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gue Audio Tempest 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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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gue Audio Tempest Ⅲ
  • 김남
  • 승인 2016.12.01 00:00
  • 2016년 12월호 (533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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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을 지켜 제대로 만든 진공관 앰프의 맛

결론으로 써야 할 표현을 앞당겨야겠다. 이 인티앰프는 훌륭하다. 근래에 보기 드문 훌륭한 기종이 하나 등장한 것이다. 처음 데뷔한 기종이 아니고 십수 년 전 첫 모델이 나온 뒤 조금씩 개량을 거듭, 버전 3으로 등장한 것이 본 시청기이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진공관을 사용한 인티앰프 중에는 명기라고 해도 될 제품들이 많다. 굳이 고가의 분리형을 쓰지 않아도 충분히 음악을 즐길 수 있는 시대가 되었지만, 그 시기가 이렇게 삽시간에 다가오리라고는 예상하지 못 했다. 이 제품은 분명히 별로 고가격대가 아닌 보통의 인티앰프로, 성능을 이렇게 뛰어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마치 과시라도 하고 있는 제품이라고 생각한다.
로그 오디오라는 메이커는 태동부터 상당히 이색적이다. 미국에서 오디오 제품을 판매하는 소매상 조합원들이 의기투합해서 만들어 놓은 업체인데, 그들의 목적은 간단하다. 값이 비싸지 않으면서도 성능은 좋아서 팔기에도 좋은 제품을 자체적으로 만들어 보자는 것. 그들이 보기에도 오디오 시장은 너무 거품이 많아서 판매의 한계가 왔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한 끝에 이런 신선한 발상을 한 셈이다.

팔기 좋은 제품이란 사실 간단하다. 어디를 가든 싸고 좋은 상품은 당연히 잘 팔린다. 음식점은 망하려고 작정하면 돈을 번다는 것이 상식이다. 원가를 절약하려고 조잡한 불량 재료를 쓰고, 중국산을 국산으로 속이고, 조미료로 범벅을 하고, 도처에서 손님을 속이고 그러면 원가는 당연히 내려갈 수밖에 없다. 한 방송국에서 내보내고 있는 먹거리 관련 시사 프로그램을 보면 우리나라에서 음식점을 하는 분들의 양식이 이 정도로 한심한가 라는 한탄이 나오게 된다. 제대로 만드는 음식점은 거의 찾아보기가 힘들 지경인 것이다. 김장철에 광천 토굴에서 숙성시켰다는 고급 새우젓갈은 토굴이 아니라 냉장고에 넣었다가 내놓은 것이고, 한우라고 파는 것은 절반 이상이 수입산이다. 대부분의 식당 음식은 조미료 맛이나 다름이 없다. 그래도 그중에는 철저하게 양심을 지켜 제대로 만든 음식을 내놓는 곳이 꼭 있어서 감탄을 자아내게 만드는데, 본 시청기는 가감 없이 바로 그런 제품이라고 해도 되겠다.
로그 오디오는 법인사업체를 만든 뒤 사업을 시작, 현재 미국 및 캐나다에 있는 60개 이상의 하이엔드 오디오 스토어에서 직판을 하고 있다. 물론 진공관 앰프가 주력으로 여러 기종을 선보이고 있으며, 중국이 아닌 미국 생산을 원칙으로 하고 있기도 하며, 생산 기지는 펜실베이니아에 소재한다.

로그 오디오 제품의 공통적인 기술적 특징은 증폭 과정에서 짧은 신호 경로를 채택한다는 것이 대표적이다. 좌우 채널을 분리하고 있으며, 메탈 필름 저항과 같은 고급 부품을 대폭 사용하고 있는 것도 장점. 본 기의 그릴을 들어내면 특이하게도 기판이 노출되어 있는 것도 그런 데서 오는 자신감의 과시일 것이다. 사용 진공관도 일반적인 것이 아니라 설계와 디자인에서 자체 특주한 제품이다. 볼륨이나 밸런스 컨트롤부에도 알프스제를 사용하고 있으며, 금도금된 단자류, 대용량의 광대역 트랜스포머, 방대한 저장 용량의 파워 서플라이, 무거운 구리 회로 기판, 음소거 기능이 있는 원격 볼륨 컨트롤, 미국에서의 설계 및 제작 등의 부수적인 특장점도 거론할 만하다.
섀시 역시 양극 산화 처리한 고품위의 알루미늄으로 제작되어 있다. 그리고 진공관 앰프가 아니라 마치 반도체 앰프처럼 보이는 디자인도 특이한데, 유명한 건축 디자이너 데보라 레그의 작품으로, 아름답고 품위가 느껴진다.
제품 출시 전 24시간 동안 정밀 검사를 거치는데, 그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다시 한 번 같은 과정의 테스트를 거친다. 진공관 인티앰프 제품에 3년의 제품 보증 기간을 걸어 놓은 것도 아마 처음일 것이다(진공관은 6개월).
설계는 PC 파이 등과는 상관없는 올 아날로그의 정통 기법을 취했다. 입력으로 RCA 단자가 여러 개 마련되어 있는데, 파워 앰프 전용으로 사용할 수 있게 프리 입력 단자를 설치했고, 별매이지만 포노단도 준비되어 있다. 그리고 서브우퍼 또는 바이 앰핑용 액티브 출력도 있다. 토글 스위치로 자유롭게 울트라리니어와 3극 출력으로 선택할 수 있다.
로그 오디오의 모든 오디오 기기들은 다음의 4가지 핵심적인 요소에 충실해야 된다. 뛰어난 음향 공학, 높은 품질과 신뢰성, 뛰어난 외관, 저렴한 가격. 평상시 주장해 왔던 목표가 기묘하게도 로그 오디오의 주장과 일치한다. 반갑고 감동적이다. 우리가 직접 구매하지 않을 앰프는 우리가 절대 만들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에도 마찬가지로 감동 받았다.
UL 출력에서 90W의 파워가 나오는데, 스피커 장악력이 대단했다. 그러면서도 5극관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상쾌하고 우미한 사운드이며, 현 독주의 탐미감, 명확한 발음과 윤기가 충만한 보컬, 금관 밴드의 흥취감과 실체감 등 모든 장르에서 이만하면 만족할 수 있겠다. 팝 보컬에서는 만점을 주고 싶다. 피아노의 웅장함도 여실히 드러난다. 이번 가을에 만난 가장 인상적인 제품이다.

 

수입원 사운드솔루션 (02)2168-4525   가격 380만원   사용 진공관 KT88×4, 6SN7×2, 12AX7×2   실효 출력 90W   주파수 응답 20Hz-20kHz   입력 감도 1V   크기(WHD) 45.7×17.7×40cm    무게 27.2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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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6년 12월호 - 53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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