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rbeth Monitor 30.2 40th Annivers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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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rbeth Monitor 30.2 40th Anniversary
  • 이종학(Johnny Lee)
  • 승인 2018.01.02 00:00
  • 2018년 1월호 (546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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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베스, 또 한 번의 진화에 열광하라!

 

어쿠스틱 기타가 주는 자연스러움 위에 첼로의 멋진 백업이 두드러지고, 하이 톤의 보컬은 적당히 거칠다. 그러다 기타 솔로는 일렉트릭으로 바뀌는데, 이것이 하나의 임팩트를 준다. 전체적으로 공간 묘사가 뛰어나고, 피가 통하는 활달함이 매력적이다. 이런 록의 재현에 빼어나서, 과연 이전 모델과 확실한 차별을 주고 있다.

  

개인적으로 하베스의 제품을 좋아한다. 오랜 기간 콤팩트 7 시리즈를 애용하고 있으며, 한때 슈퍼 HL5도 들인 일이 있다. 제품 종수가 많지 않은 하베스인지라, 이 두 종류를 사용했으면 대략 이 브랜드는 충분히 알고 있지 않을까 싶지만, 실제로는 절반만 알고 있다. 즉, 동사는 모니터 시리즈를 따로 런칭하고 있는 바, 이게 좀 성격이 다르기 때문이다.
내가 쓴 제품들이 홈 오디오용이라면, 모니터는 말 그대로 스튜디오용이다. 따라서 항상 모니터 시리즈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는데, 이번에 포인트2 버전으로 진화한 제품을 만났다. 바로 30.2다. 이것은 처음 스튜디오 30이 런칭된 이후, 일정한 간격을 두고 30.1, 그리고 30.2 버전으로 차례차례 진화한 것으로, 즉 최신작이란 뜻이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동사는 그 상급 모델로 40을 두고 있는데, 30과 40의 격차가 너무 크다. 사이즈와 가격 면에서 그 점은 충분히 확인이 된다. 그 중간에 35 정도를 따로 만들면 어떨까 싶기도 하다. 하긴 그럴 경우, 콤팩트 7의 위상이 위태로울 수는 있겠지만.
하베스(Harbeth)라는 브랜드 명은, 창업자인 하우드와 그의 아내 엘리자베스의 이름을 합성해서 만든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따라서 초기 역사를 훑어보면 하우드의 역할이 상당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원래 그는 BBC의 스피커 부문 개발자로, 이 연구소의 총괄 책임자 역할을 했다. 1960년대에 스피커 드라이버의 새로운 재료를 연구하던 중, 벡스트린이라는 물질의 장점을 파악해서, 이것을 진동판으로 채택했다. 이후 하우드가 1977년에 독립해서 하베스를 세움에 따라, 그 물질의 개량된 버전인 폴리프로필렌이 동원된다. 이렇게 만든 HL 모니터는 이후, 하베스뿐 아니라 스피커 업계 전체를 뒤흔든 사건이 되었다. 이후 주인이 앨런 쇼로 바뀐 지금도 동사는 미드·베이스에 이 계통의 소재를 활용하고 있다.

사실 30.1을 워낙 잘 만들어서, 대체 어떤 부분을 개량했는지 파악이 쉽지 않다. 그러나 2017년이 동사 창립 40주년이므로, 이와 관련된 몇 개의 특별 버전이 나온 것은 사실이다. 그중 30.2는, 실버 유칼립투스라는 버전을 갖고 있다. 이것은 외장 마감에 이 목재를 특별히 투입했다는 것으로, 전통적인 하베스 스타일과는 다른, 좀 파격적인 무늬와 색채를 자랑한다. 또한 WBT 스피커 단자를 새롭게 채용했고, 트위터의 헥사 그릴, 새로운 커패시터, OFC 내부 선재 등 다양한 변화를 경험할 수 있다.
여기서 본 기의 유닛 구성을 보면, 미드·베이스는 200mm 구경으로, 래디얼 버전이다. 40.2에 투입된 기술을 그대로 이양한 드라이버라 보면 된다. 보다 3D 재현력이 뛰어나, 듣고 있으면 스피커 자체가 사라지는 듯한 마술을 경험할 수 있다고 한다. 아마 전작보다 훨씬 공간감 재현력이 좋을 것이라 판단된다.
한편 트위터는 1인치 구경의 소프트 돔 타입. 이래서 50Hz-20kHz라는, 이 사이즈의 북셀프 타입이 가질 수 있는, 가장 모범적인 스펙을 갖추고 있다. 사실 주파수 대역이라는 것은, 넓으면 넓을수록 좋지만, 중역대의 밀도감은 항상 문제가 된다. 무리하게 대역을 넓히다 보면, 중역대의 임팩트가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본 기는 대역에 대한 욕심보다는 주어진 대역 내에서 최대한 사실적이고, 진한 음을 노리고 있다. 이 부분을 잘 모르면, 본 기의 장점을 잘 파악하지 못할 수도 있다. 단, 감도는 6Ω에 85dB 정도니까, 앰프는 최소 100W급은 준비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아무래도 모니터 계열인 만큼, 다이내믹하면서 사실적인 음이 특징인 바, 전통적인 하베스의 이미지와는 좀 다르다. 따라서 록이나 팝에도 상당한 강점을 갖고 있다. 개인적으로 무척 관심이 가는 모델이라 하겠다.

본 기의 시청을 위해 앰프는 리비도 하이파이의 레인보우 2, CDP는 플리니우스의 마우리를 준비했다. 첫 곡은 앙세르메 지휘, 차이코프스키 백조의 호수 중 액트2. 긴박하게 현악군의 트레몰로가 이어지는 가운데, 무희가 허공에 발을 올리고 우아하게 춤을 추는 듯한 이미지가 그려진다. 이후 점차 악단이 거대화되어 큰 스케일로 폭발할 땐, 확실히 드라마틱한 감동을 전달한다. 전작보다 더 다이내믹스와 해상도가 증가한 인상이다. 현악기의 묘사력도 좋다.
이어서 셸비 린의 ‘I Only Want To Be With You’. 그리 많은 악기가 동원되지 않은 트랙이지만, 타격감이 좋고, 리듬이 넘실거린다. 심벌즈와 같은 고역에서도 개방감이 좋다. 그렇다. 마력의 중역대는 그대로 간직하고 있으면서 더 시원시원해졌다. 보컬의 매력이 강력하게 전달되는 가운데, 개방적인 모습도 아울러 갖추고 있다.
마지막으로 너바나의 어쿠스틱 라이브 ‘Come As You Are’. 어쿠스틱 기타가 주는 자연스러움 위에 첼로의 멋진 백업이 두드러지고, 하이 톤의 보컬은 적당히 거칠다. 그러다 기타 솔로는 일렉트릭으로 바뀌는데, 이것이 하나의 임팩트를 준다. 전체적으로 공간 묘사가 뛰어나고, 피가 통하는 활달함이 매력적이다. 이런 록의 재현에 빼어나서, 과연 이전 모델과 확실한 차별을 주고 있다. 어쩔 수 없이 하베스 팬들은 지갑을 열어야 할 것 같다.

 

수입원 다웅 (02)597-4100   가격 548만원   구성 2웨이 2스피커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 20cm Radial, 트위터 2.5cm   재생주파수대역 50Hz-20kHz(±3dB)   임피던스 6Ω   출력음압레벨 85dB/W/m   파워 핸들링 150W   커넥터 WBT   크기(WHD) 27.7×46×27.5cm   무게 11.6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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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8년 1월호 - 54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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