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koon Products EQA-5640 MK3 포노 E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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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koon Products EQA-5640 MK3 포노 EQ
  • 김기인
  • 승인 2016.10.01 00:00
  • 2016년 10월호 (531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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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 일본의 바쿤은 수장 나가이 씨가 이끄는 앰프 및 D/A 컨버터, 포노 EQ 제조사다. 스튜디오에서 전문 녹음을 주도하던 사운드 엔지니어인 그가 본격적으로 제품 생산에 돌입한 것은 그 자신이 스튜디오 녹음 장비에 적용했던 사트리(SATRI) 회로 발명에서 유래되었다. 그리고 1989년도에 제로 피드백과 바이어스 터보 기술, 논 디스토션 전류 증폭 등의 완한 무결점주의 회로에 도전한 나가이 씨는 사트리 회로를 고안해 오디오 시장에 뛰어든다.
첫 제품들은 모두 호박색 베이클라이트 노브를 중심으로 블랙 새틴 알루미늄 케이스에 수납되었는데, 무엇인가 따뜻하고 아날로그적인 인상이 풍기는 디자인으로 많은 찬사를 받았다. 그러나 사이즈에 비해 가벼운 몸체와 적은 출력 등 기성 오디오 마니아들의 의구심을 산 부분도 적지 않았는데, 실제 스피커와 연결해 소리를 들어 보면 놀랄 만한 핸들링 능력과 자연스러운 음색에 굴복하지 않을 수 없어 결국은 한 표를 던지고 나오는 마니아들이 수두룩했다는 일화가 있다.
바쿤의 앰프들은 그들만의 독특한 영역을 꾸준히 호소력 있게 시장에 유도했고, 이제 26년 후 모든 제품이 제3세대 버전인 MK3로 출시되었고, 다져진 제품의 안정도와 그와 함께 신뢰성 있는 사운드로 사트리 음색의 완전한 버전이 완성되었다 해도 과언은 아니다.

5640의 내부는 복잡함이 없이 단순하고도 청결하게 마무리되어 있는데, 별도의 격리 패널 없이 더스트 퍼멀로이 코어가 노출되어 있는 전원 공급 상태로 되어 있고, 전원 회로와 증폭 회로가 One-PCB로 꾸며져 있다. 내부에는 유명한 72개의 개별 TR이 집적되어 있는 SATRI-IC-UL이 4층 기판으로 탑재되어 있고, 전원 임피던스 특성이 이상적인 유기 EL 반도체 콘덴서와 각종 입력 전환 실렉터 및 출력 게인 실렉터가 부분 하드와이어링으로 꾸며져 있다. 무게 나갈 부품이 없기 때문에 전체 무게는 가벼운 편이지만, 그 재생되는 사운드는 실로 독특한 면모를 갖춘 장엄함이 배어 있다.

일반적인 포노 EQ와 다른 점은 MC 입력 시 전류 증폭 방식을 택한다는 것이다. 물론 MM 입력은 일반적인 전압 입력 모드이다. 보통의 MC 헤드 앰프의 경우 전압을 증폭해 MM의 전압 증폭 방식에 연결하는데, MC 스탭업 트랜스도 결국 전압을 증폭하는 것으로 모두 이에 해당된다. 이 경우 입력 임피던스 매칭이 어려워져 이상적인 접합이 까다로운데 반해 5640에서는 전류 입력 모드로 MC 카트리지의 출력 전압이 아닌 출력 전류 증폭 모드로 변환시켜 임피던스 매칭 문제를 완벽히 해소한다. 결과적으로 일반적 MC 카트리지 경우 전압 값보다 2~5배 정도 큰 전류 값을 소유하고 있어 최종 증폭 시 6~15dB 정도의 S/N비 상승과 함께 더 정확히 RIAA 커브에 일치하는 출력을 얻어 낼 수 있는 장점이 생긴다. 즉, MC 입력 시 전압 호가 아닌 전류 신호로 입력되어 증폭 노이즈를 획기적으로 감쇄시키고 광대역 주파수 응답 특성을 얻게 되는 것이다. 최근 들어 아날로그는 MC 카트리지 위주로 운영되는 것이 보통이어서 이러한 특징은 마니아들에게 대단히 매력적인 부분이다.
MC 카트리지의 경우 낮은 출력으로 중간 전압 증폭단, 즉 스탭업 트랜스나 헤드 앰프를 삽입해야 하기 때문에 노이즈가 상승되어 투명도나 다이내믹스, 임장감 등을 저하시키는데, MM에 비해 10~20dB 정도 S/N비 감쇄를 각오해야 된다. 그런데 거꾸로 5640에서는 MC 카트리지의 S/N비를 6~15dB 상승시켜 결국 MC 카트리지를 MM 카트리지의 노이즈 레벨에서 포노단을 운영할 수 있도록 개선되었다. 노이즈가 개선되었다는 것은 실제 MC 카트리지를 걸고 비교하면 쉽게 알 수 있는데, 이번 리뷰는 포노가 좋은 마란츠 7C와 바쿤의 포노 EQ를 마란츠 7C의 라인단에 연결했고, 마란츠 8과 탄노이 오리지널 캔터베리(12인치 실버 장착)의 라인업으로 진행되었으며, 마란츠 7C의 포노단의 경우 MC 스탭업 트랜스는 안티폰의 MC 드라이브가 사용되었다. 턴테이블은 오토폰의 구형 SPU~G를 오토폰 RMG~309(중기형)에 장착한 가라드 301(그리스 베어링)이다. 물론 고에츠나 V.D.H. 카트리지가 장착된 현대 턴테이블도 있지만 이것저것 연결하다 보면 음질 구별에 방해가 될 것 같아 생략했다.

5640의 음색은 결국 마란츠 7C와의 차이라고 보아도 되는데, 단순 비교가 된 만큼 많은 양해가 있기 바란다. 가장 큰 차이는 무얼까? 우선 살결이 너무 고운 여인의 속살 같은 음결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저역은 더 풍성하고, 전체적으로 스케일이 커져 있다. 대역이 넓다는 느낌은 저역과 상위 고역에서 동일하게 느껴진다. 그렇다고 중역이 빈하거나 표현이 약한 느낌이 아니라, 오히려 마란츠 7C보다도 굵고 풍성한 특징을 보인다. 반면 다이내믹하다는 느낌이나 사운드 에지의 마감은 7C에 비해 청감상 약간 덜한데, 이것은 바쿤의 전체적 음색이 너무나 부드러운 아날로그적 느낌 때문에 상대적으로 올 수도 있는 것이어서 어느 쪽이 좋다고는 말할 수 없다. 자연스러움이나 음악성 면에서 바쿤이 더 우위를 점한다. 질감 역시 7C에 비해 고우며, 음 밀도도 좋다. 어쩌면 진공관인 7C보다도 더 진공관적인 사운드가 아닐까 하는 인상이었다. 전용 사트리 링크로 바쿤 앰프와 연결하면 더 좋다고 하니 살짝 기대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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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6년 10월호 - 53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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