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yin CS-55A·Spendor Classic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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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yin CS-55A·Spendor Classic 3/1
  • 이종학(Johnny Lee)
  • 승인 2018.04.01 00:00
  • 2018년 4월호 (549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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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인과 스펜더의 기분 좋은 만남

 

그간 여러 차례에 걸쳐 케인의 제품을 듣고, 리뷰하고 하면서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다. 기본적으로 힘 있는 진공관 앰프라 여러 다양한 스피커에 적합하지만, 브리티시 사운드 계열과도 매칭이 좋을 것이란 느낌은 늘 갖고 있었다. 그러던 차에, 이번에 스펜더에서 나온 클래식 3/1과 조합해서 들어볼 일이 생겼다. 특별히 자택에 운송을 부탁, 아주 편한 상태로 다양한 소프트를 걸어봤다. 과연 내 예상이 멋지게 맞아떨어져서 일단 기쁘다.
그럼 이번 매칭의 주인공은 누구인가? 케인에서는 CS-55A를 선택했다. 이것은 200만원대 초반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는데, 스펜더와 가격적인 밸런스 면에서 우선 합격. 또 그 매칭에 있어서는 안성맞춤이라는 표현이 정확할 정도다.
여기서 55A에 대해 좀더 언급하면, 기본적으로 출력단에 KT88을 네 개나 동원할 정도로 힘에 있어선 부족함이 없다. 또 관의 능력을 짜고 짜내서 억지로 출력을 높이기보다는, 어느 정도 여유 있게 뽑아내고 있는 점도 반갑다. 관에 스트레스를 주면 줄수록 수명이 짧아지는 것은 불문가지. 그 점에서 일단 오랜 기간에 걸쳐 출력관을 쓸 수 있는 것이다.
또 여기엔 케인의 자랑인 두 가지 모드가 제공되고 있다. 하나는 울트라리니어 모드로, 그 경우 8Ω에 40W를 낸다. 반면 트라이오드 모드일 경우 22W가 된다. 혹 22W라면 스펜더에 부족하지 않을까도 싶지만, 실제로 걸어보면 큰 문제가 없다.

진실을 말한다면, 울트라리니어 모드는 대편성과 팝, 재즈 등이 좋고, 트라이오드엔 소편성, 여성 보컬 등이 어울린다. 그 전환 방식도 리모컨의 버튼 하나만 누르면 되니, 더없이 간편하다.
한편 스펜더 3/1로 말하면, 스피커 사이즈 자체는 그리 크지 않다. 유닛 구경도 미드·베이스가 18cm, 트위터가 2.2cm 정도다. 약간 아쉬움이 있을 수 있지만, 그 내용은 전혀 딴판이다. 특히, 플래그십 클래식 200을 만든 기술력을 대거 이양해서, 2017년에 새롭게 클래식 라인을 구축한 터라, 역시 최신 기술의 세례를 듬뿍 받고 있다. 일단 주파수 대역폭을 보면 무려 40Hz-25kHz를 자랑한다. 폴리머와 케블라를 믹스한 복합 소재로 진동판을 만들고, 고효율 모터 시스템을 붙였으며, 댐핑력을 높이고, 크로스오버를 새롭게 설계한 덕분이다. 그러면서 처음 발표될 때의 시대적 느낌, 그러니까 1970년대의 분위기를 잃지 않으면서도 정말 일취월장한 퍼포먼스를 보여준다. 감도 자체는 88dB 정도지만, 25-150W 정도면 너끈히 구동이 된다. 55A와 짝짓기에 더없이 좋은 경우다. 여기에 TDL 어쿠스틱스의 TDL-18CD를 걸어서 여러 음악을 걸어봤다.
첫 곡은 듀크 조던의 ‘No Problem’. 초반에 나직이 북 소리가 들리는데, 실은 이것은 드러머가 손으로 북을 치는 소리다. 그 타격감이나 여운이 명료하게 포착된다. 이윽고 피아노가 시작하면, 상당한 고음부를 챙 소리가 나게 두드린다. 그 임팩트가 이쪽으로 정확하게 꽂힌다. 이후 라인이 분명하고, 양감이 풍부한 더블 베이스가 개재하면서 본격 피아노 트리오의 향연이 시작된다.
여기서 한 가지 느낀 점은, 정말 과거 스펜더를 연상할 때의 아쉬웠던 점이 일거에 사라졌다는 것이다. 마치 베일을 몇 겹 벗긴 듯한 신선도와 해상도가 나온다. 다이내믹스도 일품이다. 더블 베이스는 한없이 밑으로 떨어지고, 킥 드럼의 어택도 뛰어나다. 한편 심벌즈를 타격하거나 피아노의 명징한 터치는 중·고역에도 일체 어둡거나, 애매한 구석이 없다는 뜻도 된다. 하지만 정통적인 맛이나 느낌도 잃지 않고 있다. 과연 온고지신의 미덕이 멋지게 발휘되고 있다.

이어서 이작 펄만이 블라디미르 아슈케나지와 함께 한 브람스의 바이올린 소나타 1번 1악장을 듣는다. 울트라리니어는 약간 신경질적이었는데, 트라이오드로 오니 마음이 포근해진다. 한 올 한 올 엮어가듯 바이올린이 세심하게 연주되고, 배후의 피아노는 은은하면서 기품이 있다. 두 대가의 영적인 교류가 자연스럽게 전달이 된다. 확실히 투명도와 명징함이 살아있으면서도, 스펜더다운 중역대의 밀도감도 잊지 않고 있다. 어깨의 힘을 뺀 채, 요소요소에 적절한 악센트를 주면서, 음악을 아름답게 엮어가는 모습에 절로 미소가 나온다.
마지막으로 다이애나 크롤의 ‘I Remember You’. 역시 수려한 오케스트라가 배후에 깔리면서, 고품위한 크롤의 보컬이 달콤하게 다가온다. 탁탁 리듬이 명료한 보사노바를 배경으로, 느긋하면서도 호소력이 강한 노래는 아무리 들어도 질리지 않는다. 덕분에 이후 여러 개의 트랙을 더 듣고 말았다. 그 정도로 시청이라는 사실을 잊게 만드는 뭔가 매혹적인 부분이 있다. 중간에 나오는 간결한 피아노 솔로는 감칠맛이 있고, 우아하게 오케스트라가 밀려올 때엔 어떤 신비한 세계로 여행을 가는 듯하다.
뭐, 이 정도면 가정에서 쓰기에 일체 무리가 없다고 본다. 특히, 과거 스펜더가 록이나 재즈에 좀 서툴렀다면, 여기선 훌륭하게 극복되어서 여러 장르를 마음껏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새삼 55A의 뛰어난 스피커 구동력에 감탄해서, 과연 이 가격대의 음이 맞는가 여러 번 반신반의했다. 오디오의 백미는 매칭. 그런 면에서 적극 추천할 만한 조합이다.

 

Cayin CS-55A
수입원 케인코리아 (02)702-7815   가격 218만원(KT88)   실효 출력 40W(Ultralinear, KT88), 38W(Ultralinear, EL34), 22W(Triode, KT88), 20W(Triode, EL34),   사용 진공관 EL34/KT88×4, 12AU7×2, 12AX7×2   디지털 입력 USB B×1(32비트/384kHz)   주파수 응답 5Hz-44kHz(-3dB, KT88), 5Hz-48kHz(-3dB, EL34)   S/N비 92dB   입력 임피던스 100㏀   출력 임피던스 4Ω, 8Ω   입력 감도 270mV(KT88), 280mV(EL34)   포노 지원   크기(WHD) 36×18×33.4cm   무게 17kg 

Spendor Classic 3/1
수입원 에스엠더블유 (070)7579-7253   가격 360만원   구성 2웨이 2스피커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 18cm, 트위터 2.2cm   재생주파수대역 40Hz-25kHz   임피던스 8Ω   출력음압레벨 88dB   권장 앰프 출력 25-150W   크기(WHD) 22×39.5×28.5cm   무게 10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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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8년 4월호 - 54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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