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o Byong Ik Audio Bellus 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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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o Byong Ik Audio Bellus SE
  • 김남
  • 승인 2017.08.01 00:00
  • 2017년 8월호 (541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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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볼륨에서도 음악에 빠지게 만드는 신묘한 프리앰프

 

좋은 오디오 시스템을 소유했다 쳐도 음악을 작게 들을 때는 어딘지 풍성한 느낌은 들지 않는다. 우리의 청감이 음량이 작아짐에 따라 인지 능력이 떨어져 그런 것인데, 회로적으로 우리의 청감 능력을 완벽하게 보완한 회로가 바로 라우드니스 컨트롤이다.

우리나라 중부권에는 두 사람의 진공관 앰프 장인이 있다. 대덕연구단지 연구원 출신인 대전의 코스모텍 김영관 씨, 그리고 오랜 엔지니어 출신으로 청주에서 제작을 하고 있는 서병익 씨가 장본인이다. 생산과 소비가 수도권 중심일 수밖에 없는 현실이지만, 이 두 분의 제작 수준은 어디에도 뒤지지 않는다. 제품을 볼 때마다 놀랍다. 이 두 분의 열의로 중부권에 새로운 오디오 문화가 정착되기를 간절히 기대한다.
시청기는 그동안 상당히 다채로운 서병익 오디오의 제품 중에서 일찌감치 입소문을 탄 전작 벨루스 프리앰프를 일부 가다듬어 새로 내놓은 업그레이드 버전 모델이다. 그래서 제품명 뒤에 SE가 붙었다. ‘Bellus’는 라틴어로 사랑스러운, 우아한, 품위 있는 등의 뜻을 가진 형용사이다. 시청기는 그런 음색을 대변하고 있다는 것이 제작자의 자부심이다.
이 제품의 특징은 저역을 확장하기 위해 라우드니스 회로를 투입한 것인데, 요즘 제품에는 이런 회로를 가진 경우가 없다. 진기한 기종이다. 파워 앰프의 출력이 높으면 저역은 당연히 높은 것 아닌가 하는 이런 의문이 대부분일 것이다. 나는 90년대 중반까지, 지금은 단종되어 버렸지만, 350W의 출력을 가진 C 앰프를 사용하고 있었다. 1㏁까지 대응이 가능하다는 그 회사의 프리앰프와 세트로 썼는데, 소리가 맑고 품위가 있었지만 결정적인 것은 파워가 없었다. 스피커의 감도가 92dB였으니 변명의 여지도 없다. 보통 음량을 들으면 저역은 아예 사라져 버리고, 1812년 서곡에서 대포를 발사해도 피식 물주머니만 터지는 정도로 규모가 작았다. 누가 와서 귀가 멍멍할 정도로 볼륨을 올리니 비로소 포탄이 터졌는데, 맨날 그런 식으로 소리를 듣는다면 일주일도 못 돼 귀가 난청이 되어 버렸을 것이다. 문제는 평상시 보통의 볼륨으로 들어도 웬만한 저역이 나와 줘야 한다는 것인데, 그 앰프들은 보통 음량으로 들으면 라디오 수준밖에 안 됐다. 가격도 비싸기 때문에 울화가 끓고 있었는데, 당시 국내 독일 기기 전문가 한 분이 크랑뢰베라는 프리앰프 한 기종을 개발해서 시청해 볼 기회가 있었다. 그때의 리뷰기가 지금도 생생하다. ‘저역이 파워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프리에서 나온다는 것을 처음으로 깨달았다’ 라는 것이 골자이다. 지금 그 앰프는 단종되어 버리고 개발자도 손을 털어 버렸지만, 왜 프리앰프가 중요한지 새삼스럽게 생각해 보는 단초가 됐던 체험이었다.

시청기는 일반적인 진공관 프리앰프와 다름없다. 다른 점은 여기에 라우드니스 회로와 컨트롤 볼륨이 추가되어 있다는 점뿐이다. 증폭 단계는 진공관에서 작은 신호를 크게 증폭한 후 라우드니스 컨트롤 회로로 들어가는 순서이며, 라우드니스 회로는 CR 감쇄 회로로 구성되어 있기에 라우드니스 컨트롤이 MIN 위치에 있을 때 0.0267배의 손실이 발생한다. 이 손실분만큼 미리 증폭해 두어야 신호 대 잡음비에서 유리해지며, 그 역할을 진공관 12AX7이 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라우드니스 컨트롤을 지난 신호는 다시 12AU7을 통해 파워 앰프를 구동할 정도의 전압으로 증폭되는 과정을 거친다. 버퍼단도 있어서 출력 임피던스를 충분히 낮추어 반도체 파워 앰프와의 매칭도 가능하다.
좋은 오디오 시스템을 소유했다 쳐도 음악을 작게 들을 때는 어딘지 풍성한 느낌은 들지 않는다. 우리의 청감이 음량이 작아짐에 따라 인지 능력이 떨어져 그런 것인데, 회로적으로 우리의 청감 능력을 완벽하게 보완한 회로가 바로 라우드니스 컨트롤이다. 이 기능이 예전 앰프에서는 기본적이었는데 지금은 찾아보기가 힘들다. 음의 순도가 어떻다고 하는 변명이 있지만 기본적으로 만들기 번거롭고 제작 단가가 올라간다는 것이 오히려 솔직한 핑계가 될 것이다. 국산 인티앰프에 달린 간단한 것부터 본격적인 기능을 가진 고급형까지 다양했지만 사라져 버린 이 회로를 서병익 오디오에서 재현한 것이 본 기기. 잘못 만들면 저음의 과잉으로 부자연스러운 느낌이 들기도 하는 단점이 있지만, 이 기기에서는 전면에서 라우드니스 볼륨만 가볍게 조절해 충분한 저역을 들을 수 있는 묘미를 잘 살렸다. 라우드니스 볼륨을 조절하면 보통의 음량에서도 저음이 풍성해지며, 전체적인 배음도 단연 확장된다. 물론 이 컨트롤을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 프리앰프 성능에 전혀 지장을 주지 않는다.

시청기는 4계통의 RCA 입력, 2계통의 RCA 출력 단자가 있는데, 음질은 진공관 프리앰프에서 기대하는 유연하고 온화하며 나긋나긋한 것이 특징. 무귀환으로 구성해 진공관 고유의 고조파가 감쇄되지 않았기 때문에 배음이 공간을 가득 채우기도 하며, 또 다른 특징은 S/N비가 매우 높다는 것이다. 보통 스피커와 연결해도 최대 볼륨 시 험이나 노이즈의 증가가 없다. 그리고 서병익 오디오의 모든 프리앰프에는 FET 리플 필터를 적용하고 있어 배터리에 버금가는 정도의 직류를 얻고 있다는 것도 괄목할 만하다. 입력 실렉터는 일본 세이덴 사의 제품, 볼륨은 알프스 사의 블루벨벳, 커플링 콘덴서는 메탈라이즈드 필름 콘덴서 등 부품의 수준은 최고. 가격이 믿어지지 않는 제품이다.

 

제조원 서병익오디오 (043)264-0452  
가격 190만원   사용 진공관 12AX7×2, ECC82/12AU7×2, 6CA4×1   이득 12배   주파수 특성 4Hz-60.2kHz(-3dB)   아날로그 입력 RCA×4   아날로그 출력 RCA×2   크기(WHD) 39×9.3×36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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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7년 8월호 - 54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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