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털 케이블은 그야말로 다국적 업체인데, 헝가리 출신의 CEO가 운영하는 네덜란드의 업체에서 케이블을 제작·판매한다. 재미있는 점은, CEO인 가비 씨는 어릴 때부터 국제적인 피아니스트로 유명했는데, 결혼한 남편이 유명한 케이블 업체 실텍의 CEO 에드윈이다. 그야말로 부부 모두가 케이블을 만드는 별난 부부인 것이다.
크리스털 케이블은 실텍 엔지니어가 개발한 항공우주 엔지니어링을 바탕으로 한 고성능 케이블을 선보여 왔는데, 일반 케이블처럼 굵기가 굵지 않고 가냘픈 모습에 은색의 반짝거리는 여성적인 외관을 특징으로 한다. 현재 유수한 스튜디오에서 이 케이블을 사용하고 있다.
항공우주용은 극저온과 고온을 견디는 강하면서도 가벼운 특성과 각종 물리적 진동에 대한 차폐 등이 요구되는데, 이런 특수 기술을 적용한 크리스털 케이블은 절연체로 고가인 듀폰 사의 캡톤을 사용하며 도체로는 은과 금을 합금한 것을 주로 사용하고 있고, 상위 기종으로 갈수록 그 선재는 굵어진다.
필자가 이번에 시청한 크리스털 케이블의 앱솔루트 드림 스피커 케이블은 동사의 최상위 기종 중 하나로, 이 스피커 케이블은 독특하게 솔리드 코어의 단결정 은을 도체로 사용하는 특징이 있다. 그 도체 위에 얇은 캡톤 절연체를 2중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그 위에 PEEK(폴리에테르에테르케톤)을 씌우고 있다. 그리고 매우 가느다란 은도금한 단결정 구리와 금도금한 단결정 은 선으로 된 메쉬로 실드하며 마무리로 내·외부 진동에 철저히 대비하고자 투명한 테플론을 슬리브로 사용했다. 그리고 단자는 후루텍에서 특별히 제조한 것을 사용하고 있는데, 로듐이 도금된 단결정 구리를 도체로 사용하고 있으며, 테플론 인슐레이션, 카본 바디, 비자성 스테인리스 하우징 등을 사용해 튼튼하게 제작되어 있다.
그리폰 디아블로 120 인티앰프, 다인오디오 익사이트 X44 스피커 등을 동원해 시청했다. 다른 스피커 케이블과 비교하면서 시청했음을 미리 밝혀둔다.
쇼팽의 피아노 소나타 제2번 3악장 장송행진곡(Hyperion)을 최고의 기교파 피아니스트 마르크-앙드레 아믈랭이 연주하는 것으로 들어 보았다. 크리스털 케이블의 앱솔루트 드림 스피커 케이블이 오디오 시스템에 투입되자마자 마치 앰프를 바꾼 것처럼 피아노 음이 매우 명료하며 잔향이 오래간다. 군더더기가 없어지고 더욱 정숙해진 것이다. 정트리오가 연주하는 차이코프스키의 유명한 피아노 트리오 ‘위대한 예술가를 회상하며’(EMI)의 앞부분에서 첼로와 바이올린 소리가 사실적이면서 자연스러워졌다. 조수미가 부른 비발디의 ‘이 세상에 참 평화 없어라 RV630’ 중에 나오는 ‘라르게토’(Warner Classics)에서는 반주 악기인 저음 현악기가 더 명료하게 들릴 뿐만 아니라, 조수미의 목소리 또한 맑고 명료하며 자연스럽게 들린다. 첼리비다케가 지휘하는 베토벤의 합창 교향곡(EMI) 제4악장 합창 부분에서는, 투명해진 입체 음향 무대를 배경으로 관현악의 타악기 소리는 더 우렁찰 뿐만 아니라 다른 악기 소리도 더 명료해진다. 솔로 가수와 합창대의 소리도 더 자연스럽게 들린다.
크리스털 케이블의 최상위종인 앱솔루트 드림 스피커 케이블은 정숙함, 입체 음향 무대, 명료함, 자연스러움이 무엇인지 단번에 보여 주었다. 즉, 꽤 굵은 단결정 실버 솔리드 도체와 2중 캡톤 절연체로 이루어진 이 스피커 케이블은 뛰어난 선재와 절연체의 절묘한 조합으로 한 차원 더 높은 소리를 분명히 낸다는 것을 보여 주는 전형적인 하이엔드 케이블이다.
수입원 샘에너지 (02)6959-3813
가격 4,262만원(2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