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T & BEAT BLUEAM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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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T & BEAT BLUEAMP
  • 월간오디오
  • 승인 2016.08.01 00:00
  • 2016년 8월호 (52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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콤팩트 사이즈의 파워풀한 인티앰프

새로운 인티앰프를 리뷰하기로 했다. 고급스럽고 견고한 박스. 굳이 얘기해 주지 않아도 박스 색상만 봐도 느낌이 왔다. 바로 비트 앤 비트(BIT & BEAT)의 제품이다. 몇 달 전, 작지만 내부 구성이 아주 알찬 D/A 컨버터 - 블루댁(BLUEDAC)이라는 제품을 처음 듣게 되었다. 블루댁은 PCM 32비트/384kHz 파일 및 DSD256 파일의 재생을 지원하고, 블루투스 apt-X를 지원하는 등 막강한 스펙을 가진 최신 제품이었다. 두꺼운 알루미늄 판재를 벤딩해서 제작한 섀시도 견고하고 고급스러웠으며, 작은 몸집인데도 밸런스 출력을 포함하는 등 다양한 입·출력 단자를 구비하고 있었다. 비슷한 성능의 타 기기들에 비해 무척이나 저렴한 가격을 굳이 따지지 않더라도 흠잡을 곳을 찾기 힘든, 보기 드문 제품이었다.
쉴 새 없이 진보하는 디지털 기술 때문에 고가의 디지털 기기를 장만하는 것이 무척이나 부담되는 요즘, 최신 스펙의 디지털 기기가, 게다가 소리도 좋은 기기가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된다는 것은 참으로 애호가들이 바라던 사건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아무리 하이엔드 최고급 제품이라고 하더라도, 디지털 기기 중에서 평생 쓸 수 있는 기기가 과연 하나라도 있을까? 언제든 더 나은 음원 포맷이 나오거나, 뭔가 새로운 기술이 개발되어 기기를 바꿀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올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비트 앤 비트가 이번에는 블루댁과 짝을 이룰 인티앰프 - 블루앰프(BLUEAMP)를 출시한 것이다. 그동안 블루댁을 다른 앰프들 - 훨씬 큰 앰프들과 매칭해 사용하면서, 음질 면에서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지만 디자인 측면에서는 다소 언밸런스한 느낌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었다. 그래서 블루댁과 어울리는, 작은 크기로 함께 포개 놓을 수 있는, 하지만 음질에서만큼은 결코 작은 앰프라는 느낌이 들지 않을 그런 환상적인 앰프를 상상했던 것이다. 어쩌면 그런 상상이 현실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상자를 열어보니 과연, 블루댁과 똑같은 폭과 깊이에 높이가 두 배 정도 되는 앙증맞은 앰프가 들어 있다. 폭이 좁고 뒤로 길쭉한 형태. 중앙 부분에만 방열판이 돌출된 모습이 10년쯤 전에 인기를 끌었던 앰프질라를 연상케 한다. 두꺼운 알루미늄 판재를 벤딩 가공해 만든 섀시는 블루댁과 동일하며, 디자인 역시 블루댁과 위화감 없이 고급스럽게 마무리되었다. 그리고 묵직하다. 사이즈만 보면 요즘 유행하는 디지털 모듈을 사용해서 쉽게 만든 앰프가 아닐까 하는 예상을 하게 되는데, 이 정도로 묵직하다면 뭔가 있을 것 같다는 기대를 하게 한다. 스펙을 보면 6kg이 조금 넘는 것으로 나오는데, 아마도 내부가 빈틈없이 꽉 차 있을 것 같다.
소스는 밸런스 입력 하나, 그리고 언밸런스 입력 두 개를 지원한다. 입력단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는데, 이 기기가 블루댁과 세트로 사용될 것을 생각하면 충분히 이해가 된다. 블루댁이 USB, 광, 동축, AES/EBU(XLR)에 블루투스까지, 실로 다양한 입력단을 갖고 있으므로 디지털 기기는 블루댁에, 그리고 아날로그 기기는 블루앰프에 연결하면 된다. 사실 블루앰프는 처음 블루댁을 개발할 때부터 동시에 기획과 설계가 진행되었다고 하니, 단지 블루댁의 인기 때문에 서둘러 만든 제품이 아닌 것은 확실하며, 두 기기를 함께 사용할 때 기능 면, 음질 면에서 최고의 효과를 얻도록 제작된 것이다.

하드웨어에 대한 정보를 받지 못해 앰프를 열어 보았다. 섀시는 상당히 견고하고, 내부 구조도 상당한 실력자가 설계했다는 것이 느껴진다. 앰프 내부는 실로 꽉 차 있으며, 빈틈이 없어서 내부가 잘 보이지 않는다. 맨위층에는 전원 회로 기판이 있는데, 그 아래에 필터 커패시터들을 보고 싶어 기판을 들어내니 철판으로 가로막혀 있었다. 결국 방열판을 분해한 후에야 앰프의 개략적인 윤곽을 알 수 있었다.
우선 이 앰프는 전원부부터 증폭단까지 요즘 이 가격대에서는 보기 힘든 순 아날로그 앰프다. 대형 토로이달 트랜스, 브리지 다이오드와 필터 커패시터로 이루어진 전통적인 회로에 OP 앰프와 FET로 이루어진 정전압 회로를 추가해 공들여 구성해 놓았다. 필터 커패시터는 이 사이즈의 앰프로는 상상하지 못할 대용량으로 무려 80,000㎌에 이른다. 잠깐, 그렇다면 먼저 출력단을 보자. 출력 소자는 히타치제 FET 2SK1058/2SJ162 페어. 그런데 놀랍게도 채널당 한 조씩 싱글 푸시풀 구성이다. 이 정도라면 보통 10,000-20,000㎌ 정도를 사용하면 족하다. 일반적으로 필터 커패시터의 용량이 커지면 저역이 풍성해지고 힘이 붙는다. 아마도 설계자는 다병렬 푸시풀 회로에서 출력 소자의 편차 때문에 발생하는 소리의 번짐이 없는 싱글 푸시풀 회로의 맑은 소리를 원하면서도, 그래서 출력은 채널당 50W로 제한하면서도, 저 임피던스 스피커의 구동 능력이나 저역의 양감 - 소위 힘이 있는 소리를 내려 했던 것 같다.
블루앰프 회로에서 다른 한 가지 특징은 단순한 증폭 회로를 들 수 있겠다. 드라이브단을 텍사스 인스트루먼트에서 제작한 신뢰성이 높은 - 왜율이 0,00035% 밖에 되지 않는 프로 오디오용 칩을 사용함으로써 다른 부품의 사용을 최소화했으며, 비마의 폴리프로필렌 커패시터 등 고급 부품을 적재적소에 투입했다. 10-20년 전에만 해도 하이파이에서 집적 회로의 사용은 금기로 여겨져 왔는데, 제프 롤랜드에서 칩 하나에 출력석까지 내장된 - 당시로서는 하이엔드 앰프에 사용되리라고는 상상조차 할 수 없을 만큼 저급하다고 여겨졌던 LM3886을 태연하게 사용해 훌륭한 소리를 내면서 애호가들과 설계자들의 인식이 크게 바뀌기 시작했다.
디지털 시대가 된 후로는 디지털 증폭 모듈이나 고밀도 집적 회로의 사용이 당연하다고 여겨질 정도가 되었으며, 역시 금기로 여겨졌던 스위칭 전원부도 활발하게 도입되고 있는 중이다. 지금은 단순히 어떤 회로를 사용했는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무엇을 어떻게 써서 어떤 소리를 내느냐가 중요한 시대다. 블루앰프의 설계자는 내구성이 높은 단순한 회로에 집중적으로 고급 부품을 투입하고, 엄청난 용량의 하이 스피드 전원부(메이커 측은 울트라 하이 스피드 전원부라고 한다)를 도입함으로써 최선의 효과를 얻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이제 소리를 들어 본다. 책상 위, 컴퓨터와 광 케이블로 연결된 블루댁 아래에 블루앰프를 포개 놓으니 참으로 밸런스가 잘 맞는다. 스톡피쉬에서 발매한 고음질반 <Simply the Finest>부터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듣기 시작했다. 한 시간쯤 지나자 열이 제법 나면서 소리가 제 자리를 잡기 시작한다. 싱글 푸시풀 회로답게 맑고 상쾌한 음색에 우선 매혹된다. 기타가 이렇게 배음이 많은 악기였던가. 여섯 줄의 떨림이 아름답게 화음을 이루며 포근하게 펼쳐진다. 기타 통의 울림은 풍성하고 느긋하며, 저역은 예상대로 풍부하고 깊다. 고역과 저역 모두 매력적이지만, 특히 저역 구동 능력이 두드러지며, 아마 웬만큼 까다로운 스피커라고 하더라도 구동력이 딸려서 저역이 빈약해지는 경우는 없을 듯하다.
오랫동안 들어도 피곤하지 않은 부드러운 성향을 가지고 있으며, 특별히 장르를 가리지도 않는다. 오디오를 처음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게 적당한 가격으로 하이파이 시스템의 맛을 일깨워 줄 선물과도 같은 세트다. 또한 하이엔드 시스템과 별도로 간단하게 들을 수 있는 콤팩트한 서브 시스템을 갖추고자 하는 애호가들, 특히 크기는 작더라도 소리는 제대로 나와야만 한다는 입맛(귓맛?) 까다로운 애호가들에게도 반드시 일청을 권하고 싶다.

 

문의 헤르만오디오 (010)4857-4371
가격 미정
실효 출력 50W
주파수 응답 10Hz-100kHz(±0.1dB)
THD 0.005%
S/N비 90dB
입력 감도 29dB
출력 임피던스 4-16Ω
크기(WHD) 20×11×24cm
무게 6.1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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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6년 8월호 - 52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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