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ac Debut F5
상태바
Elac Debut F5
  • 김남
  • 승인 2016.05.02 00:00
  • 2016년 5월호 (526호)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음악과 영화 모두를 사로잡은 주목할 만한 신예

독일의 엘락은 굉장히 긴 역사를 가지고 있다. 아마 오디오 업체로서는 가장 연륜이 길 것이다. 그들의 역사를 보면, 제1차 세계 대전 이후인 1926년 출범해 초기에는 전함이나 잠수함의 소리를 탐지하는 음향기기인 소나를 개발했는가 하면, 그 후 재봉틀에서 턴테이블, 카트리지까지 진출해 가히 만능의 제품에 도전해서 성공을 거둔 특이한 이력이 나열되어 있다.
지금의 오디오 세계에서 엘락을 상징하는 것은 리본 트위터, 즉 JET라는 이름으로 개발되어 계속 개량을 거듭해 온 트위터인데, 버전이 올라가고 있고, 지금은 덴마크 달리, 스위스 피에가와 함께 3대 리본 스피커의 명가로 자리잡았다.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아시아권에서 특히 인기가 높다. 이 리본 트위터를 채용한 대소의 모델들이 국내에도 상당히 보급되어 엘락은 이제 리본 스피커라는 등식이 고착화되어 있는데, 근래에는 리본 트위터를 쓰지 않은 신제품도 연이어 등장하고 있으며, 리본 트위터 제품이 주력이지만 리본이 만능은 아니므로 이것을 좋아하지 않는 소비자들에게도 엘락의 사운드 퀄러티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한다. 리본 트위터가 없어도 소리는 비등하고 박진감 등은 좀더 윗길인 그런 평가도 나와 있는 중이다. 확실히 어느 한 가지가 최고라는 것은 오디오의 세계에서는 성립되지 않는 원칙이라는 반증인 셈이다.
세계적으로 현재 오디오 기기를 설계하는 저명한 엔지니어는 대강 국제적으로 다 알려져 있다. 일류가 누구라는 것은 비밀사항이 아닌 것이며, 심지어 프리랜서처럼 타사의 제품을 개발해 주는 사람도 있고, 회사를 옮겨 지난날의 제품은 잊고 새 제품을 내놓는 경우도 있다. 이 시청기 역시 엘락의 새 식구가 된 앤드류 존스의 데뷔작인 셈인데, 앤드류 존스는 이미 스피커 엔지니어로 잘 알려진 이름이다. 그는 KEF, TAD, 파이오니아 등에서 제품을 만들어 왔으며, 굉장히 고가인 TAD의 레퍼런스 1도 그의 작품이다. 그리고 그가 디자인한 파이오니아의 SP-BS22-LR은 대중기였지만 일본에서 올해의 스피커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런 그가 엘락 미국 지사의 부사장으로 영입되면서 기념작으로 내놓은 것이 본 데뷔 시리즈인데, 이름처럼 엘락에서 그의 데뷔를 의미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시리즈에는 본 시청기 한 기종뿐 아니라 홈시어터 대응의 몇 가지 스피커가 세트 제품으로 포함되어 있다. 센터 스피커 같은 기종을 당연히 포함한다.

이 시리즈는 처음부터 개발 목적이 엔트리급 범위에서 하이파이와 홈시어터를 모두 커버하는 강력한 제품을 만들겠다는 것으로,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개발자가 엘락의 리본 트위터보다도 종래의 일반적 트위터를 사용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는 판단을 내린 셈이다. 이 점은 논란의 소지가 있겠으나, 홈시어터라면 지금은 각종 액션과 스릴러 영화가 주류이고, 영화 사운드는 과장이 많은 격정적인 것이기 때문에 약간은 여성적일 수 있는 리본 트위터 쪽보다는 기존의 돔형 트위터가 더 적합할지도 모른다. 이런 점은 전문 엔지니어의 판단을 존중해도 될 것이다.
시청기는 그런 목표 아래 제작이 되어 결코 럭셔리한 제품이 아니며, 굉장한 무슨 기술력을 내세우지도 않는다. 기왕의 엘락 스피커들 중에는 외관부터 상당한 공을 들인 미려한 제품이 많았지만 실속기를 목표로 한 데뷔 시리즈만큼은 외관부터 검소질박하다. 이렇게 화려하지는 않을지언정 단아하고 결코 질리지 않는 정통적인 스타일을 유지하고 있기도 하다. 인클로저는 MDF의 외관에 질감이 좋은 흑색 비닐을 접착하는 기법으로 마감을 했는데, 상당히 완성도가 높다.
데뷔 시리즈는 트위터와 베이스 드라이버 모두 앤드류 존스가 새롭게 설계한 것을 사용하고 있다. 새로운 1인치 패브릭 돔 트위터에는 깊은 회전 타원체 형태의 웨이브 가이드가 부착되어 있는데, 이 웨이브 가이드가 지향성 제어를 개선하고 캐비닛 회절에서부터 트위터의 파면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고. 그리고 새로운 베이스 드라이버는 뛰어난 강성 대 중량 비율과 폴리프로필렌이나 페이퍼 콘을 뛰어넘는 댐핑을 제공하는 우븐 아라미드 파이버 콘을 사용하고 있는데, 콘에 사용되는 아라미드 섬유는 내열성과 인장 강도, 강인성이 뛰어나 방탄복이나 우주 항공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다.

시청기인 데뷔 F5 스피커는 3웨이 4스피커로 1인치 패브릭 돔 트위터 1개와 5.25인치 미드레인지 1개, 5.25인치 우퍼 2개의 구성으로 되어 있다. 또한 베이스 리플렉스 방식의 스피커로 후면에 3개나 되는 덕트가 뚫려 있다. 그러면서 그 덕트의 위치가 종전의 스피커에서 흔히 볼 수 없는 것으로, 캐비닛의 맨 꼭대기 부분과 중간, 그리고 하단의 단자 위 부분에 각기 자리잡고 있다. 네트워크의 크로스오버 주파수는 100Hz와 3kHz. 임피던스는 6Ω에 감도는 85.5dB로 낮으나 권장 앰프 출력이 최대 140W로 그다지 높지가 않다. 이 경우 140W 이상의 앰프를 사용하지 말라는 것은 결코 아니다. 순간의 최대 파워 공급량을 140W 미만으로 하는 것이 안전하다는 참조 사항 정도로 알아두는 것이 좋을 듯.
6Ω인데다가 85.5dB이라는 감도가 다소 마음에 걸렸지만, 준비되어 있는 것은 케인의 20W 출력의 300B 진공관 인티앰프와 TDL CD 플레이어로, 이번 호에 시청기로서 소개되어 있으므로 참조하시기 바란다. 이 조합으로도 소릿결은 괜찮았다. 결코 언밸런스는 아니었다. 매끈한 현 독주와 피아노 독주는 깨끗하고 달큼하다. 그렌 밀러 악단의 금관 합주는 우아하기 짝이 없다. 팝 보컬에서 지나 로드윅이 부르는 ‘Too Young’은 자연스러움에서 합격점. 비발디 사계 중 봄이 시작되면 마치 아련한 훈풍이 불어오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따스한 양지 쪽 언덕 위에 앉아 있는 듯한 생각이 드는 것이다. 이번 시청에서는 소출력 앰프로 매칭했지만, 대출력 앰프의 사운드도 궁금하다. 다음 시청 시에는 적어도 100W 정도의 앰프에 연결해 보고 싶다. 그러면 다시 새로운 소리가 울려 나올 것이다. 

 

수입원 사운드솔루션 (02)2168-4525

가격 109만원   구성 3웨이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미드·우퍼(3) 13.3cm, 트위터 2.5cm   
재생주파수대역 42Hz-20kHz   크로스오버 주파수 100Hz, 3kHz   임피던스 6Ω  
출력음압레벨 85.5dB/2.83V/m   크기(WHD) 20×96.5×22.2cm    무게 14.9kg  
 

526 표지이미지
월간 오디오 (2016년 5월호 - 526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