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ne Magnetic Audio LM-508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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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ne Magnetic Audio LM-508IA
  • 김남
  • 승인 2016.04.01 00:00
  • 2016년 4월호 (525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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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5 진공관의 매력을 처음으로 경험하다

라인 마그네틱의 행진이 놀랍다. 모든 진공관으로 제품을 만들어 내는 그야말로 대륙의 물량 공세가 시작된 셈이다. 이곳은 다른 제작사와 다른 점이 있다. 종래처럼 범용적인 5극관이나 300B 진공관을 사용한 제품도 있지만, 진기한 출력관을 사용한 다채로운 제품이 더 많다. 본 시청기도 805라는 좀 낯선 출력관을 싱글로 사용한 인티앰프 제품이다. 또 출범 목적부터 이 제작사의 창시자가 빈티지 오디오 마니아이며 빈티지를 재현하는 제품을 목적으로 했기 때문에 제품 설계와 스타일도 빈티지의 향기가 충만하며, 레벨 미터가 장착되어 있는 것은 기본이다. 그리고 요즘은 값싼 제품도 각종 디지털 입력에 대응하고 있지만, 이 제작사의 제품들은 고집스럽게 정통적인 RCA 아날로그 연결만을 고수하고 있다. 밸런스 단자 역시 한 개도 없다. 그러나 녹음 단자를 갖췄으며 16Ω 출력 단자도 마련되어 있고, 그리고 별도의 프리앰프를 연결할 수 있게 해 놨다. 정통 오디오 애호가라면 사실 1순위가 아날로그 사용자들일 터인데, 이 제작사의 제품들은 바로 그런 정통파를 위한 제품만을 생산하고 있는 것이다.

사용된 출력관 805는 대형 직열 3극관으로, 모습과 크기는 211이나 845와 비슷하다. 3극관의 대명사 격인 300B나 사용 제품이 많은 5극관 KT88 계열은 불을 넣어도 긴가민가할 정도로 불빛이 약하다. 어두운 방에서 진공관의 불빛을 보며 음악을 듣는다는 표현은 별로 맞지 않는 것이며, 아름다운 불빛이 아니라 꺼져 가는 담뱃불 같은 수준인 셈이다. 그에 비한다면 직열 3극관 중에서도 211이나 845, 그리고 본 기에 사용된 805는 히터가 점화되면 토륨 텅스텐으로부터 매혹적인 오렌지색의 불빛이 영롱하게 흘러나와 마치 눈 내리는 밤길을 걸어 집으로 돌아 왔을 때의 감동을 느낄 수가 있다. 그 불빛 아래 음악을 들으면 당연히 음악은 더 깊이 가슴에 스며들 것이다. 눈을 감고 있어도 얼굴에 불빛이 빛나며, 겨울이라면 난방을 하지 않아도 음반 한두 장을 듣는 사이 방안이 아늑한 온기로 들어찰 것이다. 다소의 단점은 트랜스 결합을 사용해서 만들어야 되기 때문에 무게가 많이 나간다는(본 기는 40kg) 점 등이 있지만, 그것은 큰 약점이 아니며 사용 진공관이 5극관에 비해 비싸다는 점이 초보자에게는 크게 걸리는 약점이 될 것이다.
현재로서는 국내 전문 업체에서도 이 805관을 판매하는 곳은 없다. 그러나 슈광, 푸스반느 등의 관을 구하는 것은 어렵지 않고, 가격도 300B나 845보다도 저렴하며, 오디오에 사용 시 수명도 장구하다고 한다. 또한 805관을 사용한 상업용 제품이 별로 없으며, 805 전용으로 제작된 앰프는 보기 힘들고, 다만 개인의 사제품이 더러 보이는 정도. 805관은 211이나 845관과는 기본적으로 동류 관이므로 바이어스를 조정하면 기존의 845 앰프에서도 사용이 가능하다고 하는데, 물론 경우에 따라서는 사용할 수 없는 기기도 있다고 한다. 본 제작사에서는 845 전용 기종이 따로 생산되고 있기 때문에 이 시청기는 805 전용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외양은 대동소이하며 설계 방식이나 규모도 별 다른 차이점을 발견할 수 없었다. 참고로 본 기는 드라이브 관으로 300B를 썼고, 프리부에는 전압 증폭관 중 명관으로 알려진 6SN7과 6SL7이 투입되어 있다. 보기와 달리 전기 소모도 400W로 효율이 좋다고 할 수 있겠다.
중요한 것은 세 출력관의 소리가 모두 다르다는 점. 211은 원래부터 중·고역이 확실히 좋다. 매끈하고 아름다워서 여성적인 취향으로 평가된다. 845는 강력한 중·저역이 특징이다. 대편성에 적합하고 웅장한 음장감도 장점이다. 본 805는 그 중간 지역에 위치한 편인데, 양쪽의 장점이 느껴지는 중간 지점에서 밸런스를 취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열을 논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가치가 없는 일이다. 자신의 취향에 따라 선택해야 되기 때문이다. 성향이라는 것에서 어디가 옳다는 것은 있을 수가 없는 분야이다. 의학적으로 사람은 밤 10시에 자고 아침 6시에 일어나야 좋다는 것은 어디까지나 일반론일 뿐이고, 자신의 취향이나 체질에 따라서 얼마든지 변형(?)을 해도 상관이 없는 것이다. 사람은 기계가 아니기 때문에 이 대형 직열관 3형제를 두고 어느 것이 가장 좋다고 단언하는 사람이 있다면 황당무계한 개인 의견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좋겠다. 약간 장엄하고 화려하게 듣고 싶다면 845, 아름답고 매끈하게 보컬 위주라면 211, 그 중간 지점이라면 805, 대강이 그렇다.

본 시청기를 연결한 스피커는 이탈리아제로 이번 호 시청기인 골드 노트 A-3 XL인데, 감도는 86dB이며 예상했던 대로 매칭이 좋다. 현 독주에서 현은 진한 먹물을 듬뿍 찍은 붓처럼 쓰윽 윤기 있게 밀려들어 가고, 생기와 자연스러움이 합치되는 피아노, 교태를 부리는 매혹적인 팝 보컬, 화려하고 상쾌한 비발디의 봄을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파워는 여유가 넘치며, 소리를 손 안 가득 꽉 움켜잡고 거기에 끈기를 발라서 내보내고 있는 것 같다. 이번 호의 우수 앰프로 점찍고 싶은 기종이다. 

 

수입원 D.S.T.KOREA (02)719-5757  가격 650만원    사용 진공관 805×2, 300B×2, 6SN7×2, 6SL7×1  
실효 출력 48W   주파수 응답 20Hz-31kHz(-1.5dB)   S/N비 87dB   크기(WHD) 43×27×42cm   무게 40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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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6년 4월호 - 52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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