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spoke Audio Company Preamplifi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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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spoke Audio Company Preamplifier
  • 김남
  • 승인 2018.03.01 00:00
  • 2018년 3월호 (548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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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을 가장 순수하게 들을 수 있는 처방전

 

제작자들은 이 패시브 프리앰프에 사용하기 위해 특수 트랜스포머 제작에만 몇 년 동안 도전, 각고의 실험 끝에 코어부터 새로 제작, 독자적인 제품을 완성했다. 이에 대한 이들의 자부심은 제품을 평생 동안 보장한다는 데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는 듯하다

현대 오디오 기기의 기능에 정면 도전하는 특이한 제품이다. 모든 앰프 제작자들도 한 번쯤은 이런 기기를 만들어 보려고 했을 것이다. 바로 패시브 프리앰프라는 것이다. 사라져 버렸고 이제 만드는 사람도 없는 줄 알았는데 돌연 영국에서 만든 놀라운 제품이 등장했다.
왜 소스기기에서 직접 파워 앰프에 연결하지 않고 중간에 프리앰프를 거쳐야 한단 말인가. 불필요한 중간 기기를 거둬 내버리자. 종래의 액티브 프리앰프가 증폭 단계에서 보여 주는 여러 가지의 전기적 디스토션을 없애 버리고, 단순하게 파워 앰프로 신호를 직결해 주자. 그래서 소프트의 순도를 극대화하자. 90년대에 패시브 프리앰프가 유행한 이유이다.
당시 패시브 프리앰프의 장래는 밝았다. 이론상 가장 완벽한 기종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입력을 증폭시켜야 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단출해진 내부 구조, 배선재로 고가의 순은선을 사용하고, 역시 고가의 볼륨과 단자, 소형의 트랜스 등으로 그렇게 제작한 패시브 프리앰프들은 소리의 깨끗함은 증명했지만 증폭 단계가 사라지면서 나타나는 매가리 없는 소리, 증류수 같은 무미건조함 등 그런 약점들이 드러나면서 결국 외면 받고 말았다.

제작자인 해리 오설리번은 프로 오디오계에서 직접 연주와 녹음 스튜디오를 운영했고, 루시 가스탤 역시 오랜 세월 동안 각종 기기를 수집, 제작해 오면서 10여 년 이상 협업으로 트랜스와 프리앰프를 개발해 온 경력을 가지고 있다. 두 사람이 2013년에 의기투합하고 완성한 시청기는 우선 종래의 패시브 프리앰프들이 작고 가벼웠던데 비해 이 기기는 금속 재질의 섀시 때문이지만 무겁기 짝이 없다. 완강한 만듦새에 우선 압도당한다.
내부에는 이 기기의 핵심이며 섀시 내부 공간의 거의 2/3을 점유하는 2개의 원통이 있는데, 이는 자사에서 1.6km 길이의 권선을 감고 밀랍 200g을 사용해 만든 다중 탭·차폐된 특별한 감쇠 트랜스포머이다. 내부 배선재로는 주피터 콘덴서의 천연 소재로 특수 절연된 구리 또는 은 배선재를 사용한다. 그리고 WBT Nextgen 단자를 비롯해 고가의 단자를 사용하는 RCA·XLR을 모두 포함 6개의 입력 및 2개의 출력이 있으며, 전면 좌우 2개의 볼륨과 실렉터 노브가 있고, 애플 리모컨으로도 볼륨을 제어할 수 있다. 67.5dB 범위에서 1.5dB씩 증가하는 46단계의 볼륨 컨트롤이 표준이다.
특이하게 이 프리앰프는 섀시 마감에서부터 실렉터 각인, 입·출력 단자 선택 및 개수, 내부 배선재까지 선택해 제품을 주문할 수 있고, 그리고 제조사에서는 직접 한 주 한 주 본인의 제품을 제작하는 과정을 사진 또는 비디오로 보여 주고, 완성된 프리앰프의 테스트 데이터도 전달해 준다.
현대의 음악 소스는 대부분 앰프를 최대한으로 구동 할 수 있는 수준 이상의 출력 레벨을 지녔고, 따라서 기존의 프리앰프는 거의 항상 신호 레벨을 줄이거나 감쇠시키는 역할이 주종목이 되고 있는데, 이득을 증가시킬 필요가 없으므로 각 증폭기의 능동 소자라는 것은 결국 효용 가치가 없다는 것, 중복일 뿐이라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그 중복 과정에서 여러 소음이 발생하고 음악이 재생되지 않을 때 종종 히스(Hiss)로 들리기도 하지만, 귀에 안 들린다고 해도 음악이 재생될 때는 항상 거기에 왜곡이 있을 수밖에 없다. 그걸 최소화하기 위해 고가의 전원 공급 장치를 사용해야 하지만, 현재로서는 가격적인 면 때문에 효과적인 전원 공급 장치라는 것을 제작하기도 어렵다. 따라서 완벽할 수 없는 태생적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결국 하이엔드 여부와 상관없이 잘 만든 패시브 프리앰프야말로 음악을 가장 순수하게 들려줄 수 있다는 것. 또한 그들이 주장하는 것은 프리앰프는 가능한 한 투명해야 하며, 이상적인 것은 청취자가 선호하는 특정 음향 신호는 음원 또는 스피커에서 가져와야 한다는 것.
그러나 이론적으로 패시브 프리앰프는 완벽해 보이지만 기술적인 문제가 많다. 간단히 저항 감쇠에만 의존하는 패시브 프리앰프의 경우 임피던스 매칭이 매우 불량해지며, 고주파수 응답에 문제가 생기기 마련이다. 이런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짧은 상호 연결을 사용해야 하며 소스 및 부하 임피던스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저항을 사용하는 패시브 프리앰프 외에도 본 기와 같은 다중 탭의 2차 권선이 있는 변압기를 사용하는 변압기 볼륨 컨트롤 방식이 있는데, 이 방식은 밸런스 신호와 언밸런스 신호를 어느 방향으로든 변환할 수 있고, 소스와 부하를 완전히 분리할 수 있어 접지 루프를 차단하고 노이즈를 최소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래서 제작자들은 이 패시브 프리앰프에 사용하기 위해 특수 트랜스포머 제작에만 몇 년 동안 도전, 각고의 실험 끝에 코어부터 새로 제작, 독자적인 제품을 완성했다. 이에 대한 이들의 자부심은 제품을 평생 동안 보장한다는 데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는 듯하다.
아날로그 시대에는 아날로그 소스가 상대적으로 저출력 설계였지만, 요즘 대부분의 소스는 디지털, 고출력이다. 현대의 파워 앰프 역시 매우 민감해졌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이제 새로운 패시브 프리앰프가 절실히 필요한 때이다. 제작사의 그런 제안에 공감한다.
시청실에서는 플리니우스 파워 앰프와 자비안 칼리오페 스피커로 연결했는데, 바이올린 주자의 팔 움직임이 보이는 듯해서 놀랐다. 녹아드는 듯한 보컬, 시원하고 정밀·쌉쌀한 맛이 공존한다. 놀랍고 미려한 피아노, 낭창낭창한 현악 합주곡, 모든 음악이 반짝이며 악기와 목소리에 무게와 음영이 명확하다. 중·저음과 저음의 밀도, 제어력도 엄청나다. 보컬리스트가 앞에 서 있는 듯한 3D 홀로그램도 맛볼 수가 있다. 가격이 내 주머니 사정을 벗어났다는 것이 유일한 단점, 해외 리뷰어의 그런 표현에도 감동할 뿐.

수입원 소노리스 (02)581-3094   가격 1,500만원(리모컨 포함)   아날로그 입력 RCA×3, XLR×3   아날로그 출력 RCA×1, XLR×1   크기(WHD) 30.5×11×34.5cm   무게 14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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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8년 3월호 - 54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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