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ny NW-WM1Z
상태바
Sony NW-WM1Z
  • 월간오디오
  • 승인 2017.01.02 00:00
  • 2017년 1월호 (534호)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워크맨, 황금빛 궁극의 무대를 책임지다

하이파이 오디오에서는 고음질 음원에 대한 대응으로 그야말로 열띤 경쟁을 펼치고 있다. PCM 32비트/384kHz는 기본이고, DSD 128/256까지 대응하는 고사양 DAC를 포함시킨 제품들을 계속해서 출시하고 있는 것이다. CD 타이틀이나 CD 플레이어에 대한 매력이 떨어진 지금 엔트리나 하이엔드 시장 특별한 구분 없이 고음질 음원 지원 유무가 특별한 경쟁 포인트가 된 것이다. 마치 수년 전 한참 홈시어터 시장이 성장할 때, 720p에서부터 올라가던 시절과 유사하다.
이런 하이파이 오디오 시장의 분위기는 포터블 DAP 시장에서도 그대로 이어진다. 역시 HRA로 대표되는 고음질 음원의 대중화와 관계가 깊은데, 확실히 24비트/96kHz 이상의 음원들에 대한 수요가 크고 빠르게 늘어난 것이다. 스펙 역시 하이파이 오디오의 프리미엄 기준을 따라가면서 빠르게 정점을 찍고 있는데, 최근의 DAP 제품들을 보더라도 확실히 스펙의 기준점이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렇게 HRA를 바탕으로 한 DAP 시장이 커지면서 소니의 제품들도 크게 부각되고 있는데, 최근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이들의 시장 점유율을 보면 확실히 그 상승세가 예사롭지 않다. 그만큼 소니가 이 시장에 크게 주목하고 있다는 것이고, HRA와 관련한 모든 제품에 총력을 다하겠다는 의미인 것이다. 그리고 이번에 크게 한 방 터트렸다. 바로 ‘궁극의 사운드’로 대표되는 시그니처 시리즈를 선보인 것인데, 이번에 소개할 NW-WM1Z 워크맨과 MDR-Z1R 헤드폰, 그리고 TA-ZH1ES 거치형 헤드폰 앰프가 그 주인공이다.

NW-WM1Z 워크맨은 지난 소니 신제품 발표회에서 잠깐 접하기도 했지만, 황금빛 섀시는 언제 보아도 고급스럽다. 이전 시대의 일본 하이파이 오디오에서 샴페인 골드 색상에 큰 감동을 받았을 때처럼, 워크맨의 황금빛은 쉽게 잊을 수 없을 듯하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 NW-WM1Z 워크맨을 리뷰로 직접 만나게 되었다. 리뷰 기간도 제법 넉넉하게 한 달 이상이다.
NW-WM1Z 워크맨은 금괴를 보는 듯한 황금빛 섀시에 먼저 눈길이 가겠지만, 실제 만져보면 그 무게에 더 놀라게 될지도 모른다. 무려 455g의 무게. 하이파이 오디오에서 두껍고 단단한 섀시와 육중한 무게에서 오는 막연한 신뢰처럼, 소니의 새로운 워크맨도 플래그십에 걸맞은 단단한 갑옷을 걸친 셈이다. 갑옷의 소재는 알루미늄인 아닌 무려 금도금 무산소동인데, 455g이라는 무게도 결국 이 소재 덕분이다. 결국 저항을 최소화하고 음질을 강화하기 위해서 구리를 선택한 것인데, 그만큼 함부로 시도할 수 없는 제대로 된 물량 투입을 실현시킨 셈이다. 참고로 절삭하기 전 동괴의 무게는 무려 1.8kg이고, 가공에서도 엄청난 어려움이 동반되어 상품화하기까지 많은 고민을 했을 것이다. 또한 부식을 방지하기 위해 철저한 도금도 필수이다. 하지만 사운드를 생각하면 포기할 수 없을 터, 엔지니어들의 적극적인 의지를 엿볼 수 있다. 물론 아래 모델 NW-WM1A 워크맨은 같은 디자인의 알루미늄으로 제작되어 있다.

섀시가 분리된 모습을 보면 그야말로 ‘예술적’이라는 말이 어울린다.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여러 패턴으로 세심히 가공한 모습은, 마치 MDR-Z1R 헤드폰 하우징 내부의 피보나치 패턴을 보는 듯하다. 섀시, 기판, 배터리, 플레이트로 이어지는 구성을 보여주며, 저 저항 위주의 계산된 설계를 강조하고 있다. 리어 패널 역시 콜슨 계 구리 합금을 이용, 케이스와 기판 사이의 접촉 저항과 간섭을 현저히 줄이고 있다. 심플한 레이아웃 속에도 음질을 위한 세밀한 포인트들이 숨어 있다. 오디오 파트와 파워·디지털 파트, 그리고 밸런스·언밸런스까지 철저히 분리시켰는데, 역시 간섭과 디지털 노이즈를 줄이고, S/N비를 높이는 기본 중의 기본이다.
투입된 기술, 부품 역시 비용을 아끼지 않았다. ‘음질을 위해서 이렇게까지 해도 정말 괜찮을까’라고 엔지니어가 염려를 표했을 만큼, 개발에 관한 모든 것에 그야말로 전력을 다했다. 소니가 자랑하는 풀 디지털 앰프 S-Master HX 역시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시켰는데, 워크맨 전용 반도체 CXD3778GF를 개발, PCM 32비트/384kHz, DSD 네이티브 11.2MHz의 구동을 현실화했다. 이로써 현실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모든 고음질 음원에 대응하게 된 것이다. 여기에는 물론 풀 디지털 앰프의 장점도 이해해야 한다. 일반적인 흐름은 이렇다. 디지털 음원은 DAC를 거쳐 아날로그 신호로 변경되고, 이를 아날로그 앰프로 증폭해야 하는 과정을 거친다. 우리가 흔히 아는 울프슨이나 버 브라운 같은 DAC 칩셋이 필요한 것이다. 하지만 풀 디지털 앰프는 DAC가 필요 없이 자체적으로 디지털 신호를 증폭시킨다. 그 중간 과정의 왜곡과 노이즈를 현저히 줄이고, 스피드와 반응력, 그리고 효율을 높이는 선택인 것이다. 하이엔드 하이파이 오디오 제조사들이 ‘풀 디지털 앰프’ 설계를 특별히 강조하는 것도 여기에 있다.
또한 출력을 비약적으로 상승시켰는데, 언밸런스 60mW(16Ω), 밸런스 250mW(16Ω)를 완성해냈다. 참고로 이전 NW-ZX2가 15mW(16Ω)였던 것을 생각하면 수치상으로 대략 16배 이상을 끌어올린 것이다. 실제 매칭에서도 저 감도·고 임피던스 헤드폰을 한층 여유롭게 구동하였고, 다이내믹과 스피드감이 훨씬 증가한 것을 알 수 있었다.

헤드폰 잭은 2가지로 나누어져 있다. 일반적인 3.5mm와 시그니처 시리즈의 이슈 중 하나인 4.4mm 밸런스드로 구성된 것이다. 요즘 2.5mm 밸런스드를 채용한 제품들을 제법 볼 수 있었는데, 소니의 선택은 오히려 4.4mm 밸런스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일본 JEITA에서 표준 규격으로 4.4mm 밸런스드를 선택한 것이 컸는데, 소니 측에서도 안정성 및 크로스토크나 노이즈 제거의 사운드 품질을 인정하며, 4.4mm 밸런스드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 이야기한다. NW-WM1Z에는 4.4mm 밸런스드 헤드폰 잭을 새로이 채용하였는데, 소니 측 의견이 적극 반영된 일본 딕스 사의 펜타콘(Pentaconn)이다. 접촉 불량을 방지하고, 접촉 저항을 저감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며, 신뢰도 높게 완성된 제품이다. 연결 케이블 역시 하이파이 오디오 애호가라면 익숙할 킴버 케이블의 제품을 사용하여, 음의 수준을 한층 더 높이고 있다.

NW-WM1Z를 위해 전용 배터리 팩을 장착했는데, 역시 30시간 이상을 연속 재생할 수 있는 효율을 담아냈다. 충전 시간은 대략 7시간이 소요. 대용량의 전기 이중층 커패시터도 발전되어 기존 350㎌에서 500㎌로 늘어났다. 하이파이 앰프에서도 커패시터 용량이 사운드에 큰 영향을 미치는데, 강력한 저음의 순간적인 댐핑이 필요할 때 그 힘을 받쳐주느냐 결정되는 것이다. NW-WM1Z 역시 그런 점을 잘 이해하고, 여유로운 커패시터 용량을 확보했다. 이런 부분은 실제 대편성 클래식 음악에서 큰 힘을 발휘하기도 한다.
이전 ZX 시리즈에서는 산요의 OS-CON 콘덴서를 적극 활용했는데, 이번에는 소니가 직접 콘덴서(FT CAP)를 개발·장착했다. 개발 기간만 무려 3년. ‘자연스럽고 어쿠스틱에 최적화된 사운드’에  초점을 맞추고 개발했다고 하는데, S-Master HX와의 궁합 역시 최상이라고 한다. 대략 300시간의 에이징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계속해서 사운드 퀄러티가 올라가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참고로 주요 부품들이 밸런스드 연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인상인데, 함께 출시된 4.4mm 킴버 케이블이 자연히 강요되는 형상이기도 하다.
LC 필터용 대형 코일도 장착되어 있다. 기존 NW-ZX2도 7mm로 대형이었는데, 이번에는 1mm 더 늘어난 8mm 사양이다. 밸런스드 연결에 맞게 4개를 채용하고 있으며, 출력과 최종적인 해상력의 퀄러티를 책임진다. 또한 전원의 켤 때 노이즈가 전달되지 않도록, 뮤트 회로 기계식 릴레이를 장착했다. 그 외에도 노이즈를 억제하는 TI 사의 LDO 레귤레이터, 하이파이 오디오 사양의 고음질 사운드 레지스터, 100MHz 대응의 저 위상 노이즈 수정 발진기 등 모든 것을 고품질화하여 담아낸 것이다.
소프트웨어 역시 업그레이드된 모습이다. 기존 UI가 완전히 새롭게 디자인되었고, 4인치의 터치 스크린 LCD 액정을 담아냈다. 플레이 상태에서 상하좌우로 직관적으로 슬라이드하여 컨트롤할 수 있는데, 몇 번만 조작하면 쉽게 손에 익는다. 그러고 보면 이전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 체제에서 완전히 벗어난 모습인데, 확실히 최적화나 속도 면에서 발전한 느낌이다.

120단계의 볼륨 컨트롤을 지원하여 미세하게 적정 음량을 조절할 수 있고, 10밴드 이퀄라이저와 톤 컨트롤(베이스·미들·트레블)을 제공한다. DSEE HX(표준·남성보컬·여성보컬·현악기·타악기)와 DC 위상 선형기(A/B 로우·스탠더드·하이 6종류) 역시 재미있게 활용할 수 있는데, 설정에 따라 음색이 제법 바뀌니 취향이나 음악에 따라 선택하면 될 것이다. 참고로 DSEE HX는 일반적인 음원을 업스케일하여 32비트/192kHz 수준으로 높이는 기능이고, DC 위상 선형기는 아날로그 앰프에서 발생하는 저음의 잔향을 커브에 따라 만들어내는 기능이다. 물론 이런 음향 효과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이렉스 소스를 설정해두면 된다. 그 외 LDAC 코덱을 포함하여 4.2 버전의 블루투스와 NFC를 지원한다. 256GB의 메모리가 탑재되어 있고 혹시 용량 부족하다고 생각되면 마이크로 SD 카드를 추가하면 된다.
이제 사운드에 대한 이야기. 시그니처 시리즈로 함께 출시한 MDR-Z1R 헤드폰과 4.4mm 밸런스드 케이블을 연결하여 고음질 음원들 위주로 들어본다. 개인적으로 이렇게 오랫동안 음악을 들은 적이 있었나 생각될 정도로 한참을 함께 했던 것 같다. 에이징 시간 덕분에 더 오래 플레이해야 한다는 생각도 떨어지지 않았다. 확실히 시간이 지날수록 음이 점점 더 자연스럽게 생기를 찾는다. 마치 진공관 앰프가 시간이 지나면서 풍부한 음색을 품어내듯, 강성이었던 음 하나하나가 부드럽고 윤기 있게 살아난다.
NW-WM1Z 워크맨의 튜닝 포인트는 확실히 자연스러움과 안정감에 있다. MDR-Z1R 헤드폰을 염두에 두고 튜닝된 것이 아닐까 생각될 정도로 과한 힘이나 어색한 대역이 느껴지지 않는다. 적절한 힘으로 강약을 정확히 조절하는 프로다운 접근이 자연스러움을 한층 더 살린다. 기존 DAP 제품들이 너무도 디지털적인 차갑고 경직된 사운드를 들려주었다면, NW-WM1Z은 한층 더 아날로그적인 느낌의 풍부함을 가지고 있다. 피아노 타건을 강렬히 내려치는 순간적인 임팩트 속에서도 아스라이 사라지는 미묘한 잔향의 느낌을 살린다. 대부분 포르티시모에서 강렬히 때려주지 못하고, 피아니시모에서의 고요함을 제대로 전해주지 못한다. 그리고 정적의 순간에서는 미세한 노이즈까지 느끼게 한다. NW-WM1Z의 개발 포인트는 어쩌면 여기에 있을지도 모른다. ‘정말 깨끗하고 사실적이고 입체감 있는 진짜 무대를 전달하고 싶다’는 것. 물론 여기에는 많은 물량 투입이 필요하다.

확실히 클래식 음원이나 여성 보컬에서 그 진가를 확인할 수 있었다. 말러나 쇼스타코비치 같은 대편성 음악에서 몰아치는 강렬함을 그야말로 제대로 표현한다. 악기 편성의 정확한 위치를 그려내고, 연주자들의 미묘한 긴장감을 읽을 수 있을 정도로 감정의 표현이 뛰어나다. 순간 순간 찾아오는 정적의 시간에서도 노이즈를 찾아볼 수 없는데, 고감도 헤드폰에서 이 정도로 노이즈가 없다는 것은 정말 많은 노력과 투자가 필요한 부분이다. 여성 보컬로 넘어가면, 보컬의 표정을 그대로 읽을 수 있다. 마치 입 모양을 보면서 대사를 맞추어내듯, 정확한 소리는 노래하는 사람의 표정을 자연스럽게 그려낸다. 청량한 고역은 굉장히 시원하고 빠르게 올라가며, 주위 세션들의 연주는 자연스러운 울림 속에서 기분 좋게 활약한다. 기본적으로 빠른 속도와 다이내믹을 보여주는 제품이고, 풀 디지털 앰프 특유의 건조함과 차가움을 최대한 배제시키고 접근한 것이 인상적이다.
록이나 메탈 넘버에서는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헤드폰을 제대로 구동한 힘 있는 저역을 굉장히 여유롭게 만들어낸다. 확실히 출력을 높인 성과가 제대로 전해지는 것이다. 마치 거치형 헤드폰 앰프를 듣는 듯한 깊숙한 저역, 거기에 스피드감도 더해져서 록·메탈의 디스토션 가득한 질주를 선사한다. 스테이지 역시 넓게 그려내는 스타일인데, 라이브 음원에서의 보컬과 연주자의 활발한 움직임들을 정확히 잡아낸다. 확실히 플래그십 제품다운 수준 높은 퀄러티의 무대가 펼쳐지는 것이다.
NW-WM1Z 워크맨이 그려낸 궁극의 무대는 확실히 완성도가 높았다. 물론 단순히 비싸고 좋은 부품만 투입했다고 완성도 높은 소리가 나는 것은 절대 아니다. 부품 간의 수많은 조합을 생각해야 하고, 하나의 부품을 업그레이드하고 교체시킬 때마다 사운드 튜닝을 완전히 새롭게 가져가야 한다. 소니 엔지니어 팀들이 전력을 다해 구상하고 노력한 최종 결과가 바로 시그니처 시리즈의 NW-WM1Z 워크맨인 것이다. 시그니처 시리즈를 통한 소니의 전력 투구, 확실히 160km 이상의 존재감을 보여주었다.

 

수입원 소니코리아(주) 1588-0911
가격 349만9천원
출력 4.4m 밸런스드, 3.5mm
지원 AAC, AIFF, ALAC, DSD, FLAC, HE-ACC, MP3, WMA, PCM 등
디스플레이 854×480(FWVGA), TFT
사운드 효과 DC Phase Linearizer, DSEE HX, 10대역 이퀄라이저/톤 제어, 다이내믹 노멀라이저, 다이렉트 소스
디지털 앰프 S-Master HX
메모리 크기 256GB
블루투스 지원(LDAC)
마이크로 SD 지원
터치 지원
충전 7시간
배터리 구동 33시간(MP3, 128kbps), 30시간(FLAC, 24비트/96kHz), 26시간(FLAC, 24비트/192kHz), 11시간(DSD, 11.2MHz)
크기(WHD) 7.2×12.4×1.9cm
무게 455g

534 표지이미지
월간 오디오 (2017년 1월호 - 534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