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은 각기 다르게 풀이되지만, 소리의 순수성이자 단적인 시간예술이라는 말에는 많이 공감하고 있다. 태어나기 전 어머니의 품에서부터 태교음악을 들었으며, 말을 할 수 있을 때부터 다니기 시작한 유치원에서는 동요를 가르치고, 학교 수업시간에는 음악이라는 과목이 필수가 되었다. 이렇게 음악이란 적어도 삶에 있어서 20%는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다. 특히 이어폰·헤드폰은 이런 음악들을 더욱 가깝게 하는 대표적인 음향 기기이다.
무수히 많은 헤드폰들이 시장에 출시되고 있지만 ‘왜? 무엇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많이들 궁금하고 어려워 할 것이다. 브랜드마다 소리도 다르고, 형식 역시 제법 차이가 있다. 헤드폰은 크게 오픈형, 밀폐형의 구조를 가지고 나뉠 수 있다. 오픈형은 좀더 빠르고 개방적인 사운드를 추구하고, 밀폐형은 좀더 단단한 다이내믹한 사운드를 얻어낼 수 있다. 이번에 소개할 SR80e는 오픈형 중에서도 가장 전통적이고, 정석이라 볼 수 있는 헤드폰이다.
사실 SR80은 그라도 오랜 스테디셀러 제품으로, 조금씩 마이너 체인지를 거듭해왔다. 이전 버전이 i 버전이었는데, 최근 e 버전으로 변경, 또 한 번의 업그레이드를 진행한 것이다. 이전 버전보다 소리를 한층 정갈히 다듬은 듯한 느낌을 안겨주는데, 이는 그라도의 매력은 살리되 소리의 중용을 지켰다는 생각이 든다.
그라도 SR80e는 유닛이 열려 있어 소리 및 공기가 자유롭게 이동이 가능하다. 밀폐형 헤드폰뿐만 아니라 여타 개방(오픈)형 헤드폰과는 달리 더욱 시원한 타격감을 느끼는 하는 것이 이 SR80e의 맛이다. 더구나 묵직하면서도 경쾌한 드럼 소리는 일품이고, 메인 싱어의 목소리의 표현은 여타 동급의 헤드폰을 압도할 정도이다. 이 때문일까? 그라도는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그라도 마니아, 즉 그라도를 사랑하는 팬 층을 두텁게 유지하고 있다.
그라도 SR80e는 임피던스가 32Ω이며, 감도가 99.8dB로 일반 휴대폰과 직접 연결해도 그 음색을 느낄 수 있다. 물론 헤드폰 앰프와 함께 구동한다면, 더욱 박력 넘치는 사운드를 얻어낼 수 있을 것이다. 저역은 더욱 묵직해지고, 거침과 매끄러움의 세세한 질감까지 살아난다. 그라도에서는 헤드폰 앰프도 함께 출시하고 있으니, 매칭을 염두에 두어도 좋을 것이다.
SR80e은 플라스틱 하우징, 헤드 밴드와 행거 구성으로 매우 심플하게 제작되었다. 행거는 쇠로 되어 있으며, 고무캡으로 유닛과 밴드가 분리되는 것을 막아준다. 이어 패드는 스펀지 형식으로 탈착이 가능하다.
SR80e은 그라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보급형 헤드폰으로 그라도의 음색은 그대로 살리되 모든 이들이 공통적으로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출시되고 있다. 세심하게 카트리지를 생산하는 일가이다 보니, 헤드폰 하나하나에도 세심한 정성이 느껴진다.
무게는 200g 정도로 오랜 청음에도 무리가 없을 정도로 가벼우며 불편함이 없다. 산행이나 공원 산책 시에도 부담 없이 가볍게 음악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소리가 외부로 전해지는 오픈형이니 볼륨은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사실 시중에는 화려하고 다채로운 색감의 블링블링한 헤드폰들이 많이 있다. 하지만 그라도처럼 클래식하고 레트로 느낌의 헤드폰은 쉽게 찾을 수 없을 것이다. 그야말로 유니크한 디자인. 요즘 젊은 사람들의 감성에 걸맞은 디자인이라는 것이다. 실제 그라도 마니아들은 그 특유의 메탈 사운드에 열광하기도 하지만, 디자인 때문에 선호하는 사람도 다수 존재한다.
그라도 헤드폰은 순수 수작업으로 조립되어 확실히 여타 브랜드의 세련미는 없다. 허나, 그보다 더 아름다운 순수한 장인 정신이 깃들어져 있다는 것을 확실하게 느낄 수 있다. 달콤한 초콜릿을 입에 머금다가, 진한 아카시아 향기가 풍겨와 초콜릿의 맛이 사라지듯이, 그라도는 아카시아 향기의 소리를 들려준다. 기존 헤드폰과는 다른 그라도만의 사운드를 느껴보고 싶다면, SR80e로 시작해보면 좋을 것이다.
수입원 D.S.T.KOREA (02)719-5757
가격 16만5천원 유닛 타입 오픈형 임피던스 32Ω 음압 99.8dB 주파수 응답 20Hz-20kHz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