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PK 사운드, 아스투리아스 시리즈로 첫 시연회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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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PK 사운드, 아스투리아스 시리즈로 첫 시연회 개최
  • 김문부 기자
  • 승인 2017.11.01 00:00
  • 2017년 11월호 (544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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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베테랑 오디오 엔지니어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세상에서 가장 자연스럽고 아름다운 소리를 추구하자’는 확고한 목표 아래 한국의 실력파 엔지니어들이 의기투합한 것이다. 그 중심에는 김용열 대표의 굳은 의지와 뜨거운 열정이 있었다. 오랜 오디오 애호가였던 그는 기존 제품에 대한 실망감으로, 모든 부분에서 완벽한 예술 영역의 오디오 제품을 늘 꿈꿔왔고, 2016년 YPK 사운드라는 값진 결실을 맺게 된다. 이후 아날로그 시스템의 경험이 풍부한 박재희 연구소장과 디지털 음향 전송 기술인 AoIP 기반 음향 전송 시스템을 구현한 강민수 공학박사 등이 합류, YPK 사운드의 핵심 엔지니어로서 제품 제작에 박차를 가하고, 대략 1년 이상의 연구 개발과 제작 끝에 아스투리아스(Asturias)라는 플래그십 라인업을 선보일 수 있게 된 것이다.
YPK 사운드 아스투리아스 시리즈의 첫 시연회는 지난 10월 14일 경남호텔에서 열렸다. 섀시 디자인이 완성되지 않은 프로토 타입 제품의 시연이었지만, 이날 시연을 듣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자리하여 이들 제품에 대한 관심이 얼마나 뜨거운지 엿볼 수 있었다. 세팅된 기기는 아스투리아스 시리즈의 프리앰프, 모노블록 파워 앰프, 그리고 DAC가 중심에 있었으며, 매칭 제품으로 탄노이 웨스트민스터 로열 GR, 웨스턴 757, 오포 UDP-203 등이 동원되었다. 특히 프리앰프와 DAC의 내부를 공개했는데, 예술적이며 아름답게 배열된 내부 배선과 회로의 모습은 그야말로 엔지니어의 내공과 노력을 쉽게 짐작할 수 있을 정도로 완벽했다.

시연 전 YPK 사운드에 대한 소개와 제품에 대한 이야기들이 이어진다. 우선 주목할 것은 3극관 싱글엔디드 형태의 회로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역시 앞서 이야기한 ‘자연스럽고 아름다운 소리’를 위한 것으로, 3극관의 매력과 장점을 유감없이 담아내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빈티지와 현대 하이엔드 시스템을 구분하지 않고, 모두 완벽히 재생할 수 있게 제작한 것도 핵심 중 하나. 덕분에 이번 시연회에는 현재와 과거를 잇는 탄노이와 웨스턴 스피커가 특별히 준비되어 있다.

먼저 프리앰프에 대한 이야기이다. 초단관 E80CC 쌍3극관을 사용, 전 대역을 폭넓게 커버할 수 있게 설계했다. WE 205D를 출력단으로 하고, 자체 개발한 출력 트랜스를 사용한 트랜스 출력 방식을 채택, 더 뛰어난 해상력, 음장감, 뉘앙스, 그리고 디테일한 소리를 내는 것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전원부를 모노모노로 구성, 여유 있는 전압과 전류로 만든 강력한 트랜스를 담아냈다. 정류와 정전압에 모두 진공관을 사용, 따뜻하고, 힘 있고, 질감 있는 음색을 만들어내도록 설계했다. 또한 동 가격대의 기존 제품에서 보기 어려운 고급 부품들을 아낌없이 투입한 것도 인상적이다.

YPK 사운드 아스투리아스 모노블록 파워 앰프

YPK 사운드 아스투리아스 프리앰프

다음으로 모노블록 파워 앰프. 초단은 EC8010 2개를 사용, 프리앰프와 같이 캐스코드 회로를 적용했다. 드라이브단에는 WE 205D를 사용했고, 출력관 300B 사이를 인터스테이지 결합하여 음의 섬세함과 두툼한 중역, 밀도감 있는 저역을 나타내도록 설계했다. 특히 출력 트랜스의 코일에 5N급 고급 동선을 사용하여 섬세하면서도 아름다운 질감 있는 음질을 구현하도록 했다. 프리앰프와 마찬가지로 타협하지 않은 최고급 부품을 투입하여, 사운드 품질을 극한까지 높인 것도 주목할 만하다.
마지막으로 DAC에 대한 이야기이다. 원자력 분야 또는 입자 가속기의 제어 분야에서 사용하는 고정밀 계측 시스템의 기술력을 일부 채택했고, 능동형 I/V로 트랜스를 사용, 한결 자연스러운 사운드를 추구한다. 특히 아날로그단에 E80CC 진공관을 사용하였고, 최종 출력 트랜스를 결합시켜 디지털 사운드의 차가움을 최대한 제거하고, 아날로그의 따스함을 나타내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관계자의 제품 설명이 끝나고, 곧바로 시청에 들어갔다. 우선 탄노이 웨스트민스터 로열 GR과의 연결이다. 첫 곡은 바흐의 토카타와 푸가 d단조 BMV.565. 오르간의 끝을 모르는 저역이 아래로 깔리며, 웅장함과 다이내믹을 동시에 보여준다. 300B 출력관이라고 믿을 수 없을 만큼의 강렬한 저역이 물밀 듯이 밀려온다. 이들이 얼마나 이 부분에 많은 공들였는지 알 수 있는 순간이다. 곧이어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곡, 프렐류드가 시작된다. 피아노의 타건감과 잔향, 그리고 다이내믹까지 극적으로 표현된다. 특유의 낭만적인 느낌은 300B 특유의 깨끗함 속에서 강렬한 빛을 발한다. 시종일관 피아노 한 음 한 음에 집중하게 하는 매력적인 사운드이다. 대편성곡으로 드보르작 신세계 교향곡이 시작된다. 그 유명한 메인 테마를 시작으로, 금관의 화려함이 폭발한다. 대형기 탄노이 웨스트민스터 로열 GR을 완벽히 구동하는 모습에서, 확실히 플래그십 앰프의 진가가 드러난다. 대편성곡이 끝나고 존 다울런드의 류트송 ‘I Saw My Lady Weep’가 이어진다. 카운터 테너 알프레드 델러와 류트 연주자 로버트 스펜서가 활약한 곡으로, 300B 제품의 장점이 극한까지 표현되는 장관이 연출된다. 지금까지 들었던 그 어떤 300B 제품보다 가장 완벽한 300B 사운드를 경험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깨끗하고, 투명한 순백의 류트 사운드가 강렬한 감동을 남긴다. 다음으로 슈베르트의 피아노 트리오 2번 2악장이 선곡된다. 우리에게 익숙한 그 비극적인 멜로디가 이어지며, 첼로, 바이올린, 피아노의 순도 높은 아름다움이 입체적으로 전달된다. 좀처럼 쉽게 접할 수 없는 실내악의 깊은 여운이다. 곡의 분위기를 바꾸어, 재즈곡으로 실 오스틴의 ‘Danny Boy’가 시작된다. 색소폰의 화려한 매력이 유감없이 전달되는데, 역시 특정 장르에 집중하지 않고, 여러 장르의 곡을 완벽히 소화해내는 것이 각별하다. 리듬감, 질감, 색채감 등 재즈의 맛을 강렬히 선사한다.

다음으로 스피커를 탄노이에서 웨스턴 757로 바꾸어 진행했다. 첫 곡으로 오스카 피터슨 트리오의 ‘You Look Good To Me’가 선택되었는데, 웨스턴 특유의 멋과 맛이 제대로 살아나는 느낌이다. 특히 300B와 웨스턴의 하모니는 각별했는데, 왜 웨스턴을 선택하고, 300B를 시작하는지 알게 하는 최고의 명품 조합을 보여주었다. 마지막 곡으로 홍난파/이영조, ‘성불사 주제에 의한 변주곡’이 이어진다. 물 소리와 목탁 소리가 곡의 시작을 알리며, 마음속 깊이 박히는 특유의 영롱함이 감동적으로 다가온다. 이후 등장하는 현악기의 애절함과 그윽함은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최고의 감각이다.
앞서 이야기한 곡을 끝으로 시연회가 마무리되었지만, 제품과 사운드에 대한 여운이 쉽게 가시지 않는다. 앞으로 최종 마무리를 끝낸 아스투리아스 시리즈는 과연 어떤 사운드를 들려줄까 벌써부터 기대된다. YPK 사운드와 300B 사운드를 자연히 기억하게 하는 최고의 시연회를 경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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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7년 11월호 - 54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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