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x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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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현태
  • 승인 2016.06.01 00:00
  • 2016년 6월호 (52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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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작곡가들의 다양한 표정을 느낄 수 있는 음반

이번에 소개할 낙소스의 음반들은 첼리스트인 드미트리 야블론스키 지휘의 하차투리안 교향곡과 피아니스트 보리스 길트버그 연주의 라흐마니노프 초기 피아노 작품들을 만날 수 있는데, 레퍼토리들이 모두 집중력이 필요한 작품들인 만큼 더욱 이들의 연주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녹음들이라고 할 수 있다.
첫 번째 음반은 구소련 작곡가인 아람 하차투리안의 작품 세계를 만날 수 있는 음반으로, 교향곡 2번과 레르몬토프 모음곡이 수록되어 있다. 첫 곡인 교향곡 2번 ‘종’은 2차 세계 대전이 한참인 1943년에 쓰인 곡으로, 하차투리안은 이 곡을 통해 마치 전쟁 레퀴엠을 듣는 것 같은 어두운 내면을 드러내고 있다. 그렇지만 전체적인 음의 전개는 큰 스케일의 관현악의 울림이 중심에 있으며 전쟁에 대해 경종을 울리듯 금관과 퍼커션이 강조되어 강렬하게 울려 퍼지는 곡이다. 두 번째 곡으로 1959년에 작곡한 레르몬토프 모음곡 중에서 1번에서 3번을 발췌하여 수록하고 있다. 이 곡은 작가 미하일 레르몬토프의 ‘가면무도회’를 소재로 한 무대 곡으로, 마주르카와 왈츠가 중심인 춤곡 형식이 강조된 곡이다. 연주는 드미트리 야블론스키의 지휘로 만날 수 있는데, 그는 러시아 출신의 첼리스트로, 우리에겐 피아니스트 옥산나 야블론스카야의 아들로 알려져 있다. 그가 지휘하는 러시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연주는 곡의 해석을 완전히 분리시키고 있는데, 교향곡 2번에서의 시종일관 금관을 강조한 냉정하고 어두운 이미지와 상반된 기복 있는 춤곡으로 레르몬토프 모음곡을 연주해 주고 있다. 무엇보다 금관이 쏟아 내는 에너지가 음악을 전체적으로 주도하고 있다.
두 번째 음반은 피아니스트 보리스 길트버그의 라흐마니노프 작품집이다. 그는 이스라엘 출신의 피아니스트로서 내한 공연을 통해 우리에게도 친숙한 피아니스트다. 1984년생인 그는 꾸준한 연주 활동으로 이름을 알리고 있는데, 2013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우승해 더욱 실력을 인정받았다. 이 음반에서는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의 젊은 시절 작품들인 ‘회화적인 연습곡’ Op.39와 ‘악흥의 순간’ Op.16을 연주하고 있다.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곡들은 그의 협주곡 못지않게 자주 연주되는 작품들이기도 한데, 그만큼 익숙한 선율을 만날 수 있는 작품들이다. 그리고 라흐마니노프의 ‘회화적인 연습곡’은 제목처럼 다양한 캐릭터를 담아낸 연습곡인 만큼 기교를 중심으로 한 테크닉과 감성이 필요한 해석이 중요한데, 길트버그는 이를 충분히 만끽할 수 있는 멋진 연주를 들려주고 있다. 명확한 터치와 간결한 임팩트의 건반을 통해 연습곡에서 다채로운 멜로디의 전개가 돋보인다. 총 6곡으로 구성된 ‘악흥의 순간’은 마치 리스트적인 해석으로 접근되어 있어 연습곡과는 대비되는 해석이며, 낭만파적인 음악적 표현이 잘 묻어난 피아노 연주를 들려주고 있다. 글 | 장현태

 

하차투리안
<교향곡 2번 종, 레르몬토프 모음곡>
드미트리 야블론스키(지휘)
러시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8.570436
녹음 ★★★★☆
연주 ★★★★★

 

라흐마니노프
<회화적 연습곡, Op.39
& 악흥의 순간, Op.16>
보리스 길트버그(피아노)
8.573469
녹음 ★★★★☆
연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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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6년 6월호 - 52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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