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enicke Audio W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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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enicke Audio W5
  • 김남
  • 승인 2016.09.01 00:00
  • 2016년 9월호 (530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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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또는 괴짜만 만들 수 있는 독특한 설계의 스피커

작은 체구인데도 깊이감은 대형 시스템 못지않고, 현 독주곡을 들으면 경이로움을 느낄 수 있다. 작은 거인이라는 표현이 이렇게 적절할 수 있으랴. 누구나 들어 보면 공통적으로 놀라는 것은 크기로는 상상하기 힘든 거대한 음장감이 으뜸일 것이다.

두어 달 전 스위스에서 온 이 메이커의 톨보이 스피커 W8을 만났을 때는 특이한 느낌이었지만 놀라지는 않았는데, 이 시청기에는 정말 많이 놀랐다. 백과사전 만한 사이즈에 백 로딩 혼을 넣고, 거기에 다시 3웨이 스피커에 준하게 여러 부품들을 넣었다. 보통이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발상이다. 이런 스피커를 만든 사람은 천재이거나 좀 괴팍한 사람일 것이다.
뵈니케라는 레이블은 디자이너이자 엔지니어인 스벤 뵈니케의 이름을 그대로 가져온 것으로, 스위스 바젤에 본거지를 두고 있으며, 스벤 뵈니케를 중심으로 CAD 모델링을 전문적으로 하는 프레드릭 암 등 소수의 인원으로 구성된 소규모의, 창립한 지 몇 해가 되지 않는 젊은 메이커다. 그러나 스벤 뵈니케의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근간으로 제작한, 기존 시장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매우 독창적인 스피커를 만들어 삽시간에 오디오 시장의 화제를 모으고 있다.
외지의 평가들을 보면 스벤 뵈니케가 현재 한 손으로 꼽을 수 있는 가장 주목받고 있는 신세대 엔지니어로 평가받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나이도 아직 젊다. 그리고 최근 들어 근래의 유럽 오디오 쇼에서는 스벤 뵈니케라는 이름이 화제의 인물로 자주 거론되는데, 독일 뮌헨 하이엔드 오디오 쇼에 출품된 그가 디자인한 오르페우스 SP3.0 스피커에 쏟아진 찬사는 대단했고, 스벤 뵈니케야 말로 전 세계를 통틀어 가장 진보적인 스피커 디자이너 중 다섯 손가락 안에 든다고 평가받았다.

이 시청기도 종래 스피커 설계의 허를 찌르는 간결, 복잡, 놀라운 제품인데, 별도로 판매하는 스탠드부터 특이하기 짝이 없다. 묵직하고 굵기만 했던 종래 스피커 스탠드를 비웃기라도 하듯 마치 공중에 떠 있는 것처럼 다소 빈약한 스탠드를 채택하고 있다. 물론 스피커 자체가 가볍기 때문이겠지만, 무거운 스탠드의 허점을 만천하에 고발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전체 설계는 상위 제품과 같이 풀레인지 스타일을 기본으로 채택하고 있어 마치 풀레인지 하나나 단일 동축 유닛을 사용해 만든 스피커의 사운드를 지향하고 있다. 전면의 유닛은 3인치 크기의 알루미늄 진동판을 사용하는 파운텍 FE85 드라이버인데, 이 유닛은 기본적으로 풀레인지이며, 국제적으로도 자작파나 고급 카 오디오 시장에서 인기를 모으고 있는 명품이다. 이 유닛에는 1차 오더 하이 패스 필터가 적용되었고, 전기기계식 패러럴 레조네이터를 설치해 두었다. 측면에는 5.25인치 크기의 피어리스 SLS 시리즈의 미드·우퍼를 부착하고 있으며, 1차 오더 크로스오버가 적용되어 있다. 그리고 후면 스피커 단자 사이에 자그마한 앰비언트 트위터가 부착되어 있다.
이 스피커는 외양뿐만 아니라 내부도 독특하기 짝이 없다. MDF가 아니라 집성목을 사용해 인클로저를 제작하고 있는데, 공개되어 있는 내부를 보면 CNC 밀링 머신을 사용해 통 원목을 파내는 방식으로 목재를 가공해 하부에 긴 형태의 미로를 만들어 놓은 것을 알 수 있다. 이 미로는 과거 여러 스피커에서 응용했던 백 로딩 혼 같은 효과를 노린 것으로, 포트 구간을 길게 늘어뜨려 저역을 확장할 수 있게 한 것이다.
뵈니케 오디오 제품들이 서양권에서 인기가 좋고, 최근 들어 일본과 함께 여러 동양권 국가에서도 선보이고 있는데, 워낙 독창적이면서 가격도 만만치 않아서 오디오에서는 상당히 보수적이라고 할 수 있는 우리나라에서의 반응이 어떨지 궁금해진다.

시청 시 신세시스 로마 27AC 진공관 인티앰프와 마란츠 SA-14S1 SE SACD 플레이어를 사용했다(모두 이번 호 시청기 게재). 시청기는 감도가 4Ω에 87dB로 상당한 출력이 들어가야 제대로 울릴 수 있는 수치인 데다 인클로저의 복잡함과 만듦새의 정밀함 때문에 대출력의 앰프가 반드시 필요한 것 아닌가 생각되었고, 사용 앰프의 출력이 25W에 그쳐 염려가 되었지만 기우였다. 소리를 울려 주는 데 전혀 지장이 없었다.
이 스피커는 비교적 난색계에 속하며, 깨끗, 섬세함은 당연하다 할 정도로 그 섬세함이 괄목할 만하며, 음상의 정확도도 인상적. 작은 체구인데도 깊이감은 대형 시스템 못지않고, 현 독주곡을 들으면 경이로움을 느낄 수 있다. 작은 거인이라는 표현이 이렇게 적절할 수 있으랴. 누구나 들어 보면 공통적으로 놀라는 것은 크기로는 상상하기 힘든 거대한 음장감이 으뜸일 것이다. 장쾌한 대편성곡은 물론이고, 쿵 무대를 울리는 듯한 피아노 곡 ‘September’의 첫 소절과 저역 웅진의 거대함은 믿어지지가 않는다. 금관 밴드인 그렌 밀러 악단의 연주는 만장을 압도하는 듯하고, 마치 큰 부채 바람으로 음을 밀어내는 듯한 느낌. 매끈함과 진함은 기본인데, 무엇보다도 감탄스러운 것은 음이 마치 새벽녘 밀물처럼 겹겹이 다가온다는 것이다. 음의 뒤편에 동일한 또 하나의 음이 서려 있는 듯한 이런 감촉은 처음이라 할 수 있겠다. 대형기나 중형기가 대체 왜 존재해야 하는지 새록새록 의문을 던지는, 그야말로 기똥찬 제품이란 이런 기종을 말하는 것이리라.

 

수입원 다담인터내셔널 (02)705-0708

가격 590만원(스탠드 별매 : 90만원)   사용유닛 우퍼 13.3cm, 풀레인지 7.6cm, 앰비언트 트위터
임피던스
출력음압레벨 87dB/W/m   크기(WHD) 10.4×29.3×23.1cm, 74.7cm(스탠드 포함 높이)   무게 3.5kg

530 표지이미지
월간 오디오 (2016년 9월호 - 53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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