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anco Serblin Lign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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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anco Serblin Lignea
  • 장현태
  • 승인 2016.12.01 00:00
  • 2016년 12월호 (533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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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코 셀브린의 마지막 유작을 만나다

사운드는 한마디로 진정한 작은 거인이라 불릴 만하다. 사이즈를 잊게 만드는, 무심코 지나칠 수 없는 잘 튜닝된 사운드다. 오히려 지나치게 개성을 강조하기보다는 안정적이고, 자연스러운 음의 전개가 돋보이는 제품이고, 작은 사이즈이지만 사운드의 잠재력과 대역 표현 능력은 무시할 수 없는 위엄이 느껴진다. 그만큼 잘 가다듬어진 사운드이며, 개발에 오랜 시간이 걸린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하이파이 오디오에 관심이 있다면 한 번쯤은 들어 보았을 이름이 바로 프랑코 셀브린일 것이다. 그는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하이엔드 스피커 브랜드인 소누스 파베르를 1980년에 설립한 인물이었는데, 원래는 오디오를 취미로 즐기는 치과 의사였다고 한다. 이탈리아에서 목수 일을 했던 부친의 영향을 받았고, 뛰어난 공예 기술을 바탕으로 스피커 하나하나를 마치 현악기를 제작하듯 장인 정신을 기반에 둔 예술품을 완성하는 목표로 탄생시킨 브랜드로 유명하다.
특히 소누스 파베르는 16세기에서 18세기까지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세 명의 크레모나 현악기 제작자들을(과르네리 델 제수, 안드레아 아마티, 안토니오 스트라디바리우스) 위한 오마주 시리즈를 통해 독보적인 브랜드로 자리 잡았으며, 모든 제품의 인클로저는 현악기의 제조 방식을 그대로 사용하여 큰 주목을 이끌어냈다.

창업자인 프랑코 셀브린은 2006년 오랫동안 몸담았던 소누스 파베르의 경영에서 은퇴하였고, 이후 그의 아들인 마시밀리아노가 그의 이름으로 프랑코 셀브린(Franco Serblin)이라는 브랜드를 설립하였다. 그리고 창업 후 5년만에 플래그십 모델인 크테마(Ktema)를 선보이면서 다시 한 번 그의 존재와 건재함을 보여주었고, 곧 이은 북셀프형 모델인 아코르도(Accordo)를 통해 과거 소누스 파베르의 이상을 뛰어 넘는 듯했다. 하지만 이 제품이 그의 마지막 작품이 되었다. 프랑코 셀브린은 2013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오로지 예술 작품과 같은 스피커 개발에만 몰입했던, 스피커 제작자로서 전설적인 인물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사후 그가 스케치 해두었던 자료를 통해 그를 추모하는 새로운 스피커를 선보이게 되었는데, 바로 리그네아(Lignea) 스피커다. 이 모델은 무려 3년의 개발 기간을 거쳐 완성된 제품인데, 어쩌면 그의 진정한 마지막 유작이라고 할 수 있다. 이미 큰 성공을 거두었던 아코르도의 뒤를 잇는 디자인 콘셉트를 기반으로, 더욱 작은 사이즈에 단아함과 세련미의 극치를 보여주는, 프랑코 셀브린의 이념이 가장 돋보이는 스피커다. 특히 생전 그가 생각했던 이상형의 프로젝트가 제품화된 기념비적 모델인 만큼 주목해야할 것이며, 더 이상 그의 스피커를 만나볼 수 없다는 것은 묘한 감성을 불러일으킨다. 그렇기에 이 제품을 굳이 스펙을 살펴보면서 성능을 따져보기보다는 그에 대한 존경심의 표현으로 만들어진 스피커인 만큼 의미를 되새겨 보는 것이 더 큰 가치가 있을 것 같다.

제품 디자인은 전체적으로 기울어진 스타일인데, 상단의 스피커와 일체형으로 구성된 스탠드가 인상적이다. 고광택 크롬 도금으로 처리된 스탠드의 바닥부는 Y형 지지대 형상을 갖추었다. 캐비닛은 통나무를 조각하여 만들어낸 형태로 속이 가득 차 있으며, 내부에 4리터의 작은 내용적 공간만 마련해 두었다. 후면은 마치 만돌린을 연상시키는 유선형 구조에 곡면을 따라 계단형으로 조각하여 후면의 포인트를 만들어내고 있으며, 후면 중앙에 베이스 포트를 설치하였다. 전면은 알루미늄 패널 하우징 방식으로 트위터와 미드·우퍼를 한 번에 결합, 공진을 억제시켜 주는데, 항상 그랬듯이 오픈 스트링 그릴을 적용하였다. 전체적으로 곡면과 스타일을 강조한 모습은 스피커라기보다는 이탈리아의 세련미가 넘치는 고급 장식품을 보는 듯하다. 제품에 장착된 드라이버들을 살펴보면 4.5인치의 소형 미드·우퍼는 리그네아를 위해 특별히 개발되었으며, 고역은 1인치 합성 섬유 돔 트위터가 적용되었다.

사운드는 한마디로 진정한 작은 거인이라 불릴 만하다. 사이즈를 잊게 만드는, 무심코 지나칠 수 없는 잘 튜닝된 사운드다. 오히려 지나치게 개성을 강조하기보다는 안정적이고, 자연스러운 음의 전개가 돋보이는 제품이고, 작은 사이즈이지만 사운드의 잠재력과 대역 표현 능력은 무시할 수 없는 위엄이 느껴진다. 그만큼 잘 가다듬어진 사운드이며, 개발에 오랜 시간이 걸린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리그네아는 유작의 의미가 가득한 진정한 명기로 기억되며, 소누스 파베르를 시작으로 누구도 쉽게 생각할 수 없었던 악기의 감성을 담아낸 스피커 장인, 프랑코 셀브린을 영원히 기억하게 하는 기념비적인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수입원 신원이멕스 (02)707-1592
가격 750만원   구성 2웨이 2스피커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 11cm, 트위터 2.7cm   재생주파수대역 58Hz-36kHz   임피던스 8Ω   출력음압레벨 83dB/W/m   최소 앰프 출력 20W   크기(WHD) 50×105×29.5cm   무게 16kg(Pai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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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6년 12월호 - 53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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