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ing Voice IBX-RW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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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ing Voice IBX-RW3
  • 김남
  • 승인 2016.06.01 00:00
  • 2016년 6월호 (527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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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 온몸을 휘어 감는 놀라운 체험

마치 음악이 만조의 바다처럼 밀려오고, 오랜 장마철 댐의 물처럼 금방이라도 넘쳐날 것 같은 데에서 경이로움을 느꼈을 뿐…. 그러나 음장감만 거대하면 뭐한단 말인가?
하지만 이 스피커는 그 이후에도 성능이 굉장하다는 점이다. 대체 어떻게 이 작은 체구에서 그런 소리들이 만들어진단 말인가.

특이한 제품이다. 설명 없이 겉으로만 보면 평범해 보이지만 사실은 평범해 보일 만한 것이 아니다. 색다른 아이디어로 지금 세계 각국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중이다. 전문지마다 괄목할 만한 제품으로 선정이 되었고, 제품 소개와 리뷰가 여기저기 넘쳐난다. 보통의 플로어스탠딩 스피커는 아닌 것이다. 가격도 만만치가 않다. 그 이유는? 이 제작사에서는 이미 약 30만 파운드짜리 기묘한 혼 타입 스피커를 내놓아 시선을 모은 바가 있다. 보통의 제품은 만들지 않는다는 예고편이었던 셈이다. 이 제작사에 대해서는 특별한 자료가 없지만 영국 더비셔에 공장이 있고 처음부터 용도가 명확한 전문 기종을 만들기 위해 출범했다고 한다.

동사의 대표적인 모델은 IBX·OBX 제품이다. IBX와 OBX는 생김새는 같은데 두드러진 차이점이 있다. IBX는 네트워크 박스가 내장되어 있는 일반 스타일이고, OBX는 네트워크 박스가 외장이다. OBX가 좀더 차별화된 기종인 셈이다. 이 네트워크 박스는 무게가 5kg이나 되는 육중한 것이다.
이 IBX와 OBX 스피커가 속해 있는 시리즈에는 이색적인 이름이 붙어 있다. 관객석이라는 뜻의 ‘오디토리움’이 그것이다. 상호와 이들 단어를 조합해 보면 ‘관객석의 살아 있는 음성’이라는 말이 된다. 보통 스피커는 하이엔드라고 할지라도 공연장용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는다. 거실용이라고도 안 쓴다. 그보다는 오히려 작은 룸에서 잘 울리는 홈 스피커라는 쪽이 더 많다. 그런데 이 메이커는 처음부터 거실에 잘 어울리는 스피커를 개발한 것으로 설명되고 있다. 모든 스피커들이 너무 홈용이라는 타이틀에 얽매어 왜소하기 짝이 없다는 것이 개발의 초점. 회사의 설립자인 케빈 스코트는 그 점에서 당시 스피커들의 품질에 실망을 하던 터였다. 그래서 성능이 좋으면서도 음향의 규모를 크게 하고 보통의 소출력 앰프로도 얼마든지 다이내믹한 음악을 재생할 수 없을까 고민하다가 드디어 개발에 성공했다고.

모든 오디오 사용자들은 사실 그 점을 가장 부러워한다. 음악의 샤워라는 표현이 있지만 온몸을 휘어 감는 웅장한 사운드가 내 방에서는 울릴 수 없단 말인가? 그리고 볼륨을 줄이면 라디오인지 오디오 세트인지 분간이 안 되는 것이 사실상 현재 오디오의 상태이고, 핀 포인트 운운해 가면서 극도로 왜소한 것이 지금의 제품들이기도 한 터이다. 그렇다고 해서 대문짝만한 알텍을 방안으로 끄집고 들어올 수는 없는 일. 요행으로 들여와도 결국 알텍은 전공이 야외용이기 때문에 방안에서 길들인다는 것은 애초부터 어렵다. 피아노든, 현 독주든, 보컬이든, 어떤 장르라도 최고의 퀄러티로 소화해 내는 슬림한 플로어스탠딩 스피커 제품이 있다면? 그것이 꿈이 아니라 현실로 나타났다는 느낌이다. 완벽하지는 않을망정 이 스피커로 음악을 듣고 있노라면 음악의 파도 속에 서핑 보드를 타는 느낌이 감돈다. 특이한 체험이다.
처음에는 전혀 그 이유를 몰랐다. 연결 앰프가 콘래드 존슨의 파워 앰프(140W 출력)였기 때문에 그 파워감 때문인 줄만 알았다. 물론 펀치가 강해도 매칭이 좋지 않으면 오디오는 꽝이다. 다소 아쉬운 것은 시청 당일 시간 때문에 이 앰프 저 앰프로 골고루 들어 보지 못했다는 점, 그 점이 굉장히 섭섭하다.
마치 음악이 만조의 바다처럼 밀려오고, 오랜 장마철 댐의 물처럼 금방이라도 넘쳐날 것 같은 데에서 경이로움을 느꼈을 뿐…. 그러나 음장감만 거대하면 뭐한단 말인가? 하지만 이 스피커는 그 이후에도 성능이 굉장하다는 점이다. 대체 어떻게 이 작은 체구에서 그런 소리들이 만들어진단 말인가. 당연히 어떻게 만들었는지 내부 설명은 없다. 비밀의 핵심은 네트워크 쪽에 있는지 모르겠다. 체구나 유닛 등은 그냥 평범해 보이기 때문이다.

비로소 내력을 알아보고 그 의문이 어느 정도 풀렸다. 이 스피커는 놀랍게도 혼이나 풀레인지도 아닌데 감도가 94dB이나 된다. 임피던스는 6Ω이다. 여기에 비밀이 있는 것일까. 트위터는 유닛계의 명가로 알려져 있는 스캔스픽의 D2905/990000, 일명 레벨레이터가 들어 있다. 그리고 6.5인치 미드·우퍼는 자사 특주품으로 특수 처리한 페이퍼 재질의 콘에 강력한 마그넷을 장착했다. 그리고 고가의 호블랜드 필름 및 포일 뮤지캡, 자사에서 직접 제조한 에어 코어 인덕터 등 부품 선별이 남다르고, 단자 역시 WBT 제품을 사용했으며, 각 부품을 극저온 처리했다. 인클로저 역시 MDF에 비닐 시트를 붙인 것이 아니라 프리미엄 가구 등급의 북 매치한 무늬목으로 정성스럽게 마감했다. 내부에는 단단한 3중 버팀대를 부착해 진동에 대비하고 있다.
이런 여러 가지 사항이 종합된 것일지라도 호기심은 해소되지 않는다. 차이코프스키 1812년 서곡에서 대포 소리가 항상 불만이었고, 홈 스피커로 듣는 록의 라이브 공연에서 항상 생기가 부족했다. 그런 아쉬움이 송두리째 사라지는 그 이유는? 아직도 미스터리다. 이제 더 이상 대형기는 필요 없어진 것은 아닐까? 

 

수입원 소노리스 (02)581-3094   가격 1,380만원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2) 16.5cm, 트위터 D2905/990000 레벨레이터   재생주파수대역 35Hz-25kHz  
임피던스 6Ω   출력음압레벨 94dB   파워 핸들링 100W   크기(WHD) 21.5×102×27cm    무게 22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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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6년 6월호 - 52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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