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ollon Amaze 300B 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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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ollon Amaze 300B V
  • 이종학(Johnny Lee)
  • 승인 2016.09.01 00:00
  • 2016년 9월호 (53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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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B의 또 다른 모습 어메이징 300B

첫 곡은 치메르만 연주,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 1악장. 정말 고상하고 아름답게 오케스트라가 전진해 온다. 그 위로 유려하고 감미로운 선율의 피아노. 무더운 여름인데도, 마음은 서늘해진다. 300B 특유의 음색이 맞물려, 그야말로 듣는 재미를 느끼게 한다.

세상에는 참 많은 진공관 메이커가 있고, 모델이 있다. 그중 3극관의 대표라 할 수 있는 300B만 해도, 숱한 제품들이 존재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3극관은 구조가 간단해서, 아마추어라도 차근차근 공부를 하면, 꽤 쓸 만한 앰프를 만들 수 있다. 그러나 모든 일이 그렇듯, 제대로 만들기란 그리 쉽지 않다.
기본적으로 진공관 앰프는, 출력관에 대한 배려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 무슨 말인가 하면, 정교한 바이어스 조정부터 적절한 전류의 공급에 이르기까지, 정말 섬세하고, 정확한 컨트롤이 필요하다. 여기에 튼실한 전원부와 트랜스까지 고려하면, 제대로 된 진공관 앰프를 만든다는 것이 보통 일이 아님을 알게 된다. 그러므로 이번에 소개할 300B 진공관 앰프의 특별한 기능과 퍼포먼스는 여러모로 인상적이다.
모델명에 ‘놀랍다’, ‘탄복할 만하다’라는 뜻의 ‘Amaze’를 담을 만큼, 수많은 300B 앰프 중에서 본 기의 퀄러티는 어메이징하다. 특히, 어디에 강점이 있는가 하면, 강력한 스피커 구동력이다. 또 저역의 펀치력과 양감도 상당하다. 이렇게 쓰면 뭐하지만, 거의 5극관에 필적하는 힘을 갖추고 있다. 그간 숱한 300B 계열 앰프를 만났지만, 이 부분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나중에 알고 보니, 메이커 측에서도 이 부분을 주로 고민했다고 한다. 사실 8Ω에 불과 8W밖에 나오지 않은 앰프를 갖고,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다양한 스피커를 구동하는 데엔 무리가 있다. 극히 일부의 스피커밖에 선택할 수 없는 것이다. 아무리 본 기의 구동력이 좋다고 해도, 85dB 정도의 무지막지한 스피커까지 커버한다고 단정하긴 힘들다. 그러나 어지간한 스피커들은 대부분 다룰 수 있다. 3극관 특유의 진솔하면서 투명한 음색, 거기에 300B 계열만이 낼 수 있는 미음과 뉘앙스를 골고루 즐기려고 한다면, 본 기는 분명 좋은 대안이 될 것이다.

그렇다고는 해도, 같은 8W 갖고 타사보다 훨씬 더 강력한 스피커 구동력을 갖추게 된 비결이 뭘까, 한 번 고민해볼 만도 하다. 우선 언급할 것이, 트랜스 부분이다. 이것은 전원 및 출력 트랜스 모두에 해당한다. 일단 전원 트랜스를 보면, 상당한 대용량을 갖췄다. 일반적으로 300B로 꾸밀 때엔 350W급이면 족하다. 본 기에는 그 2배인 700W급이 투입되었다.
출력 트랜스에 대해선, 동사만이 갖고 있는 독자적인 기술력이 아낌없이 발휘되었다. 1차 및 2차 권선의 배분을 매우 섬세하게 나눴고, 이 부분은 음질이나 색감은 물론, 구동력에도 관여한다. 특히, 니켈 트랜스를 씀에 따라, 더욱 고품위한 음이 가능하게 되었다. 심지어 출력관에 어느 정도의 전류를 흘릴 것인가도 선택 가능하게 했다. 기본적으로 60~80mA 사이에서 정할 수 있다. 메이커에선 67mA 정도가 적당하다고 하지만, 더 강력한 구동력을 원하면 80mA까지 추구할 수 있다.
본 기의 구성을 보면, 한가운데에 커다란 정류관이 위치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5U4G라는 모델로, 시중에 쉽게 구할 수 있는 관이다. 여기서 정류된 전류는 12AU7 초단관을 거쳐서 E80CC 드라이브 관으로 넘어간다. 이후, 300B 출력관에서 증폭되는 구조인 것이다. 참고로 이 300B는 주문하는 분의 성향이나 예산에 따라 얼마든지 선택 가능하다. 전설적인 웨스턴 일렉트릭을 쓸 수도 있고, 골드 드래곤도 쓸 수 있다. 기본적으로는 슈광제가 장착되는데, 300B 답지 않게 비교적 중립적이면서 무난한 밸런스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뒤편에 보면 다양한 조절 장치가 눈에 띈다. 우선 시그널 미터를 선택할 수 있는 기능이 있다. 이것은 출력 게인을 표시하거나 혹은 진공관의 상태를 알리는 쪽에서 양자 선택 가능하다. 또 전술한 출력관에 전류의 양을 흘리는 정도를 정할 수 있고, 출력관 교체 시 발생하는 험을 줄이는 노브도 제공된다. 따라서 사용자의 편의성을 고려하면서 높은 취미성을 확보한 것이 큰 특징이라 하겠다.

본 기의 시청을 위해 스피커는 스위스오너의 바흐 10, 소스기는 와디아 16 CDP를 사용했다. 첫 곡은 치메르만 연주,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 1악장. 정말 고상하고 아름답게 오케스트라가 전진해 온다. 그 위로 유려하고 감미로운 선율의 피아노. 무더운 여름인데도, 마음은 서늘해진다. 300B 특유의 음색이 맞물려, 그야말로 듣는 재미를 느끼게 한다.
노라 존스의 ‘Roving Gambler’는, 빌리 조 암스트롱과 듀엣으로 부른 곡이다. 약간 컨트리 냄새가 나는데, 중간에 하모니카까지 가세되어 매우 흥겹다. 탄탄한 베이스 위에 골격이 튼실하게 구축되어 있고, 두 가수의 음성이 정확히 분리되면서 또 조화를 이룬다. 전망도 뛰어나다. 더욱 마음이 느긋해진다.
마지막으로 게리 멀리건의 ‘Prelude in E Minor’. 보사노바 리듬 위에 얹은 발라드 명곡으로, 세 개의 관이 동원되어 로맨티시즘의 극치를 달린다. 그 감각적이고, 에로틱한 부분까지 절대 놓치지 않는다. 세 관의 개성과 특색이 또렷이 구분되면서, 재즈 특유의 활달함과 개방감을 아울러 갖췄다. 그러고 보면 동축형으로 제작된 바흐 10과도 정말 뛰어난 매칭을 보여준다. 3극관 앰프 애호가라면 아울러 생각해볼 만하다.

 

판매원 21 SOUND (02)2217-8667

가격 450만원   사용 진공관 300B×2, 12AU7×2, E80CC×2, 5U4G×1   실효 출력 8W
주파수 응답 20Hz-20kHz(±0.2dB)   아날로그 입력 XLR, RCA   S/N비 -92dB
험 & 노이즈 -92dB   크기(WHD) 42×25.5×35cm    무게 29kg

530 표지이미지
월간 오디오 (2016년 9월호 - 53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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