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nat MA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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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gnat MA600
  • 월간오디오
  • 승인 2016.08.01 00:00
  • 2016년 8월호 (52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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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와 디지털, 튜브와 트랜지스터를 품은 인티앰프

마그낫(Magnat)은 1970년대 하이파이 전성기 시절 창립된 독일의 대중적인 스피커 메이커다. 플라즈마 트위터와 같은 아방가르드적인 하이테크 기술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시키기도 했고, 지금은 하이파이 스피커 제조 기술의 표준으로 자리 잡은 알루미늄 주물 바스켓을 일찌감치 선보이기도 했다. 1970-80년대 실험적인 모델들을 양산하던 시절과 비교하면 지금의 마그낫 박스형 스피커의 외형은 평범하다고도 할 수 있다. 이렇듯 마그낫은 원래 스피커 전문 제조사로 시작된 브랜드이다. 다만, 일찍부터 플라즈마 트위터, 카오디오와 서브우퍼 등을 통해 앰프 및 소스기기와 관련된 인접 기술을 축적시켜 왔다는 점에서 오디오 일렉트로닉스 분야의 완전한 신참자라고 보기는 어렵다.

세라믹과 LKR 토폴로지 고차 필터의 하이테크적인 소재를 선호하는 동사의 스피커와 비교하면 마그낫의 앰프들은 공히 고전적인 진공관 프리부에 트랜지스터 출력 스테이지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방식을 추구한다. 2008년 EL34 출력관을 사용한 순수 진공관 앰프 RV1을 선보인 데 이어 6550 출력관을 채택한 RV2, 진공관 하이브리드 방식의 MA400, MA800, MA1000을 잇따라 출시하면서 착실하게 라인업을 확장해 왔다.
하이파이 앰프 분야에서 확실하게 그들의 존재감을 각인시킨 모델은 오픈 보닛카의 엔진룸에서 영감을 얻은 마그낫 40주년 기념작 하이브리드형 RV3. 메인 트랜스포머와 파워스테이지 커패시터, 히트 싱크, 그리고 프리앰프부의 진공관이 모두 섀시 상단에 노출된 유니크한 인더스트리얼 디자인은 세계적인 디자인 어워드인 독일의 ‘플러스 X 어워드’의 2013년 하이퀄러티 디자인 상과 올해의 기기 상을 안겨주기에 충분했다.
메커니컬한 시각적 인상과 달리 따뜻한 음색과 미묘한 뉘앙스 표현, 그리고 독일 스페셜리스트의 설계로 완성된 MM/MC 포노단은 외장 섀시 못지않게 애호가들에게 심미적인 만족감을 주었다. 순수 진공관 앰프의 외율과 지연음, 제한된 다이내믹스의 약점이 제거된 진한 와인빛 튜브 사운드는 옥타브의 그것과는 또 다른 풍미를 안겨준다. 결코 만만치 않은 가격이지만, 국내에서의 반응 또한 자못 뜨겁다.
이제 마그낫은 그들이 본령으로 삼고 있는 좀더 대중적인 포지션에서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아우르는 회심의 역작을 선보이며 하이파이 유저들을 유혹하고자 한다. 바로 이번에 살펴보고자 하는 DAC 내장형 인티앰프 MA600이 그것이다. apt-X에 대응하는 고음질 블루투스 4.0 무선 수신과 USB DAC, 그리고 MM 포노 단자 등 아날로그와 디지털 소스를 모두 활용할 수 있다. 엔트리급인 MA400이 5.8kg인 반면 신형 MA600은 8.1kg으로 한층 무거워졌다. 물론 마그낫의 제작 기조에 충실하게 진공관 프리부와 트랜지스터 파워 앰프부를 결합한 하이브리드형 설계이다.

필자는 청음을 위해 체코제 자비안 페를라 북셀프 스피커와 입문형 톨보이 델리지아를 차례로 매칭해 보았다. 여기서 발견한 점은 전작인 MA400의 진공관적인 질감에 더해 강력해진 구동력과 노숙한 음색, 묵직하게 밀어주는 음악적 권위감, 그리고 다이내믹스가 본격적인 미들급 하이파이의 면모를 지녔다는 점이다.
특히 자비안 델리지아와 조합된 MA600 인티앰프의 퍼포먼스는 인상적이다. 물론, 이보다 상급기인 페를라에서의 화사하게 퍼지는 고급스러운 질감과 재즈 보컬의 스모키한 맛에 깊이 매료되었지만, 여간해선 제 모습을 보여주기를 꺼리는 끈끈한 합성수지 도료를 바른 델리지아의 미드·베이스 페이퍼 멤브레인을 탄력 있게 드라이빙하는 면모는 알싸한 오디오적 카타르시스를 불러일으킨다. 특히 1990년 7월 7일 로마 월드컵 결승전 전야제로 열렸던 파바로티, 카레라스, 도밍고의 쓰리 테너 콘서트 실황 음반에서 두성과 두둑한 뱃심을 권위감 있게 펼쳐내 보이는 면모는 진공관과 TR 소자 하이브리드형 설계의 장점을 오롯이 체감케 했다. 델리지아의 임피던스가 4Ω에 87dB의 감도를 지녔다는 점을 고려하면, 저 임피던스 스피커에 대한 대응력 역시 충분하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테스트에서는 일부러 저 음압 스피커를 투입했었지만, 동사의 컴팩트 제품인 퀀텀 에델스타인 북셀프 스피커나 퀀텀 803을 매칭해 준다면 소위 말하는 원 브랜드 매칭의 시너지를 더욱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비교적 구동이 어려운 자비안 스피커 2종의 집중 청음을 통해 마그낫의 MA600 인티앰프가 광범위한 북셀프 스피커와의 조합을 고려한 표준적인 앰플리파이어 솔루션으로 개발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다시 말해 4-8인치 내외의 미드·우퍼에 4-8Ω의 임피던스, 87-92dB 내외의 감도를 지닌 북셀프 스피커라면, 진공관의 따스함과 TR의 예리함이 조화를 이룬 하이브리드 인티앰프의 진면목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2015년 ‘플러스 X 어워드’는 또 다시 MA600의 마그낫에 올해의 가장 혁신적인 브랜드 상을 수여했다. MA600 인티앰프의 우직한 케이스워크를 생각하면 뜻밖의 수상이다. 아마도 외형 디자인보다는 음질적 우수성과 범용성에 더 점수를 주지 않았을까? 말하자면 턴테이블과 PC를 아우르는 다양한 소스의 활용도, 블루투스 4.0의 트렌디함, 우직한 외장 섀시에 담긴 유니크한 진공관 음색을 지닌 슈퍼 노멀 인티앰프라는 점에 주목한 것이다.

수입원 (주)다비앙 (02)703-1591
가격 150만원
사용 진공관 ECC88×1
실효 출력 55W(8Ω), 70W(4Ω)
디지털 입력 Coaxial×1, Optical×1, USB B×1
블루투스 지원(Ver4.0, apt-X)
주파수 응답 8Hz-80kHz(-3dB), 20Hz-20kHz(±0.3dB, Phono)
S/N비 98dB, 82dB(MM)
입력 감도 500mV, 5mV(MM)
크기(WHD) 43×10.1×28.7cm
무게 8.1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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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6년 8월호 - 52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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