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dis Diapa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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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dis Diapason
  • 장현태
  • 승인 2017.05.01 00:00
  • 2017년 5월호 (538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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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디스의 색깔을 잘 담아낸 매력의 보급기

전통적으로 진공관 앰프 브랜드들은 그들만의 확고한 제품 철학들을 추구한다. 그리고 이는 유럽 브랜드들에서 더욱 잘 찾아볼 수 있는 대목인데, 프랑스를 대표하는 자디스 역시 확고한 그들만의 제품 철학을 만날 수 있다. 자디스를 떠올리면 항상 표준적인 심플한 스타일의 디자인으로 트랜스포머와 진공관을 상단에 배치하고, 이를 만회하듯 화려한 크롬 도금의 섀시를 떠올리게 된다. 이에 반해 사운드적으로는 아날로그적인 색채를 강인하게 느끼게 하고, 중역대의 질감이 빼어난 중독성 있는 진공관 사운드를 완성시켜 주고 있다. 하지만 가격적인 부담을 부정할 수 없기 때문에 가끔씩 자디스의 보급형 모델을 기대하게 되는데, 이번 리뷰에서 소개할 디아파송은 이런 기대를 어느 정도 충족시킬 모델이다.
실제 제품의 콘셉트나 디자인은 조금 의외의 모습일 수 있지만, 사운드의 성향이 확실히 자디스만의 컬러를 지니고 있는 만큼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이제 디아파송을 본격적으로 살펴보도록 하겠다. 먼저, 외관 마감은 앞서 언급했듯이 화려함을 간직한 자디스의 기존 크롬 도금과 골드 데코가 생략된 모델이다. 마치 과거 빈티지 시절의 다이나코나 스코트 앰프를 연상시키는 고전적인 이미지를 보여준다. 기존의 화려한 자디스를 연상했다면 의외의 검소함이 느껴지는 디자인이다.

다음으로 살펴볼 부분은 사용된 출력관과 기타 진공관의 구성이다. 최근 동사의 앰프들은 대부분 EL34와 KT88 출력관이 주력으로 사용되고 있는데, 디아파송에서는 6L6 출력관을 채택하여 색다른 독자적인 사운드 컬러를 만들어 내고 있다. 6L6 출력관은 과거 알텍 앰프에서 자주 사용하였는데, 사운드의 특징은 중·저역의 질감이 매력적으로 에너지를 강조하기보다는 밀도 높은 사운드를 통해 사랑받아온 출력관이다. 현재 사용된 진공관은 러시아 생산의 복각 텅솔사 6L6GC를 채널당 2개씩 총 4개를 사용하고 있다. 신호를 입력 받는 초단에는 일렉트로 하모닉스 사의 쌍3극관인 ECC82 진공관을 절반씩 사용하고 있으며, 텅솔 12AX7을 드라이버용으로 채용하여 채널당 1개씩 총 2개를 사용하고 있다. 심플한 회로로 푸시풀 구성의 클래스AB 증폭 방식 구동이며, 채널당 15W의 출력을 제공한다. 또한 전통적인 피드백 회로를 적용하였고, 기존 모델들과는 차별화된 고정 바이어스 방식 회로를 적용하여 상단 LED 가이드 인디게이트를 통해 바이어스 상태를 확인하도록 하였다. 내부적으로 기존 인티앰프들이 추구한 하드와이어링 방식을 벗어난 PCB 타입을 적용한 보급형 모델로 탄생시켰다. 이 밖에 사용된 내부 부품들은 시그널용 EAR 캡, 전원 필터용 WIMA 캡과 정밀 권선 저항 등 핵심 부품 선정에 신경을 썼으며, 재생 주파수 대역은 20Hz-25kHz로 가청 주파수에 충실한 특성을 지니고 있다. 입력 감도는 100mV로 낮은 편이기 때문에 소스 입력에 대한 출력 반응은 크게 느껴지는데, 출력이 크지 않는 앰프의 경우 디스토션만 문제되지 않는다면 오히려 동작 반응은 나쁘지 않다. 그리고 소형 제품이지만, 소스 입력을 6계통이나 보유하고 있으며, 좌우 밸런스와 볼륨을 적용한 심플한 구성이고, USB 입력은 옵션으로 선택이 가능하다.
첫 곡은 남성 보컬 곡으로 존 메이어의 ‘Still Feel Like Your Man’을 선곡해 보았다. 최신 앨범으로 녹음과 마스터링이 잘 된 곡답게 중·저역의 응집력과 적당한 두께감이 돋보인다. 마스터링 의도보단 다소 저역은 부족한 듯하지만, 오히려 이런 밸런스는 디아파송과 같은 소형 진공관 앰프가 제시하는 단아함이 있어 애교로 넘겨주고 싶다. 분해력보다는 음악 전체의 조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전체적으로 6L6 성향을 잘 반영한 조금은 어두운 중역 표현력이 매력적이다.
재즈곡은 오스카 피터슨 트리오의 연주로 ‘You Look Good To Me’를 선곡해 보았다. 먼저 우측 공간에서 재생되는 콘트라베이스는 에너지를 강조하여 앞으로 밀어내기보다는 짧은 잔향과 뒤 공간에 한발 물러선 무대를 만들어 주었다. 이에 반해 드럼은 오히려 간결한 임팩트를 통해 리듬감을 잘 살려주고 있으며, 과감한 터치는 없지만, 피아노의 정갈함도 전체적인 트리오 연주의 연장선상에 있다. 단정한 사운드이면서도 질감은 잘 숙성된 와인과 같은 깊이가 있으며, 전체적으로 올드 녹음은 올드한 느낌으로 어둡고 무겁게 재생되었다.

실내악곡으로 멘델스존의 클라리넷과 바셋 호른, 피아노를 위한 콘서트 피스 op.113을 오텐잠머 3부자의 연주로 선곡해 보았다. 클라리넷은 음역의 표현력이 상당히 고급스럽고, 6L6 출력관의 매력을 제대로 발산하고 있다. 클라리넷 트리오는 분해력을 강조하기보다는 조화와 함께 각 영역은 대화하듯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음악에 몰입되게 된다. 그리고 출력관의 울림이 상당히 많은 편으로 목관 악기인 클라리넷의 멋을 더해주었으며, 화려한 자디스는 아니지만, 소박함 속에 잘 정돈된 클라리넷의 음색은 압권이다.
대편성곡은 하이든 천지창조 중 서곡을 르네 야콥스가 지휘하는 프라이부르크 바로크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선곡해 보았다. 넓은 음장감을 만들어 내지는 않지만, 작은 무대의 각 악기 파트의 역할을 분명히 들려주고 있다. 목관 악기들의 중심이 잘 잡혀 있으며, 특히 클라리넷과 바순의 울림은 정적이고 자연스럽고, 이에 반해 첼로와 혼은 의외의 강렬함이 있다. 긴장감과 적막감이 느껴지는 시작과 함께 서서히 전개되는 사운드는 6L6이 가진 중·저역의 매력을 여과 없이 발산하여 소박함과 단아한 무대를 만들어 주었다.
전체적인 사운드는 6L6 출력관이 가진 중·저역의 매력적인 울림과 자디스의 중립적인 색채가 잘 조화되어 불필요한 욕심 없는 간결하고 단아한 사운드를 만들어 내고 있었다. 역시 첼로와 목관 악기 재생에서 6L6 출력관의 장점을 잘 드러난다. 또한 소형 진공관 인티앰프인 디아파송이 전해주는 중·저역의 중후함을 중심으로 하는 아날로그적인 포근함과 깊이 있는 사운드 역시 큰 매력이다. 높은 출력은 아니지만, 88dB 이상의 능률을 가진 스피커와 매칭한다면 작은 공간에서 서브 시스템으로 좋은 역할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자디스의 소형 진공관 인티앰프를 고민한다면, 디아파송은 확실히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수입원 소비코AV (02)525-0704

가격 320만원   사용 진공관 6L6×4, 12AU7×1, 12AX7×2   실효 출력 15W   재생주파수 대역 20Hz-25kHz   입력 임피던스 100㏀ 이상   입력 감도 100mV   출력 임피던스 4-16Ω   크기(WHD) 37×16.5×35cm   무게 12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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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7년 5월호 - 53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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