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do PS2000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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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do PS2000e
  • 월간오디오
  • 승인 2017.07.01 00:00
  • 2017년 7월호 (54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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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부시게 빛나는 그라도의 새로운 플래그십 헤드폰

헤드폰 트렌드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제품 출시 사이클은 더욱더 빨라지고 있고, 디자인 트렌드나 사운드 콘셉트도 매년 확연히 달라지고 있다. 특히 블루투스 사양이 대세가 되면서 케이블도 하나둘 사라지고 있는데, 헤드폰에서도 어느덧 최신 스펙을 따져야 할 시기가 찾아왔다. 하지만 지금 소개할 브랜드는 이런 빠른 변화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철저히 자신들만의 전통과 철학을 바탕으로 접근한다. 변화하더라도, 기본 원칙과 틀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른바 장인 정신을 추구하는 것인데, 어떤 제품을 만들더라도 전통과 철학을 가지고 엄선된 부품만으로 제작해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신념이다. 이들은 1년 남짓 쓸 제품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오랫동안 함께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고자 노력한다. 가내 수공 제작을 원칙으로 하고, 엔트리 제품에도 브랜드 고유의 색깔을 느낄 수 있게 심혈을 기울인다. 1953년 브루클린에서 첫 출발한 전통의 제작사이자, 가족 경영의 모범을 보여주는, 바로 그라도(Grado)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라도의 헤드폰 라인업이 어느덧 i 버전에서 e 버전으로 모두 업그레이드되었다. 큰 틀이 변화한 것은 아니지만, 품질 개선 및 사운드 튜닝에 초점을 맞추고 대대적인 업그레이드를 진행했다. 프레스티지 시리즈는 eGrado, SR60e, SR80e, SR125e, SR225e, SR325e로 구성되어 있고, 레퍼런스 라인업에는 RS1e와 RS2e가 자리한다. 그리고 스테이트먼트 라인업에는 GS1000e와 GS2000e가 이름을 올리고 있다. 리미티드 에디션으로는 GH1과 GH2가 출시되어 있다. 또한 프로페셔널 시리즈도 선보이고 있는데, PS500e와 PS1000e, 그리고 이번에 소개할 PS2000e로 구성되어 있다.

PS2000e은 그라도의 새로운 플래그십 제품이다. 제작 기간만 2년 이상이 걸렸다고 하는데, 그 어느 때보다 심혈을 기울인 헤드폰이다. 역시 기존 PS1000e에서 한층 업그레이드된 사양인데, 다이어프램, 보이스 코일, 선재, 하우징, 쳄버, 그릴 등 모든 것이 변화했다고 강조하고 있다. 무덤덤한 패키지 디자인은 여전하지만, 포장을 풀고 스모크 크롬(Smoked Chrome)의 중후한 광택을 보면 레퍼런스 헤드폰의 위용이 강렬히 전해진다. 행여나 지문이 묻을까, 흠집이 날까 조심스럽게 만지게 될 정도로 하우징 표면 마감이 뛰어나다. 이전 PS1000e에서도 느꼈지만, 그라도만의 대형기 포스는 확실한 압도적이다.
전체적인 디자인 구성은 동일하지만, 한층 더 중후해지고, 고급스러운 마감이 새로운 변화를 각인시킨다. 물론 그라도 특유의 스펀지 이어 패드, 슬림한 헤드 밴드, 플라스틱 LR 마크, 굵고 긴 케이블 등 그라도하면 생각나는 것들이 오랜 전통처럼 녹아들어 있다.
이전 헤리티지 시리즈의 첫 번째 리미티드 에디션이었던 GH1에서 단풍나무(Maple)를 최초 활용했는데, PS2000e에 또 한 번 단풍나무 카드를 꺼내들었다. 내부 쳄버에 손수 깎은 단풍나무를 적용, 금속 합금과 조합되어 그라도가 그동안 꿈꾸었던 최상의 사운드를 또 한 번 완성하게 된 것이다. 제작사 측에서는 디스토션에 대한 대응을 우선적으로 꼽고 있으며, 불필요한 공명을 줄이기 위해 노력했다는 이야기를 덧붙이는데, 그라도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사운드에 최선으로 다가갔다고 강조하고 있다.
주파수 대역은 5Hz-50kHz로 초 광대역을 자랑하며, 감도는 99.8dB, 임피던스는 32Ω으로 마무리되어 있다. 기본 6.3mm 단자이지만, 부속품으로 3.5mm 미니 어댑터를 제공하고, 활용도를 높여줄 연장선을 추가 제공한다.

사운드에 대한 이야기. 지금껏 경험한 적 없는 압도적인 스케일이다. 헤드폰 너머에 스피커가 있는 착각이 들 정도로, 무대의 넓이를 몇 배 이상 키워준다. 오픈형의 장점이 그대로 드러나는데, 끝을 알 수 없는 탁 트인 개방감은 실제 무대의 중심에 있는 듯한 환상을 불러일으킨다. 초 저역의 펀치력은 그야말로 폭발적이고 거대하다. 라이트급 경기를 보다가 슈퍼 헤비급 경기를 보는 듯한 속 시원한 무대가 시종일관 펼쳐진다. 적당한 출력의 헤드폰 앰프를 만나면 더욱더 깔끔하고 스피디한 저역을 보여주는데, 앰프 매칭에서도 자신의 개성을 쉽게 드러낼 줄 아는 제품이다. 고역 역시 굉장히 인상적이다. 그라도 특유의 고역 사운드를 좋아했다면, 이 제품은 꼭 들어봐야 할 정도로, 한층 더 남성적이고 강렬한 고역을 들려준다. 록·메탈을 끝내주게 재생하는 레퍼런스 헤드폰을 꼽으라면, 별 다른 고민 없이 이 제품을 추천할 수 있을 만큼, 시원한 느낌의 격렬한 사운드를 ‘레퍼런스’로 표현해낸다. 해상력과 분리도까지 최상급으로 전달하는데, 많은 악기 편성의 음악들도 정확한 위치에 정렬해내며, 대규모·대인원의 실제 무대를 만들어낸다. 재즈나 클래식에 대한 감각도 훌륭하다. 기본적으로 악기 표현에 재능이 있는 제품으로, 스케일 큰 무대를 아주 손쉽게 요리해낸다. 라이브 음원으로 넘어가면 그야말로 물 만난 것처럼 생동감 있게 변화하는데, 연주자와 관중의 땀내 나는 열기를 다이내믹하게 표현해낸다. 그라도의 제품은 확실히 한 번 들으면, 그 중독성에 한동안 헤어 나오지 못하게 되는 듯하다. 개인적으로도 그라도 사운드를 좋아하지만, PS2000e의 강력한 마력은 그야말로 차원이 다르다.

 

수입원 D.S.T.KOREA (02)719-5757   가격 340만원   유닛 타입 오픈형   임피던스 32Ω   음압 99.8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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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7년 7월호 - 54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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