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ssion LX-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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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ssion LX-2
  • 김남
  • 승인 2016.12.02 00:00
  • 2016년 12월호 (533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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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유닛 배치로 더욱 생생한 사운드를 전달하다

해외의 오디오 쇼 탐방 기사를 보면, 유명한 쇼이고 전문가들도 총동원된 행사장이지만 우리의 의표를 찌르는 광경이 자주 보인다. 각 메이커가 개발한 하이엔드 기종이 총동원되기도 하지만, 그 사이사이에는 우리 시각으로 볼 때엔 ‘이런 것을?’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의 저가 모델도 다수 전시를 하고 있는 것이다. 기십만원짜리 저가 모델은 스피커에서 가장 많은데, 그들은 그런 염가 모델을 자랑스럽게 전시하고 들려주면서 그 우수성을 홍보하고 있는 것이다.
영국의 유서 깊은 미션에서 올해 브리스틀 오디오 쇼에 당당히 내놓은 신제품은 바로 LX 시리즈인데, 이 시리즈에는 모두 6개의 모델이 있고, 북셀프 스피커는 LX-1과 시청기인 LX-2가 있다.
리뷰를 작성하면서 가장 어려운 것이 바로 시청기와 같은 저가 모델들이다. 특별한 자재를 사용한 것도 아니고, 무슨무슨 기술력이 투입되어 있다고 쓰기에도 낯간지럽다. 어느 악장에서 소리가 어떻고, 초고역이 어떻고, 저역이 어떻고 한다는 것도 못할 일이다. 그런 것은 악취미에 속한다. 그런 것보다는 창립한 지 40년이 넘는 세계 유수의 정통성을 가지고 있는 전문 업체에서 왜 이런 제품을 만들어냈나 하는 그런 것이 궁금하지만, 그런 데에 대한 답변이 있을 리가 없다.
근래의 일반적인 현상이 있다. 기술이 발달되고 그것들이 대부분 오픈되면서 제품들의 격차라는 것이 점점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세계적인 유명 제품도 중국제 염가 짝퉁보다 더 나은 것도 별로 없다. 비싸게 주고 샀으며 상표가 이것이다 라는 데에서 오는 과시감이 결국 그 차별이나 다름없게 되어 있는 것이다.
10여 년 전 아들애가 장난삼아 스피커를 하나 만들었다. 카 오디오에 사용되는 기만원짜리 유닛에 MDF 판자를 썰고 단자를 달아 놓은 것인데, 물론 들으려고 한 것이 아니다. 그것이 집안에서 굴러다니다가 음악을 특별히 좋아하지도 않는 친지가 아이를 위해 싸구려 스피커를 하나 사려 한다기에 선물로 줘 버렸다. 물론 미국제라고 속였다. 준 지 10여 년이 넘는데, 가끔 가 보면 그 스피커는 건재하며, 역시 염가의 국산 진공관 앰프와 어우러져 괜찮은 소리를 내준다. 상당한 수준이라 새삼 오디오쟁이라는 것이 부끄러워질 지경인 것이다.

과거 리뷰를 작성했을 때는 집으로 제품이 들어오기 때문에 시청의 한계가 있었다. 매칭해 볼 수 있는 기종이 빈약해 미스매칭인 줄 알면서도 그대로 어림짐작으로 들을 수밖에 없었던 셈이다. 다행히 편집부의 시청실이 오픈되어 그곳에서 시청하고 있는데, 그러면서 가장 좋은 점은 매칭 기종을 다채롭게 해 볼 수가 있다는 점이다. 물론 한계가 있지만 그전과 비할 바가 아니다. 그중에서 가장 놀랐던 점은 저가이며 어지간한 경력자라면 거들떠도 안 보는 싸구려 스피커에 천만원대의 고가 인티앰프를 연결해 봤던 일이다. 그런 스피커에서 그런 소리가 들릴 줄이야. 새삼 리뷰 작성의 한계나 편파성을 실감하던 순간이었다.
이번 리뷰도 마찬가지. 별로 기대감 없이, 그리고 특별한 매칭 제품이 없었기 때문에 이번 호 시청기인 마란츠의 인티앰프로 묶었다.
사전에 훑어본 시청기의 정보는 단순하다. 감도는 6Ω에 85dB로 결코 높지가 않다. 매우 낮은 편이다. 10cm 크기의 베이스 드라이버와 25mm 크기의 돔 트위터는 모두 파이버(섬유 계통) 재질로 되어 있어서 소리가 다소 부드럽고 편안한 쪽을 지향한다는 것이 고작이다. 거기에 미션의 전통인 역으로 설치된 드라이버 레이아웃을 이 스피커도 적용하고 있다. 이 기술은 설명이 복잡한 상당히 어려운 것이다. 이 기술의 목적은 타임 얼라이먼트를 위한 것으로, 트위터를 베이스 드라이버 아래에 배치해 트위터가 귀 높이보다 아래 위치하면 베이스 드라이버와 귀와의 거리보다 귀와 트위터 간의 거리가 늘어나 트위터와 베이스 드라이버에서 나오는 각각의 사운드가 귀에 도달하는 시간을 최적화시킬 수 있는 것이다. 이는 미션의 스피커를 하이파이나 홈시어터에서 사용할 때 청취자에게 더욱 생생한 사운드를 전달하기 위한 것인데, 더욱 집중적이고 정확한 사운드를 재생할 수 있다고 하며, 무엇보다도 보컬을 뚜렷하게 재생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적정한 음질로 녹음된 소스와 함께 사용하면 보컬리스트가 방안에 있는 것처럼 들린다고 한다. 이와 같은 드라이버 레이아웃이 미션이 보유하고 있는 고급 기술이지만 애호가들은 이 점을 잘 모르고 있는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도 교회나 대형 강의 장소 등에서 이런 기술을 적용한 오디오 시스템을 보급하려는 기술 연구소가 있다. 물론 시청기에는 더욱 전문적인 그런 기술을 별도로 적용한 것이 아니라 네트워크에서 각 유닛을 제어하는 과정이나 저음 포트 등과의 연결에서 그 기본을 일정 부분 응용한 것으로 보인다.

들려주는 소리는? 놀랍다. 그 기술력 때문인지 낮은 볼륨에서도 충분한 저음으로 명확하게 고른 사운드를 들려주는 데에서 기이할 정도의 충격이다. 또한 이처럼 낮은 감도인데도 25W 정도의 출력이라면 충분하다는 것이 기재되어 있지만, 마란츠 인티앰프의 출력이 이 시청기를 맞이하니 거의 완벽해진다. 조지 윈스턴의 9월에서 울리는 저역 웅진이 장엄할 정도이며, 타이스의 명상 서주 현 독주가 저릿하다. 두께감이 있으면서도 대편성의 총합주의 해상도가 뛰어나며, 전 연주곡들이 고상하다. 풍요함과 고상함이 병존하는 것이다. 상큼함과 탐미감, 팝 보컬의 우아함에서 마치 진흙 속에서 보석을 하나 발견한 것 쾌감을 느낀다. 미션의 드라이버 레이아웃 기술이라는 것을 이제 비로소 알았다. 놀랍다.

수입원 에스엠더블유 (070)7579-7253   가격 39만원   구성 2웨이 2스피커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 10cm, 트위터 2.5cm   재생주파수대역 65Hz-20kHz   크로스오버 주파수 2.2kHz   임피던스 6Ω   출력음압레벨 85dB/W/m   크기(WHD) 23.5×26×16cm   무게 4.1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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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6년 12월호 - 53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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