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운 재즈 챔버박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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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운 재즈 챔버박규연
  • 신우진
  • 승인 2017.05.01 00:00
  • 2017년 5월호 (538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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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g of Water>에 이은 두 번째 음반 <Dance of Birds>로 김세운은 몇 년 만에 다시 음반을 내었다. 유럽에서 홀연 제주도로 와서 돌담집을 짓고는 눌러앉아 활동하는 그녀의 제주도 사랑에 보답이라도 하듯, 제주도 차원에서의 후원이 앨범 재킷을 보면 바로 드러난다. 마치 클래식 실내악 구성처럼 그녀의 재즈 챔버는 필수 요소인 드럼이 빠지고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베이스는 물론 플루트와 클라리넷이 가세하면서 그녀의 피아노와 어우러진다. 분명 재즈임에도 왠지 클래식 분위기가 난다. 그리고 8곡의 수록곡 중 당연 빛나는 것은 ‘My Arirang’이다. 너무 익숙해서일까, 외국 재즈 연주자의 수박 겉핥기 식의 멜로디만 차용한 재즈풍의 아리랑은 많이 들었는데, 김세운의 아리랑은 본연의 짠한 느낌의 한(恨)이 담겨 있는 한국적인 아리랑을 만들어 낸다. 짧지 않은 연주 시간에도 부족함이 있는지 마지막에 한 번 더 이 곡을 실어 놓았다. 역시 제주도를 무대로 활동하는 재즈 보컬 김나형이 아주 멀리서, 그리고 조용하게 아리랑을 읊조린다. 긴 여운을 남기며 음반은 끝나고, 그렇게 재즈가 클래식의 구성으로 우리의 감성을 노래한다.  글 | 신우진

김세운 재즈 챔버
<Dance of Birds>
WMED0539
연주 ★★★★☆
녹음 ★★★★☆

올 봄에 발매된 재즈 음반, 사실 뉴에이지에 가까운 듯하다. 파릇한 새싹이 돋아나는 것을 보고 따뜻한 기운에 회사 옆 농협 장터에서 플라스틱 화분에 담긴 몇 천 원짜리 식물들을 사 들고 와서 삐쩍 말라 베란다에 처박힌 화분에 썩은 흙을 덜어 내고는 옮겨 심는 이 봄에는, 박규연의 <Expect the Unexpected>는 조금 스산하다. 가을에 오히려 어울릴 듯하고, 그나마 오랜만에 뿌린 빗줄기가 쌀쌀한 날씨를 요 며칠 만들어 주니, 피아노 솔로가 좀 어울리는 분위기가 만들어진다. 작곡 전공자답게 전곡을 자작곡으로 연주하는 이 앨범은 시종일관 잔잔한 분위기로 격정적인 표현이나 템포의 변화 없이 차분하고 조금은 느릿하게 곡이 전개가 된다. 아주 비싼 위스키를 파는 바에서 밤 1시가 훌쩍 넘고 앉아 있는 손님도 이젠 없을 시간에 하루 종일 시달려 온 피아니스트가 느릿하게 하루를 마무리하듯 그렇게 늘어지듯 이완되고 긴장감 없는 편안함과 그저 듣기 편한 이지 리스닝과는 다른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만들어 진다. 나중에 내가 만일 재즈바를 한다면, 아니면 친구들이 밤늦게 놀다 지쳐갈 때 박규연의 CD를 걸어 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느낌의 피아노 솔로 오랜만에 만나는 것 같다.  글 | 신우진

박규연
<Expect the Unexpected>
연주 ★★★★☆
녹음 ★★★★☆

538 표지이미지
월간 오디오 (2017년 5월호 - 53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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