 있다. 버튼 하나로 그게 쉽게 전환이 된다. 동사의 레퍼런스 모델인 다이얼로그 프리미엄의 음향 철학은 이렇게 요약이 된다. 또한 ‘정숙한 배경 하에 오로지 음악만 자연스럽게 떠오를 것.’ 이를 위해선 우선 전원부가 중요하다. 대용량의 토로이달 트랜스는 기본이고, 그 밖에 많은 고안이 이뤄지고 있다. 덕분에 EMI라던가, 각종 험에서 자유롭다. 특히 AC 오프셋을 완벽히 제어하는 부분에서 큰 자신감을 갖고 있다. 게다가 출력관을 최상의 상태로 유지시키는 오토 바이어스까지 제공하니, 이쯤 되면 진공관 앰프를 사용하는 데 더 이상 불만이 있을 수 없다.
퍼스트 문(First Moon)이라는 뜻을 가진 프리마루나는 실제로 밀라노 북쪽, 고작 2천여 명 정도가 사는 마을 이름이기도 하다. 그 시작은 네덜란드 사람인 헤르만 반 덴 둥거로 거슬러 올라간다. 90년대에 CD 플레이어를 개발한 것을 계기로, 미국 시장을 노크하러 갔다가, 케빈 딜이라는 사람을 알게 되었다. 이 양반은 ‘튜브 구루’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진공관 쪽의 박사였다. 이에 고무된 둥거는 서기 2000년이 되어, 유럽 쪽 브레인 몇을 모은 후, 갖은 회유 끝에 딜을 포섭하기에 이른다. 이후 2003년에 프롤로그 시리즈를 런칭하면서 대성공, 오늘날에 이르고 있다.
특히 레퍼런스기 다이얼로그 프리미엄에 주목할 만한데, 여러 개의 5극관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각별하다. KT150, KT120, KT88, 그리고 EL34까지 지원한다. 특히, KT150과 KT120은 요즘 시장에서 뜨거운 아이템이라는 것도 주요하다. 물론 출력관에 따라 출력도 달라진다. 특히, 울트라리니어와 트라이오드 방식 중에 선택할 수 있고, 그러면 출력도 달라진다. 출력관에 따라 전자는 약 42-48W 가량이 나오고, 후자는 약 25-30W 정도가 나온다. 가청 주파수 대역을 훨씬 넘는 와이드 레인지를 추구한 점이 진공관 앰프로는 이례적이고, RCA 서브우퍼단을 별도로 내서, 혹시 저역이 부족할 경우 보강하도록 했다. 아마도 홈시어터와 연계해도 좋을 듯싶다. 또 초단관과 드라이브단에 12AU7을 동원했는데, 초단에 두 개, 드라이브단에 네 개를 각각 투입했다. 즉, 출력관 하나에 드라이버 하나를 배치한다는 개념이다. 요즘 새롭게 각광받는 설계 방식이기도 하다.
이번 시청기인 프롤로그 프리미엄은 앞서 이야기한 다이얼로그 프리미엄의 실용기로서, 뛰어난 가성비와 퍼포먼스를 주무기로 하는 동사의 주력기이다. 역시 가격적인 장점과 사운드적 이점이 뛰어나다고 높이 평가 받는 제품인데, 전 세계적으로 이 제품에 대한 평가가 그야말로 뜨겁다. 또한 울트라리니어와 트라이오드 선택 기능과 AC 오프셋 제어, RCA 서브우퍼단 정도가 생략되었을 뿐, 상급기의 주력 스펙들이 대거 포함되었다는 것도 이 제품의 뛰어난 장점이다. 가격대 성능비 높은 진공관 앰프들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시점에서, 이 제품을 만난 것이 참 흥미롭다. 관심을 가지고 시청에 임했다. 참고로 시청에는 펜오디오의 신작 수오미 100 리미티드 에디션 스피커와 플리니우스의 마우리 CD 플레이어를 동원했다.
첫 곡은 지미 스미스의 ‘See See Rider’. 진한 해먼드 오르간의 음색이 마음을 사로잡는 가운데, 케니 버렐의 정교한 핑거링이 불꽃을 튄다. 다소 유유자적한 모습으로, 모던 재즈의 낭만을 표현하는 데 부족함이 없다. 스피커 구동력이 워낙 뛰어나, 정말 기분 좋게 노래한다. 해상도와 다이내믹스가 높고, 밸런스도 양호하다. 매우 심혈을 기울여 만든 제품이란 인상이다.
이어서 앙세르메 지휘, 차이코프스키의 호두까기 인형 중 행진. 고역이 낭랑하다. 바이올린군이 멋지게 군무한다. 그래도 여유로운 공간감. 다양한 악기들이 입체적으로 부각되고, 음색 자체도 매혹적이다. 클라이맥스에 몰아칠 때의 기세는 작은 스피커를 중급 정도로 키워준다. 대단한 에너지가 분출되고 있다. 출력관의 교체를 통해, 더 남성적이거나 혹은 여성적으로 바꿀 수 있는 점도 큰 미덕이다.
마지막으로 다이애나 크롤의 ‘'S Wonderful’. 지극히 자연스러운 보컬이 나오면서, 특유의 세련미가 느껴진다. 배후의 오케스트라는 우아하며 멋지게 움직이고, 어쿠스틱 기타의 존재감도 각별하다. 전체 악단이 쫄깃쫄깃 잘 어우러져, 아름다운 앙상블을 구축하고 있다. 통상 진공관 인티앰프라고 하면 엔트리 클래스를 생각하는데, 본 기는 분리형 못지않은 퍼포먼스를 자랑한다. 이 부분에서 강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
수입원 아이월드 (02)780-3116 가격 300만원 사용 진공관 EL34×4, 12AU7×4 실효 출력 35W(Ultralinear) 주파수 응답 20Hz-30kHz(±0.5dB) THD 1% S/N비 89dB 출력 임피던스 4Ω, 8Ω 입력 감도 300mV 크기(WHD) 36.5×20.3×39.1cm 무게 21k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