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R Yoshino EAR HP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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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R Yoshino EAR HP4
  • 여진욱
  • 승인 2016.08.01 00:00
  • 2016년 8월호 (529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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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해상도 음원에 어울리는 사운드를 가진 진공관 헤드폰 앰프

EAR HP4는 기존의 EAR 스피커 앰프들이 추구하고 있는 방향성을 훌륭하게 집약시킨 헤드폰 앰프이다.
클래식하면서 고급스러운 디자인 속에 첨단 기술력과 예리한 사운드 튜닝을 담아내었다. 자사의 개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고해상도 오디오와 헤드 파이라는 새로운 흐름에 적절하게 대응하는 영리함이 돋보인다.

영국의 EAR(Esoteric Audio Research)은 전자 엔지니어인 파라비치니(Tim de Paravicini)에 의해 1976년에 설립된 유서 깊은 회사이다. 100W급 모노블록 진공관 파워 앰프인 EAR 509라는 모델을 처음 선보인 이래로 현재까지도 진공관을 사용한 앰프를 전문으로 생산하고 있다. 오랜 기간 갈고닦은 진공관 앰프를 위한 독자적이며 독특한 기술력과 좌우대칭형의 웅장하고 건축적인 디자인은 진공관 앰프에 관심 있는 애호가들 사이에서 상당히 유명하다. 그 EAR에서 이번에 처음 헤드폰 앰프를 선보인 것이다.
헤드 파이 오디오는 이제는 하이파이 스피커 오디오 전문 브랜드들에서도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주요한 시장이다. 그래서 기존의 유명한 하이파이 브랜드들이 하나 둘 헤드 파이 오디오 시스템을 위한 기기들을 선보이는 풍경도 이제는 낯설지 않다. 이번에 소개할 EAR HP4 헤드폰 앰프 역시 그러한 대세에 동참하는 제품이다.
EAR HP4에는 그간 EAR 제품들에서 보여주었던 다양한 기술들이 아낌없이 투입된 축약판이다. 6SL7 관을 4개를 사용하여 파라비치니가 개발한 ‘Enhanced Triode Mode’ 회로가 적용된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이 기술은 기존 인티앰프 모델인 V20과 859에 먼저 적용되어 큰 성공을 거둔 바 있다. 또한 파라비치니에 의해 새롭게 설계된 출력 트랜스포머는 1W에 이르는 대출력을 매우 낮은 왜율의 고음질로 출력한다.
입력단은 특이하게도 RCA 싱글엔디드 입력에 더해 XLR 밸런스드 입력까지도 지원한다. 이는 HP4가 홈 리스닝뿐 아니라 스튜디오 모니터링의 사용도 겨냥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튜디오 모니터링 헤드폰들은 임피던스가 높아 구동이 어려운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그래서 HP4는 헤드폰 앰프로서 600mW에 이르는 대출력을 지원하며, 고 임피던스 헤드폰 구동을 위한  High Z 출력 단자를 따로 가지고 있다. 헤드폰 측의 임피던스가 40Ω를 경계로 이보다 낮으면 Low Z 높으면 High Z 단자를 사용할 것이 권장된다. 각각의 출력단이 2개씩 준비되어 있어 헤드폰 출력 단자는 총 4개나 구비되어 있다. 여러모로 스튜디오 장비스러운 느낌이 전해진다.

HP4는 스피커 시스템과의 동시 운용을 염두에 두어 라인 아웃도 지원한다. 후면의 RCA·XLR 라인 아웃은 어느 입력을 선택하더라도 두 라인 출력단으로 항상 출력을 내보낸다. 전면의 파워 앰프 스위치로 라인 아웃을 간단하게 음소거시킬 수 있어 스피커 시스템과의 동시 운용 시 매우 편리하다.
HP4의 사운드는 6SL7 관과 인핸스드 트라이오드 모드 회로가 만들어내는 전형적인 부드러운 하모닉스 특성을 가지고 있다. 하모닉스 특성이 고차 주파수로 갈수록 부드럽게 감쇄되면서 부드러우면서도 정제된 분위기를 연출한다. 또한 헤드폰 앰프 치고는 꽤나 대출력이고, 진공관을 출력 스테이지에 사용함에도 배경 노이즈가 제법 정숙한 편이다. 부드러우면서도 정숙하여 사운드의 충실도가 전반적으로 높다.
한편, 볼륨 노브의 위치에 따라 사운드의 성향이 어느 정도 차이가 나는 점도 흥미롭다. 볼륨 노브가 11시 방향 이하의 낮은 볼륨일 때에는 왜율이 극도로 억제되면서 지극히 충실도가 높은 경향을 보인다. 그 이상의 출력에서는 진공관 특유의 하모닉스 특성이 적극적으로 발현되면서 풍부한 하모닉스로 음악의 풍성함을 더한다. 그래서 HP4만의 매력적인 사운드를 제대로 느끼고 싶다면 저 능률의 거치형 헤드폰들과 매칭해 보는 것이 좋다. 물론 고 능률의 이어폰·헤드폰을 연결했을 때에는 충실도 높은 하이파이 앰프의 느낌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음색의 튜닝은 오히려 진공관 앰프스럽지 않은 과감함이 엿보인다. 초 고음 영역의 힘을 강조함으로써 어느 정도 착색을 가미하였다. 그래서 진공관 앰프 하면 떠오르는 너그럽고 부드러운 음색이 아니라, 선명하고 날카로운 음색 성향을 가지고 있다. 이는 최근의 고해상도 음원 재생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튜닝으로 보인다. 고해상도 음원의 높은 고음 한계를 적극적으로 살려 주는 음색 튜닝이 부드러운 하모닉스 특성과 어우러져, 이 시대에 어울리는 진공관 앰프의 사운드란 무엇인지를 보여 준다.
EAR HP4는 기존의 EAR 스피커 앰프들이 추구하고 있는 방향성을 훌륭하게 집약시킨 헤드폰 앰프이다. 클래식하면서 고급스러운 디자인 속에 첨단 기술력과 예리한 사운드 튜닝을 담아내었다. 자사의 개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고해상도 오디오와 헤드 파이라는 새로운 흐름에 적절하게 대응하는 영리함이 돋보인다. 무엇보다도 거함급 헤드폰 앰프라는 포지셔닝은 그간 대형기들을 주로 다루어 왔던 EAR에 그야말로 어울리는 콘셉트이다.

 

수입원 D.S.T.KOREA (02)719-5757
가격 620만원
사용 진공관 6SL7×4
헤드폰 출력 4
아날로그 입력  RCA×1, XLR×1
아날로그 출력 RCA×1, XLR×1

529 표지이미지
월간 오디오 (2016년 8월호 - 52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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