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odmann Festival F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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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dmann Festival FS
  • 이종학(Johnny Lee)
  • 승인 2016.04.01 00:00
  • 2016년 4월호 (525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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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드만의 음향 철학을 담은 진정한 뮤직 박스



자연스런 통 울림을 바탕으로 한 어쿠스틱 기타의 반주와 함께,

영혼을 잠식하는 듯한 깊은 보컬이 나온다. 듣고 있으면 마치 주술을 거는 듯하다.
중간에 나오는 바이올린의 간략한 솔로는 깊은 슬픔을 간직하고 있다.
매우 노련하면서, 내공이 깊다. 

요즘 브로드만에 대한 관심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세계 유수의 오디오 쇼에서 동사의 제품이 심심찮게 보이며, 많은 나라에 수출이 이뤄지고 있다. 한스 도이치가 주창한 독자적인 기술력이 이제야 이해가 되는 듯하다. 도이치가 처음 스피커에 관심을 갖고, DIY를 시작한 해가 1964년. 그러니 벌써 50년 이상 스피커 한 분야에 매진한 셈이 된다. 이제야 그의 음향 철학과 접근법이 이해되는 상황이므로, 어찌 보면 시대를 한참 앞서간 파이오니아(Pioneer)라고 봐도 무방하다.
동사의 핵심 기술은 두 가지로 요약된다. 하나는 혼 레조네이터(Horn Resonator)이고, 또 하나는 ASB(Acoustic Sound Board)이다. 두 개는 서로 얽혀 있으므로, 이해를 위해선 함께 설명할 수밖에 없다. 우선 혼 레조네이터부터 보자. 작은 방에 오디오 소리를 크게 틀어 놓은 후, 방문을 조금만 열어두고 밖에서 들어보자. 작은 틈을 통해 마치 큰 압력을 받듯 저역 사운드가 강조되어 틈 사이로 들리게 된다. 방문을 더 열면 더 소리가 커지고, 더 닫으면 작아진다. 당연하다. 바로 이런 자연스런 물리적 원리를 이용한 기술인데, 스피커 캐비닛의 틈을 이용, 자연스럽게 저역을 통과시키는 필터를 만들어 주는 방식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통한 사운드는 마치 자연스러운 혼의 확산 효과처럼 들리게 된다.
이때 저역 반응이 가장 효과적인 주파수가 130Hz인 것을 알아냈고, 어쿠스틱 액티브 주파수로 지정함으로써, 이보다 낮은 주파수가 필터를 통과할 수 있도록 베이스 플레이트를 만들었다. 본 기 FS에는 사이드에 커다란 보드를 설치한 바, 이 자체가 일종의 스탠드 역할을 겸하고 있다. 이럴 경우, 일반적인 베이스 리플렉스 방식에서 레조넌스 피크가 생기는 단점을 해결하게 되었으며, 이런 이유에서 브로드만 스피커 내부에는 별도의 댐핑재가 없다. 이게 ASB 기술인 것이다.

본 기는 2웨이 방식으로, 전면에 트위터가 부착된 가운데, 인클로저 측면에 미드·베이스 유닛이 박혀 있는 구조다. 우선 트위터를 보면, 28mm 구경의 실크 돔으로, 매끄러우면서 자연스럽고, 넓은 방사각을 자랑한다. 한편 미드·베이스의 콘은 기본적으로 펄프 소재인데, 여기에 카본(Carbon)과 카나비스(Cannabis) 가닥으로 보강해 내구성이 뛰어나고, 반응도 빠르다.
두 유닛을 제조할 때의 목표가 재미있다. 트위터는 최대한 저역의 특성을 확보하고, 미드·베이스는 최대한 고역의 특성을 확보할 것. 즉, 두 개의 유닛이 최대한 와이드 레인지를 구축하는 것이다. 그래서 크로스오버 포인트는 2kHz가 되었다. 참고로 본 기의 재생주파수 대역은 55Hz-20kHz다. 55Hz라면 북셀프 스피커로서는 양호한 스펙인데, 청감상보다 풍부하고 다이내믹한 저역을 들려준다. 전술한 혼 레조네이터와 ASB 방식 덕분이 아닌가 싶다.
아무튼 그간 여러 개의 브로드만 스피커를 들으면서 느낀 것은, 음의 이탈감이 좋고, 골격이 단단하며, 반응이 빠르다는 것이다. 거기에 출력을 많이 넣지 않아도 쉽게 쉽게 구동이 되는 장점이 있다. 하이엔드 스피커에서 들을 수 있는 해상력과 다이내믹스를 골고루 갖추고 있으면서 한편으로는 정직하고, 단호하며 묘한 뉘앙스도 아울러 표현하고 있다. 특히, 다양한 음악 재생력이 돋보여, 평생 스피커 제조 외길을 걸어온 도이치의 깊은 내공을 실감하게 된다.
현행 브로드만의 라인업을 보면, 위에서부터 비엔나 클래식, 요셉 브로드만, 페스티벌 시리즈 등으로 이어진다. 그 페스티벌 시리즈는 다시 F1, F2와 같은 톨보이가 포함되어 있고, 본 기는 그 다음 모델이다. 동사의 라인업으로 보면 페스티벌 시리즈는 엔트리 클래스지만, 음에는 상급기 못지않은 퀄러티가 구현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본 기의 시청을 위해 동원한 것은 아폴론의 최신작 노블 프리앰프 & 노블 838 파워 앰프의 콤비. 한참 듣고 있다가 문득 본 기 옆에 놓인, 상당한 사이즈의 톨보이 스피커로 듣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잘못해서 그 스피커의 시청평이 될 뻔했다. 그 정도로, 본 기는 사이즈를 초월하는, 호방하면서, 다이내믹스가 뛰어난 음을 들려줬던 것이다.

첫 곡으로 들은 것은, 보자르 트리오가 연주하는 드보르작의 ‘피아노 3중주 둠키 4악장’. 초반에 피아노의 울림이 조심스럽게 나오다가 첼로와 바이올린이 차례로 가세하는데, 그 정치하고, 사려 깊은 움직임이 정확히 포착된다. 울림 그 자체만 보면 일체 억지스런 부분이 없다. 또 빼어난 저역 묘사는 첼로의 음향을 매우 풍부하고, 매력적으로 만든다.
이어서 카산드라 윌슨의 ‘You Don't Know What Love Is’는, 자연스런 통 울림을 바탕으로 한 어쿠스틱 기타의 반주와 함께, 영혼을 잠식하는 듯한 깊은 보컬이 나온다. 듣고 있으면 마치 주술을 거는 듯하다. 중간에 나오는 바이올린의 간략한 솔로는 깊은 슬픔을 간직하고 있다. 매우 노련하면서, 내공이 깊다.
마지막으로 데이비드 길모어의 ‘Mihalis’. 70년대 말, 한참 전성기를 구가하던 핑크 플로이드 시절에 낸 솔로 앨범에서 발췌했다. 확실히 단순하고, 반복적인 패턴이지만, 솜씨가 만만치 않다. 후반부에 몰아치는 기타 솔로는 백미 중의 백미. 그 기세와 날카로움, 영민함을 전혀 놓치지 않는다. 작지만 야무지고 또 매력적인 음을 간직한 제품이다. 

수입원 탑오디오 (070)7767-7021   가격 600만원   재생주파수대역 55Hz-20kHz(±3dB)  
임피던스 8Ω   출력음압레벨 91dB   크기(WHD) 20.2×95.2×27.6cm   무게 10kg

525 표지이미지
월간 오디오 (2016년 4월호 - 52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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