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ndor SP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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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ndor SP200
  • 장현태
  • 승인 2016.03.02 00:00
  • 2016년 3월호 (524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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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 우퍼 채용으로 또 다른 음악 세계를 들려주다

언뜻 보아도 SP100R2을 기반으로 아래에 12인치 우퍼를 한 개 더 추가한 것이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이다. 그야말로 더블 우퍼의 위용이 눈으로 전해진다.
클래식 시리즈에서는 유일하게 밀폐형 플로어스탠딩 타입의 스피커이며, 동사의 제품 중에서도 단연 플래그십 모델이다.

영국 BBC 방송국의 모니터 스피커의 라이선스를 보유하여 사용했던, 로하스로 불리는 로저스, 하베스, 스펜더 3개 브랜드가 지금까지도 꾸준히 사랑 받아오고 있다. 이번에는 그중에서도 브리티시 모니터 스피커로 깊은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스펜더에 대해 알아보자. 스펜서 휴즈(Spencer Hughes)와 그의 아내 도로시(Dorothy)가 함께 하여, 1971년에 두 사람의 이름을 합성한 스펜더(Spendor)를 설립하였다. 스펜서 휴즈는 잘 알려진 것처럼, 1960년대에 BBC 연구소가 기존의 페이퍼 콘을 플라스틱 콘으로 변경·개발하는 프로젝트를 기획했고, 휴즈 역시 이 프로젝트에 참여해서 이름을 알렸다. 즉, BBC 기술과 전통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인물 중 한명이라는 것이다. 휴즈 덕분에 스펜더는 새로운 방송용 모니터 브랜드로 이슈를 이끌었고, 1970년대에 테리 마일즈가 엔지니어로 동참한 뒤, BC1, BC3라는 명작 스피커를 통해 본격적으로 BBC 스튜디오 모니터 스피커 제조사로 명성을 높였다. 30년 넘는 스피커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도 동사는 영국에서 직접 수작업으로 클래식 라인업 제품들을 생산하고 있다.
클래식 라인업인 SP 시리즈는 전통적인 BBC 모니터의 계보를 이어주고 있으며, 동사의 라인업 중 가장 돋보이는 시리즈이기도 하다. SP 시리즈는 선택의 폭이 넓고, 가장 작은 S3/5R2에서 SP100R2에 이르기까지 크기에 따라 다양하게 모델이 출시되어 하이파이용으로도 고른 인기를 누리고 있다. 특히 미들급의 SP100R2 스피커가 큰 사랑을 받고 있는데, 이번에 출시한 SP200이 그 상위 모델인 만큼 단연 큰 기대를 걸 수밖에 없다.
물론 여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스펜더의 12인치 우퍼의 매력과 독특하게 미드레인지와 트위터의 위치를 바꾸어 중·고역의 밸런스를 강조한 특징이 있기 때문이다. 이는 하베스나 로저스가 추구하는 통 울림을 통한 베이스 리플렉스 사운드와는 사뭇 다른 매력이라고 할 수 있다. SP200은 유일하게 스탠드가 필요 없는 플로어스탠딩 모델인데, 3웨이 4스피커로 트위터와 미드레인지, 그리고 2개의 우퍼로 구성되어 있다. 언뜻 보아도 SP100R2을 기반으로 아래에 12인치 우퍼를 한 개 더 추가한 것이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이다. 그야말로 더블 우퍼의 위용이 눈으로 전해진다. 클래식 시리즈에서는 유일하게 밀폐형 플로어스탠딩 타입의 스피커이며, 동사의 제품 중에서도 단연 플래그십 모델이다.

스펜더 SP100R2와 마찬가지로 미드레인지를 상단에 배치하였고, 캐비닛의 경우 고유의 박스형 타입으로 전면 그릴을 배플 가이드 안쪽으로 꽉 끼우는 고전적인 디자인이다. SP200에 사용된 트위터는 22mm의 와이드 서라운드를 적용한 소프트 돔 방식. 노르웨이의 시어스 특주 트위터로 잘 알려져 있으며, 동사 제품들에 주력으로 사용하고 있는 트위터이기도 하다. 참고로 자연스럽고 확장성이 뛰어난 매끄러운 고역 재생이 특징이다. 미드레인지는 SP100R2에서 사용한 투명한 타입의 EP38 폴리머 콘과 달리 SP200에서는 180mm EP77 폴리머 콘을 사용했다. 또한 다이캐스팅 알로이 마그네슘으로 섀시가 제작되었으며, 페이즈 플러그가 적용되었다. 더블 우퍼는 30cm 사이즈의 스펜더의 벡스트린(Bextrene) 콘을 사용하고 있는데, 과거 1973년 출시되었던 BC3에서 사용한 동일한 재질의 콘이 적용된 것이다. 이를 통해 재생주파수 범위는 20Hz에서 25kHz로 설정되었으며, 우퍼와 미드레인지의 크로스오버는 550Hz, 미드레인지와 트위터의 크로스오버는 3.8kHz로 구성되어 있다. 미드레인지의 영역이 넓은 듯하지만, 실제 사운드를 접해 보면 중역을 담당하는 미드레인지의 역할을 지나치게 강조하고 있지 않다. 이 대목은 SP100R2와는 차별화된 튜닝인데, 두 개의 12인치 우퍼의 에너지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SP200은 밀폐형으로 전면 포트를 과감히 삭제했다. 단순히 저역 포트만으로 만들어 낼 수 있는 저역의 에너지 증가를 원하지 않고, 순수하게 우퍼의 반응을 통한 저역 재생을 유도하고 있는 것이다. 견고하게 보강된 캐비닛을 동반하여 단단한 저역과 함께 20Hz의 낮은 주파수의 저역 재생을 주도하고 있다. 89dB의 음압을 가지며, 후면에는 3웨이 트라이와이어링 바인딩 포스트가 장착되어 있다.
먼저 보컬 곡으로 마이클 부블레의 ‘Feeling Good’을 선곡했다. 과감한 보컬의 전개보다는 한발 물러선 차분함이 강조되어 있으며, 스피커의 뒤쪽으로 보컬의 무대를 만들어내고 있다. 더블 우퍼를 통한 킥 드럼은 불필요하게 잔향을 강조한 전개가 아닌 간결하고 짧은 임팩트로 재생해 주었다. 재즈곡으로 들어본 오스카 피터슨 트리오의 ‘You Look Good To Me’. 베이스가 잔잔히 밀려온다. 간결하고 과도한 울림 없는 정갈한 저음이다. 스네어 드럼은 간결하게 전해지고, 피아노 건반은 조심스럽고, 완급 조절을 강조하고 있다. 의외로 잔잔한 재즈 리듬의 선율을 만들고 있었다.
대편성 곡으로는 말러 교향곡 1번 거인 중 1악장을 엘리아후 인발이 지휘하는 체코 필하모닉의 연주로 들어 보았다. 오케스트라의 무대를 넓게 그려내기보다는 스피커의 위치를 유지하며 적당한 스테이지로 만든다는 인상이다. 특정 악기를 불필요하게 강조하기보다는 음반의 전체적인 대역 밸런스에 집중하게 만든다. 밀폐형 캐비닛에서 울려 퍼지는 두 발의 12인치 우퍼는 짧은 여운의 팀파니 임팩트에서 견고한 저역이 어떤 것인지를 일깨워 주기도 한다.

전체적인 사운드 성향은 대형기의 이미지를 강조하거나 지나친 음장감을 제공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스펜더 클래식 버전 특유의 중역의 밸런스를 중심으로 다소 어두운 음색의 저역을 강조하여 빈티지적인 사운드 성향을 만끽할 수도 있었다. 밀폐형이기 때문에 구동력을 만만히 볼 수 없다는 점을 절실히 체감하게 만들어 주었는데, 확실히 구동력이 좋은 앰프의 매칭을 추천하고 싶다. 그리고 앰프의 성향을 고스란히 잘 반영해 주는 모니터적인 성향을 지니고 있어 개성이 강한 대형기들과는 사뭇 다른 중립적인 성향도 동시에 만날 수 있다. 또한 절제의 묘미와 함께, 더블 우퍼를 채용한 현대 중대형 스피커들과는 차별화된, 오히려 고전적인 중·저역 사운드의 진수를 경험할 수 있었다. 한마디로 전통의 BBC 모니터 사운드를 스펜더의 대형기로 담아 놓은, 동사의 기념비적인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수입원 에스엠더블유 (070)7579-7253
가격 3,000만원
구성 3웨이 4스피커
인클로저 밀폐형
사용유닛 우퍼(2) 30cm, 미드레인지 18cm EP77, 트위터 2.2cm
재생주파수대역 20Hz-25kHz
크로스오버 주파수 550Hz, 3.8kHz
임피던스
출력음압레벨 89dB/W/m
파워 핸들링 300W
크기(WHD) 37×108.5×51.5cm
무게 55kg

524 표지이미지
월간 오디오 (2016년 3월호 - 52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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