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avian Per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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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avian Perla
  • 월간오디오
  • 승인 2017.08.01 00:00
  • 2017년 8월호 (54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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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의 취향대로 즐기면 그만, 자비안 페를라

 

일본 음식 낫토를 굉장히 싫어하거나 굉장히 좋아하거나 상반된 반응을 보이듯, 페를라를 보는 시선은 확실히 호 불호가 갈린다. 가구에 대한 강한 애정이 묻어나는 갈색의 이탈리아산 리얼 월넛 인클로저 어디에도 각진 곳이 없는 둥그스름한 형태다. 페를라 이후 새로 제작되는 자비안 스피커들은 이렇게 모깎기(Fillet) 디자인이 적용되었다. 이제까지 자비안 하면 떠올리게 되는 특유의 전면 배플 경사각도 없으며, 동그란 알루미늄 저음 반사 포트 대신 전면 하단에 길쭉한 형태로 구성했다.

소리 역시 XN 시리즈에서 보이던 스캔스픽 드라이버 특유의 하늘거리던 고역은 펄감이 들어간 도톰한 텍스처로 대체되었다. 극히 취향의 영역이다. 그의 질감에 대한 천착은 단지 자체 설계한 이탈리아제 오디오 바를레타 유닛으로만 가능하지 않고, 소위 페이즈 제로라는 리니어 타입의 크로스오버를 통해서 비로소 완성된다. 물론 자비안 랜드에는 프레미오(Premio)처럼 비교적 중립적인 스튜디오 모니터 지향의 스피커도, 페를라보다 더욱 마이너 취향의 상품화되지 않은 개인적 소장품도 테스트 룸에 자리하고 있다.

오디오 구력이 있는 분이라면 페를라는 마냥 아늑하고 부드러운 음색을 지녔을 것이라 짐작할지 모르겠다. 재미있는 점은 부드러운 발색이 강조된 스피커임에도 허스키 보이스 치에 아야도의 ‘Over The Rainbow’를 재생해 보면 마치 다른 스피커라도 된 것처럼 거칠게 긁어대는 소리를 낸다는 것. 이런 팔색조와 같은 매력이야말로 페를라를 사용해야 하는 이유를 제공한다. 그래서 페를라를 청음해 본 혹자는 자비안 스피커의 본령인 클래식보다는 재즈에 잘 어울린다고 말하고, 또 다른 사람은 테크노 뮤직을 기가 막히게 표현하다고 하며, 어떤 이는 오히려 블루지한 맛이 난다고 한다. 필자가 알기론 근래에 이처럼 엇갈리는 평가를 받는 스피커도 드물다. 오래 묵은 와인이나 위스키는 그 무궁한 향과 맛 때문에 사랑받듯이, 페를라의 미묘한 풍미는 오디오파일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필자는 일부러 여기서 테스트 시 들었던 클래식 음반에 대한 감상평은 제외시켰다. 그것은 타인의 감상평 때문에 페를라에 대한 어떤 선입견을 심어주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제작자는 풍부하고 밀도 있게 녹음된 우수한 음반을 걸어보라고 권한다.

8Ω 88dB(2.83V/m)의 컴팩트형 북셀프 스피커와의 매칭을 위해 자비안은 30-120W의 솔리드스테이트 앰프를 권하고 있지만, 실제론 KT88 같은 5극관 푸시풀 앰프들과의 조합도 기분 좋게 다가온다. 소위 귀맛 좋은 음이다. 한편, 짝수차 배음이 적은 솔리드스테이트 앰프들 중 출력과 댐핑 팩터가 비교적 높은 기종과 연결하면 신통하게도 화사한 배음과 밀도 높은 중음을 선사한다. 이것이 자비안 2.0의 색깔이라는 건 분명하다. 오디오는 완전무결해야 한다는 고 충실도(Hifi) 스튜디오 모니터 애호가에게는 호 불호가 갈리겠지만, 오디오는 지극히 취향의 영역이라고 보는 유저에게는 체코산 고 감성(High Sensibility) 스피커의 등장은 가뭄에 단비와 같다.

 

수입원 (주)다비앙 (02)703-1591   가격 260만원   구성 2웨이 2스피커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 15cm, 트위터 2.6cm   재생주파수대역 55Hz-20kHz(-3dB)   크로스오버 주파수 3000Hz   임피던스 8Ω   출력음압레벨 88dB   권장 앰프 출력 30-120W   크기(WHD) 19×31.5×23.6cm   무게 6.9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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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7년 8월호 - 54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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