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BBC 모니터 스피커를 납품했던 전통적인 스피커 브랜드 중 빠질 수 없는 브랜드가 바로 스펜더이다. 스펜더(Spendor)는 1971년 설립된 브랜드로, 창업자인 스펜서 휴즈와 그의 아내 도로시의 이름을 합성하여 만들어졌다. 스펜서 휴즈는 잘 알려진 것처럼, 1960년대에 BBC 연구소가 기존의 페이퍼 콘을 플라스틱 콘으로 변경·개발하는 프로젝트를 기획했고, 휴즈 역시 이 프로젝트에 참여해서 이름을 알렸다. 즉, BBC 기술과 전통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인물 중 한 명이며, 휴즈 덕분에 스펜더는 새로운 방송용 모니터 브랜드로 이름을 올린 것이다. 1970년대에 테리 마일즈가 엔지니어로 동참한 뒤, BC1, BC3이라는 명작 스피커를 통해 본격적으로 BBC 스튜디오 모니터 스피커 제조사로 명성을 높였다. 스펜더는 4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꾸준히 그동안의 스피커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현재 동사의 제품 중 클래식 시리즈는 전통적인 BBC 모니터의 계보를 이어주고 있으며, 동사의 라인업 중 가장 돋보이는 시리즈이기도 하다. 그중에서 SP1/2R2는 1969년 생산된 BC1 스피커를 기반으로 개발된 모델이다. 참고로 BC1이라는 이름은 당시 벡스트린 콘과 셀레스천 트위터를 사용했다고 해서 붙여진 것이다. 꾸준한 업그레이드를 통해 현재의 SP1/2R2 버전으로 성장해 있는데, 스펜더의 역사를 대변하는 상징적인 모델이라고도 할 수 있다.
스펜더 역시 과거에는 벡스트린 콘을 사용하였지만, 2000년대 이후부터는 새롭게 개발한 폴리머 콘을 적용한 타입으로 변경되었다. 현재 모델명의 맨 끝에 붙여진 R2는 2번째 개정(Revision)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이 모델의 가장 독특한 특징 중 하나라면 트위터와 별개로 슈퍼 트위터가 장착된 모델이라는 것이다. 덕분에 고역은 특이하게도 13kHz에서 슈퍼 트위터와 트위터를 크로스오버로 나누었다. 슈퍼 트위터는 22mm 사이즈의 와이드 서라운드 돔 타입으로 과거 제품들에 비해 더욱 빠른 반응을 추구한다. 트위터는 이보다 구경이 큰 38mm 사이즈(Soft Dome with Copper Shaded Pole)를 사용했다. 이 두 트위터의 만남을 통해 자연스럽고 확장성이 뛰어난 매끄럽고 투명한 고역을 재생한다. 미드·베이스는 210mm 사이즈로 반투명한 EP38 폴리머 콘 유닛을 사용했다. 재료의 특성은 일반 페이퍼 콘에 비해 단단하지만, 움직임은 오히려 유연한 성향을 지니고 있다. 캐비닛은 전통적인 BBC 모니터 브랜드와 같이 통 울림을 강조한 가벼운 스타일이라기보다는 BBC 계열 스피커 중 가장 견고한 스타일로 제작되어 저역의 견고함과 통제력을 겸비한 밸런스가 돋보인다. 여기에 올드 타입의 전면 그릴과 로고는 고풍스럽고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동시에 선사해 주고 있다.
사운드를 정리해보자. 중·고역의 자연스럽고 중립적인 사운드 성향이 돋보이며, 고역에서의 디테일은 과장 없는 현실적인 표현에 접근되어 있다. 또한 통제력 있는 캐비닛의 통 울림 덕분에 타 브랜드의 개방적인 스타일과는 차별화된 사운드를 제공한다. 전통적인 BBC 모니터 스피커의 혈통에서 출발한 모델이지만, S1/2R2 스피커는 과거와 현대의 사운드 성향을 두루 갖추고 있어, BBC의 전통성을 계승하면서도 꾸준한 개선을 통해 현재의 하이파이에도 최적화된 사운드를 들려준다. 잘 정돈된 중·고역 사운드를 통해, 스펜더의 사운드를 가장 잘 다듬어 놓은 매력적인 스피커라고 할 수 있다.
수입원 에스엠더블유 (070)7579-7253
가격 760만원 구성 3웨이 3스피커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 21cm, 트위터 3.8cm, 슈퍼 트위터 2.2cm 재생주파수대역 55Hz-20kHz(±3dB)
크로스오버 주파수 2.8kHz, 13kHz 임피던스 8Ω 출력음압레벨 88dB/W/m 파워 핸들링 150W
크기(WHD) 30×63.5×30cm 무게 18k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