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우리에겐 아직 생소하지만, 오디오계에서 가장 강력한 기술력으로 무장한 브랜드가 드디어 국내에도 제품을 소개했다. 그 주인공은 바로 프랑스의 트리노브. 동사는 2003년 창업했으며, 3D 음향 및 룸 보정 관련 기술을 보유, 이 분야에 독보적인 원천 기술을 자랑한다. 덕분에 일반적인 전문 하이파이 오디오 브랜드라기보다는 독자적인 사운드 솔루션을 개발하는 회사라고 볼 수도 있다.
올바른 스튜디오 레코딩 모니터 환경에서 평탄한 대역 재생은 가장 기본이 되는데, 사실은 가정의 하이파이 환경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이를 위한 룸 보정용 장비를 살펴보면 스튜디오용으로 소노웍스나 소프트웨어 기반의 라이브를 자주 사용하지만, 이것을 하이파이용으로 사용하기에는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나마 하이파이용이라면 아큐페이즈나 매킨토시의 룸 보정 기기들을 떠올리게 되는데, 전문성 부분에서 정확성과 신뢰에 대한 검증을 종종 논하곤 한다. 이런 시점에서 룸 보정과 관련한 원천 기술을 제대로 보유하고, 레코딩 스튜디오용으로 룸 보정 기능들을 꾸준히 발전시켜온 트리노브가 하이파이 전용 제품을 선보인 것인데, 확실히 주목할 만한 기기라는 것이다.
왜 트리노브의 애머시스트(Amethyst)를 하이파이용으로 이야기할 수 있을까? 하이파이용으로 옵티마이저되어 개발된 룸 보정용 제품들은 꽤 있지만, 트리노브 애머시스트만큼 전문적으로 접근한 제품은 흔치 않다. 단순 측정을 넘어서 완전한 보정을 목적에 두었기 때문에, 전문적인 음향 측정용으로 많이 사용되는 라이브를 더욱 승화시켜 놓은 듯하다. 그리고 여기에 익숙하지 않은 하이파이 사용자를 위해 손쉬운 세팅과 가이드를 포함하고 있어, 조금만 공부한다면 어렵지 않게 사용이 가능하다.
다음으로 하이파이 앰프의 관점에서 살펴보자. 디지털 시대에 가장 이상적인 프리앰프를 고려한다면 어떤 기능과 성능을 추구해야 할까? 단순히 고전적인 기능과 성능만을 강조하기보다는 디지털 시대에 부응하는 화려한 부가 기능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다. 트리노브의 애머시스트는 여기에 대해 정확히 방향을 제시해 주고 있는데, 룸 보정을 위한 EQ 기능과 디지털 프리앰프, 그리고 네트워크 스트리밍 재생까지 포함한 복합적인 토탈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본격적으로 제품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자. 첫 번째로 시스템은 리눅스 기반, CPU를 탑재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룸 보정 장비들이 DSP를 통해 구현하는 것과 달리 철저히 PC 기반의 소프트웨어 구현 방식으로 개발되어 있는 것이다. 따라서 장비 자체의 하드웨어 업그레이드 없이 지속적인 프로그램의 펌웨어를 통한 성능의 개선이 가능하다는 것은 큰 장점이다. 그리고 32비트 ARM7 기반으로 TC사 DICE 칩을 통해 IEEE1394(파이어와이어)로 오디오 데이터를 통신하고 있는데, 이 방식을 바이스(Weiss)와 같은 전문 브랜드에서 사용되고 있다. 이는 USB 방식의 단점들을 완전히 해소할 수 있는 유일한 방식이기도 하다.
오디오 부분의 주요 부품들을 살펴보자. 아날로그 입력단에는 버 브라운의 OPA2227U OP 앰프, 스튜디오 레코딩 장비에 사용되는 24비트/216kHz 샘플레이트를 지원하는 버 브라운의 PCM4204를 ADC 칩으로, DAC도 버 브라운의 PCM4104를 사용하고 있다.
두 번째는 네트워크를 활용한 다양한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Wi-Fi를 통해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 네트워크상의 기기들을 UPnP를 통해 연동이 가능하며, JRiver와 PS 오디오 같은 미디어 플레이어도 재생이 된다. 참고로 안드로이드용 스마트폰이나 패드의 경우는 버블 UPnP 어플을, iOS 기기의 경우는 DixitDMC를 설치하여 클라우드 방식으로, 타이달, 구글 플레이어 등도 손쉽게 사용이 가능하다. 그리고 VNC 서버가 내장되어 있기 때문에, VNC 어플을 설치하여 셰어링으로 모든 세세한 기능들을 조정할 수 있다. 트리노브는 직접 전용 어플을 개발하기보다는 이미 검증된 어플을 추천하고 사용하기를 권장하고 있는데, 이런 구동으로 오히려 안전성에서도 만족스럽다.
세 번째는 이 제품의 가장 강력한 기능인 리스닝룸의 어쿠스틱 세팅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룸 및 스피커 보정용 옵티마이저 기능이다. 수많은 룸 캘리브레이션 제품들이 있지만, 트리노브는 정확성과 사운드 퀄러티 면에서 단연 돋보이는 위상을 보여주고 있으며, 0.1dB 단위로 정교하게 필터가 제작된다. 룸 세팅을 위해 옵션으로 전용 옵티마이저용 3D 마이크를 사용하게 되는데, 일반적인 1개의 콘덴서 마이크와 달리 4개의 마이크가 결합된 방식으로 타 브랜드와의 차별화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리고 내부 룸 세팅 메뉴를 통해 리스닝 환경의 SPL뿐만 아니라 페이즈(Phase) 보상, 임펄스(Impulse) 보상까지 확인이 가능하며, 부가적으로 출력 EQ와 리미터(Limiter) 등도 제어가 가능하다. 룸 보정 기능에 대한 상세한 내용은 지면 관계상 다음 호에서 또 한 번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다.
이 밖에도 AES/EBU, 워드 클록을 포함한 12개의 디지털 입·출력과 다수의 아날로그 입·출력 등 상상을 뛰어넘는 화려한 입·출력 사양을 보유하고 있다. 그리고 부가적으로 아날로그 입력은 포노까지 내장되어 있기 때문에 간편하게 턴테이블의 연동이 가능하다. 포노단은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개발되어 디지털 보정 필터와 아날로그 증폭이 결합된 타입인데, 이를 통해 RIAA 커브를 만들어 내고 있다.
멘델스존 교향곡 4번 이탈리아 중 1악장을 존 엘리어트 가디너의 지휘와 LSO의 연주로 들어 보았다. 블루레이 플레이어와 옵티컬 연결을 통한 192kHz의 고음질 재생이다. 한층 디테일이 강조된 오케스트라와 각 악기 파트의 명확한 구분은 단순히 보정을 통한 것 이상의 음장감을 가져온다. 눈앞에 쉽게 펼쳐지는 무대와 어느 때보다 투명한 뒤 배경을 통해 하이엔드 프리앰프의 질감을 유감없이 발휘해 준다. 무대의 깊이가 고스란히 그려지는 뛰어난 녹음을 잘 정돈된 사운드로 들려주었다.
다음 곡은 타이달을 통해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1번 중 3악장을 다니엘 바렌보임의 피아노와 구스타보 두다멜이 지휘하는 스타츠카펠레 베를린의 연주로 들어보았다. 다니엘 바렌보임의 거침없는 피아노를 고스란히 표현하고, 명료함을 바탕으로 스피커 앞을 과감하게 장악하였으며, 정확하고 강렬한 건반은 음악의 집중력을 높여 주었다. 또한 오케스트라의 응집력은 어느 때보다 돋보였다.
보컬 곡으로 마이클 부블레의 ‘Home’을 들어 보았는데, 부블레 특유의 창법과 중역의 목소리는 호소력 있게 전달되었다. 그리고 일렉 기타와 어쿠스틱 기타 반주의 분별력과 반주 악기들로 공간을 가득 채워주는 음장감이 만족스럽다.
참고로 이번 리뷰에서는 룸 보정 기능을 적용하여 최적의 상태에서 청취를 해 보았는데, 사운드 성향은, 분해력과 스테이지의 표현력을 정확히 드러냄으로써 한층 안정감 있고 고급스러운 사운드 재생을 만끽할 수 있었다. 여기에 음악성까지 잘 갖추고 있으며, 디지털 소스 및 음원 재생에서 더욱 빛을 발휘하였다. 한마디로 트리노브의 저력과 기술력이 돋보이는 애머시스트는 디지털 시대에 가장 부응하는 프리앰프의 완성형 모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직접 경험하면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을 지닌, 관심 있게 지켜봐야 할 제품이다.
Part.2 예고 |
수입원 D.S.T.KOREA (02)719-5757 가격 1,750만원(마이크 별매) 프로세서 인텔 듀얼 코어 1.8GHz 램 1기가 DDR3 네트워크 지원 DAC 24비트/192kHz
디지털 입력 AES/EBU×2, Coaxial×2, Optical×2, BNC×1 디지털 출력 AES/EBU×2, Coaxial×2, BNC×1 아날로그 입력 XLR×2, RCA×2 아날로그 출력 XLR×2, RCA×2 크기(WHD) 44.2×10.3×44.5cm 무게 10k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