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andersteen Treo 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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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ndersteen Treo CT
  • 김남
  • 승인 2017.05.01 00:00
  • 2017년 5월호 (538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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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간 쌓아 온 기술력이 드디어 우리 손에서 꽃피다

베플이 거의 없다시피 하는 모델에 대한 저항을 줄이면서도 장점을 살리고자 개발된 후기 버전인데, 자체 개발한 카본 트위터의 투입이 특징이다. 이 트위터는 밴더스틴 기술력의 개가로 자랑하고 있는 제품이며, 상급 제품인 모델 7의 개발 과정에서 만들어졌다.

밴더스틴 오디오는 추억의 이름이다. 거의 30년이 지나서 이 스피커가 다시 수입이 되고 있다. 그리운 시절이 떠오른다. 클래식 음악 애호가들은 상당수 보수적인 취향이 있는 집단이라고 생각이 된다. 그 시절에는 여전히 스피커의 최고봉은 탄노이나 JBL이었고, 거대한 통이라야 좋은 소리가 난다는 보편적인 관습이 지배적이었다. 당연히 그러한 관습을 깨고 이따금씩 등장한 신 기술력의 스피커가 있었지만 철옹성처럼 빗장을 잠그고 있던 애호가들의 관심을 끌지는 못했다. 기술과 이론은 뛰어났지만 오디오 시장의 형세를 너무 앞질러 나갔던 셈이다. 그 대표적인 모델이 밴더스틴이다. 큰 통의 약점을 공격하며 음의 회절은 바로 그런 통에서 발생한다는 이론에 입각해 배플이 없는 괴상한 제품을 선보였지만, 우리나라를 비롯해 동양권에서는 이해하지 못했다. 정서가 다르기 때문에 시기상조라는 평가가 나왔다.
이 밴더스틴의 스피커들은 그 당시 수입이 되다가 중단되어 흐지부지 잊혀 버리고 말았는데, 그 때문에 무심코 회사가 없어진 것 아닌가 생각했던 터였는데 착각이었다. 미국이라는 거대 시장은 좋은 기술력을 놓치는 법이 없다. 그동안에도 꾸준히 제품이 개발, 생산되고 있었다. 그런 면에서 보면 우리나라는 확실히 상당히 오디오 봉건주의에 가깝다. 지금은 대형 스피커, 커다란 통의 콤플렉스에서 어느 정도 벗어났지만 아직도 레이블 우선주의, 음악은 ‘클래식 = 명곡’이라는 우선주의에서 별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클래식은 모두 명곡일까? 망발이다. 클래식이라고 불리는 곡 중에서 명곡은 불과 얼마 되지 않는다. 바흐나 모차르트나 베토벤의 곡이라고 해도 마찬가지다. 이런 걸 뭐하러 작곡했나, 왜 이런 걸 지금도 연주하고 있나 하는 그런 곡이 한둘 아닌 것이다. 당시는 무조건 신곡을 많이 써서 악보를 팔고 후원자에게 열심히 활동 중이라는 증표를 내야 했기 때문에 우리나라 대중 가수가 평생 수백 곡을 녹음하고 수천 회 공연을 하는 사례처럼 수준 미달의 작품이 많았다. 최근의 일인데, 책의 95%는 쓰레기이며 10페이지 정도를 읽어 보고 불필요하다는 생각이 들면 덮어 버리라고 대학교수 한 사람이 주장했다. 그럼 음악은? 10분까지 들어 줄 곡이 사실 얼마 안 된다. 클래식이라고 해서 무조건 존중만 할 일은 아닌 것이다.
밴더스틴은 애초에 전공자가 아니었다. 그는 미국 공군에 복무하면서 뒤늦게 전기, 전자 기기 관련 업무를 익혔고, 그 과정에서 스피커의 재생 능력에 관심을 가졌다. 당시는 엄청난 크기의 스피커가 지배하던 시절이었다. 그는 생각이 달랐다. 그런 큰 통이 내는 소리의 혼탁함에 관한 연구를 했고, 음의 회절 현상에 관한 이론을 정립했다. 스피커의 배플에서 발생하는 음의 회절이 2차, 3차로 굴절하면서 소리의 혼탁을 불러 온다고 주장을 한 끝에 1977년 모델 2라는 특이한 스피커를 선보였다. 배플이 거의 없다시피 한 특이한 제품이었다. 배플을 최소화한 그의 첫 제품은 등장하자마자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업그레이드 모델은 지금까지 8만 세트가 팔려 나갔다. 당연히 현재도 생산이 이어지고 있다. 77년 모델이 지금까지…. 굉장한 사실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전혀 깜깜.

그의 그러한 이론은 이후 세계 스피커 엔지니어들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자신들의 새 제품에 어떤 형태로든 반영을 했다. KEF 107이나 B&W의 매트릭스 시리즈 등의 분리된 형태가 대표적이다. 밴더스틴은 어떻게 보면 스피커의 에디슨이라고 불려도 되는 엄청난 선구자적 안목을 가진 사람이었다.
시청기는 배플이 거의 없다시피 하는 모델에 대한 저항을 줄이면서도 장점을 살리고자 개발된 후기 버전인데, 자체 개발한 카본 트위터의 투입이 특징이다. 이 트위터는 밴더스틴 기술력의 개가로 자랑하고 있는 제품이며, 상급 제품인 모델 7의 개발 과정에서 만들어졌다. 4웨이 4스피커 형태이며, 바닥에 덕트가 뚫려 있다. 40년간 쌓아 온 시간/위상 정합 설계가 적용되었고, 크로스오버는 대역마다 콘덴서나 코일을 1개를 사용하는 1차 필터인데, 어디까지나 유닛 자체의 성능이 소리의 핵심이라는 것이다.
소리는 다소 앰프를 가리는 듯하다. 소출력의 진공관 앰프 제품으로는 힘에 부친다. 그러나 매칭이 좋으면 4개의 유닛이 마치 풀레인지처럼 울린다. 회절이나 혼탁과는 상관없이 싱싱하고 세련되게 울리면서 넓게 펼쳐지는 음장감, 무대의 깊이까지 체감되면서 명료하고 자연스러운 음색, 깊은 저역, 온도와 밀도감이 충분한 소리를 내준다. 지금으로서는 특이한 스타일의 스피커가 아니지만 왜 아직도 밴더스틴의 기술력이 존중받고 있는지 그 의문이 풀리는 순간이었다.

 

수입원 (주)소리샵 (02)3446-7391  
가격 1,298만원   구성 4웨이 4스피커   사용유닛 우퍼 20.3cm, 미드·우퍼 16.5cm, 미드레인지 11.4cm, 트위터 2.5cm   재생주파수대역 36Hz-30kHz(±3dB)   크로스오버 주파수 80Hz, 900Hz, 5kHz   임피던스 6Ω(±3Ω)   출력음압레벨 85dB/2.83V/m   권장 앰프 출력 40-200W   크기(WHD) 25.4×109.2×38.1cm   무게 36.2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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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7년 5월호 - 53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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