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AC Concent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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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AC Concentro
  • 이종학(Johnny Lee)
  • 승인 2018.01.02 00:00
  • 2018년 1월호 (546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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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90년이나 기다린 엘락의 거함, 콘센트로

드럼의 파괴력은 무시무시하고, 각종 이펙트로 무장한 기타 연주는 천둥 번개가 치는 듯하다. 그야말로 숨이 탁 막힌다.
무슨 괴물이 울부짖는 듯하다. 그러는 한편, 피가 통하고, 온 신경이 팽창해서 정색하게 음에 몰두하게 된다. 과연 대형기의 참맛이 이런 것이리라. 도저히 필설로 이런 감정을 묘사할 길이 더 이상 없다.

 

참, 보는 것만으로도 벅차다. 그냥 압도가 된다. 그간 숱하게 본지의 시청실을 다녔지만, 이전 장소까지 돌이켜봐도, 이런 대형기를 만난 적은 없다. 관계자에게 물어보니, 아마도 본지의 시청실에 온 스피커 중 가장 크고, 무겁다고 한다. 따라서 CD를 트레이에 넣고 플레이 버튼을 누르기가 망설여졌다. 혹, 어마어마한 음량으로 시청실이 진동하거나, 고막이 터지지나 않을지. 하지만 막상 여기서 나오는 음악은 지극히 감미롭고, 빠르며, 레인지가 넓다. 투티에서 무서운 임팩트를 자랑하지만, 기본적으로 상쾌하고, 전망이 좋으며, 아름답다. 사이즈만 보고 지레 겁을 먹을 필요는 없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엘락과는 친분이 좀 있다. 몇 년 전에는 동사가 소재한 킬이라는 독일 북부의 도시도 방문한 적이 있다. 주로 교역에 의존하는 항구 도시로, 독일이 대서양으로 나가는 관문 역할을 하고 있다. 소득 수준이 높고, 공공시설이 잘 되어 있었다. 핸드볼 경기를 주관하는 체육관을 중심으로 다양한 체육 시설이 설치되어 있어서, ‘역시 독일이구나!’하는 느낌을 줬다.
기본적으로 엘락하면 소형 스피커를 떠올리게 된다. 자사제 드라이버에 독자적인 인클로저 기술을 바탕으로, 적은 용적에 큰 사운드, 큰 스케일을 그려내는 데 능숙하다. 특히, 스피커 주변으로 떠오르는 3차원적 공간의 모습은, 거의 리얼한 가상현실이다. 이렇게 무려 90년의 역사를 헤아리는 엘락에서 마침내 어마어마한 출사표를 냈다. 여타 하이엔드 스피커 메이커도 감히 도전하기 힘든 프로젝트를 완성시킨 것이다. 바로 콘센트로(Concentro). 대체 이게 무슨 뜻인가 찾아봤더니, 스페인어다. 영어로 번역하면 집중하다 혹은 조합하다(Assemble)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후자를 두고 해석하면, 그간 쌓아올린 엘락의 모든 노하우를 총집결시킨 모델이라 판단해도 좋을 것 같다.

일단 본 기를 전면에서 보면, 중앙에 두 개의 드라이버가 배치된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사이드에는 각각 두 개씩, 총 네 개의 우퍼가 설치되어 있다. 여기서 전면 중앙 상단의 드라이버는 일종의 동축형 스타일이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가운데에 JET5 트위터가 배치되어 있고, 그 주변에 미드레인지가 둘러싸고 있다. 즉, 4웨이 타입인 것이다.
여기서 본 기의 형상을 보자. 위 아래로 길쭉한 톨보이로 보이지만, 실은 곡선미를 살린, 일종의 타원형이다. 형상이 워낙 독특해서, 현대 미술관에 전시된 오브제로 파악해도 좋을 듯하다. 하이글로시로 마감된 인클로저에 블록 알루미늄으로 깎아 만든 소재가 더해져서, 개당 무게가 무려 140kg이나 나간다. 성인 남자 서넛은 동원되어야 이동시킬 수 있다.

한편 본 기의 담당 주파수 대역은, 18Hz-50kHz라는 광대역을 자랑한다. 고역의 빼어난 디테일과 해상도에다 저역의 무시무시한 펀치력을 고려하면, 정말 엄청난 에너지를 가진 괴물임을 알 수 있다. 여기서 크로스오버는 120Hz·360Hz·2700Hz로 나뉜다. 그 각각을 우퍼, 미드·우퍼, 미드레인지, 트위터 순으로 대입하면 된다. 이중 미드·우퍼가 120Hz-230Hz 대역을 따로 커버하는 것이 흥미롭다. 통상 우퍼로 마무리할 수 있는데, 별도의 드라이버를 투입한 것은 아마도 개발 중에 이 대역을 전용 드라이버에 담아야겠다고 결론지은 것 같다.

우선 동축형 유닛을 보면, 미드레인지의 사이즈는 14cm이고, 그 가운데 7cm 구경의 트위터가 배치되어 있다. 그 트위터는 엘락의 유명한 JET5. 한편 미드·우퍼는 22cm 사양이고, 우퍼는 25cm 크기다. 드라이버의 구경 자체는 크지 않지만, 알루미늄 샌드위치 방식의 진동판이 워낙 유능해서, 이런 광대역을 실현하고 있는 것이다. 본 기의 시청을 위해 앰프는 패스의 XP-30 프리앰프에 X600.8 모노블록 파워 앰프 등을 동원했다.
첫 곡은 카라얀 지휘, 베토벤의 교향곡 9번 4악장. 정말 폭풍우가 몰려오는 듯하다. 음의 홍수에 빠져서 헤어 나올 수가 없다. 휘몰아치는 타격에 어마어마한 현악군의 약진, 거기에 관악군의 포효까지. 제일 자리가 좋은 곳에서 베를린 필을 직접 감상하는 느낌이다. 음의 에너지가 바로바로 몸에 직접 와닿는다.
다이애나 크롤의 ‘All or Nothing At All’은, 일단 명료한 베이스 라인이 바닥을 두드린다. 보컬은 또박또박 강력하면서 매혹적으로 다가오고, 기타의 가벼운 스트로킹은 기분을 한껏 고양시킨다. 무서울 정도의 디테일 묘사는, 침을 삼키거나 숨을 내쉬는 부분을 절대 놓치지 않는다. 또 와이드하면서 빠른 스피드는 실제 연주를 방불케 한다.

마지막으로 제프 백의 ‘Loaded’. 최근 라이브 트랙인데, 그야말로 광폭하다. 드럼의 파괴력은 무시무시하고, 각종 이펙트로 무장한 기타 연주는 천둥 번개가 치는 듯하다. 그야말로 숨이 탁 막힌다. 무슨 괴물이 울부짖는 듯하다. 그러는 한편, 피가 통하고, 온 신경이 팽창해서 정색하게 음에 몰두하게 된다. 과연 대형기의 참맛이 이런 것이리라. 도저히 필설로 이런 감정을 묘사할 길이 더 이상 없다. 디테일과 다이내믹스, 스피드 등 모든 면에서 몇 차원 높은 레벨이다. 기회가 되면 직접 들어보라 권하는 수밖에 없다.

 

수입원 사운드솔루션 (02)2168-4525   가격 8,200만원   구성 4웨이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4) 25cm, 미드·우퍼 22cm, 미드레인지 7/14cm, 트위터 JET 5   재생주파수대역 18Hz-50kHz   크로스오버 주파수 120Hz, 360Hz, 2700Hz    임피던스 4Ω    출력음압레벨 90dB/2.83V/m    권장 앰프 출력 80-600W    파워 핸들링 400W   크기(WHD) 46×168×61cm    무게 140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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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8년 1월호 - 54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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