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iode TRV-35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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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iode TRV-35SE
  • 이종학(Johnny Lee)
  • 승인 2016.03.02 00:00
  • 2016년 3월호 (524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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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철한 장인 정신으로 탄생한 매력의 진공관 앰프

일본 오디오 회사들의 내공은 알아줄 만하며, 특히 진공관 메이커들의 경우, 자체 경쟁도 심하고, DIY 족들의 수준도 상당한지라, 정식으로 제품을 내려면 보통의 실력 갖고는 어림도 없다. 그런 점에서 이제 창업한 지 20년이 좀 넘은 트라이오드의 질주에는 남다른 데가 있다. 즉, 합리적인 가격대와 뛰어난 퍼포먼스라는 두 마리 토끼를 멋지게 포획하고 있는 것이다.
TRV-35SE라 명명된 본 기에는 나름대로 내력이 있다. 지난 2004년, 창업 10주년을 기념해서 500대 한정 발매로 나온 TRV-34SE를 전신으로 한다. 한정판으로 나온 탓에 순식간에 완판이 되어, 뒤늦게 발을 동동 구른 애호가들이 많았던 바, 다시 10년이 지난 다음에야 그 후속기를 낸 것이다. 통상의 메이커라면 그 사이 몇 번을 더 우려먹었을 텐데, 동사는 절대 그런 짓을 하지 않는다. 그 점이 더욱 신뢰감을 갖게 한다.

일본의 물가나 오디오 시세를 감안할 때, 비교적 저가에 속하는 모델이지만, 그 내용은 어지간한 중급기 못지않다. 기본적으로 하드 와이어링을 고수하고 있으며, 트랜스를 자사제로 투입한다거나, 최대한 고급 부품을 사용하고, S/N비를 올리기 위한 초크 트랜스의 삽입 등, 다양한 노하우를 엿볼 수 있다. 특히, 고정 바이어스 방식이라 출력관의 교체가 손쉽다는 점은 큰 매력으로 다가온다.
본 기의 시청을 위해, 스피커는 차리오의 리플렉스 테르자, CDP는 케인의 CDT-15A를 각각 동원했다. 첫 곡으로 들은 것은, 야니네 얀센 연주의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 1악장. 일단 EL34 특유의 투명하면서, 요염한 음이 바이올린에 적극 반영되었다. 따라서 여류가 연주하는 느낌이 확 와 닿는다. 의외로 빠르면서 스케일도 커서, 본 녹음의 장점을 아낌없이 표현하고 있다. 오케스트라의 움직임도 기민하면서 양감도 적절하다. 특히, 저역의 분해능이란 점에서 좋은 인상을 받았다.
이어서 조수미의 ‘도나 도나’. 과연 EL34와 여성 보컬의 조합은 정말로 남다르다. 조수미가 20대 초반으로 돌아갔다고나 할까? 풋풋하면서 생기가 넘치고 또 은은하다. 독일어로 부른 탓에 자칫 잘못하면 치찰음 같은 것이 거칠 수 있는데, 여기서는 전혀 그렇지 않다. 그런 발성조차 음악적으로 들린다. 퉁퉁 내던지듯 연주하는 더블 베이스가 리듬을 끌어가는 가운데, 어쿠스틱 기타의 나일론 줄을 튕기는 손가락의 움직임이 훤히 다 보이며, 적절한 살집을 가진 클라리넷의 존재감도 무척이나 환각적이다. 단출한 구성이지만, 절대로 빈곤하지 않다.

마지막으로 안네 소피 무터의 카르멘 판타지. 과연 이런 곡에선 진공관의 강점이 드러난다. 바이올린을 구성하는 4개의 현이 일정한 두께와 음색을 갖고 나오는데, 덕분에 천의무봉, 빼어난 테크닉이 이뤄지고 있다. 순식간에 위로 치솟았다가 다시 밑으로 떨어지는 등 물 찬 제비의 움직임을 보는 듯하다. 그리고 이국적인 정서를 연출하는 오케스트라의 백업은 이 곡의 정취를 한껏 고조시킨다. 가격 대비 충분히 경쟁력이 있는 제품이라 하겠다. 

수입원 다웅 (02)597-4100   가격 225만원   사용 진공관  EL34×4, ECC83×1, ECC82×2   실효 출력 45W(8Ω)  
주파수 응답 10Hz-100kHz(±4dB)   S/N비 90dB   입력 감도 0.4V   입력 임피던스 100㏀  
소비전력 120W   크기(WHD) 34×18.5×31.5cm   무게 15kg

524 표지이미지
월간 오디오 (2016년 3월호 - 52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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