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에 대한 기사를 접할 때마다, 제일 먼저 가격표를 보고 놀라지 않을까 싶다. 대체 이런 가격표를 매기는 근거가 뭐냐 따지는 분들이 많다. 또 케이블의 효과가 앰프나 스피커에 비해 어느 정도냐 의문을 제기하는 애호가도 적지 않다. 일종의 착시 현상으로 분류하는 분들도 있다. 그러나 저러나, 어느 수준에 달하는 케이블이 자신의 시스템에 투입되어야 한다는 전제 자체를 부정하는 분들은 없다. 다만 어느 정도의 예산을 투입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다.
그런 면에서 이번에 소개할 오가닉 오디오(Organic Audio)의 케이블은 여러 모로 반갑다. 울릭 G. 마드센(Ulrik G. Madsen)이라는 분이 주재하는 이 회사는, 실은 세계적인 케이블 메이커 아르젠토에서 나온 기술자들을 중심으로 설립되었다. 그리고 아르젠토에서 갈고 닦은 기술을 어떻게 하면 합리적인 가격대에서 실현시킬 수 있을까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그 결과 순은이 아닌 순동을 중심으로, 최상의 퀄러티를 뽑아낼 수 있는 제품들을 만들기에 이른 것이다. 여기서 몇 가지 방법론에 주목할 만하다.
우선 순동을 컨덕터에 사용하되, 같은 재질로 커넥터를 직접 만든다. 이럴 경우, 컨덕터와 커넥터를 연결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어색함이나 이질감을 줄일 수 있다. 또 커넥터를 기기에 접속할 때, 일종의 압력을 줘서 최대한 컨택트 범위가 넓고 또 확고하도록 고안했다. 이 기술은 아르젠토에서도 쓰인 바 있거니와, 이번에도 그 기술을 도입했다.
한편 신호의 원활한 전송을 위해, 케이블을 극저온 처리한 것도 빼놓을 수 없다. 그리고 전송상의 이점을 보기 위해, 절연재로서 공기를 사용한 것도 고무적이다. 최상의 절연 소재가 공기임은, 케이블의 역사를 통해 이미 입증된 바 있지 않은가? 절연제로서도 또 댐핑 소재로서도 공기가 갖는 이점은 한둘이 아니다. 피복의 경우, 매우 무게가 가벼운 파이버 계통을 사용했는데, 공기를 통해 한 차례 진동이 흡수된 가운데, 파이버로서 완벽한 제어를 하고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모든 제품은 ‘Made in Denmark’로, 모두 자사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다.
음을 들어보면 역시 아르젠토에서 느낄 수 있는 상쾌함과 해상도를 느낄 수 있는데, 가격을 생각하면 상당히 만족스럽다. 예를 들어 무터, 요요마 등이 연주한 베토벤의 3중 협주곡을 보자. 교체 후의 변화에 주목할 만하다. 다이내믹스와 해상도의 증가는 당연하고, 일체 애매한 대목이 없는 표현력의 증가도 빼놓을 수 없다. 또 전체적인 질감이 매끄럽고, 윤기가 난다. 순은이 아닌 순동으로 이런 맛을 내고 있다. 조수미의 ‘도나 도나’를 들으면, 보컬의 디테일 묘사가 빼어나다. 더 은은하고, 고품위하면서 숨을 내쉬고, 침을 삼키는 등 세세한 부대음도 다 들을 수 있다. 가격 대비 추천할 만한 케이블이 등장했다고 봐도 좋겠다.
수입원 다담인터내셔널 (02)705-0708
가격 156만원(1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