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rbeth Super HL5 Plus
상태바
Harbeth Super HL5 Plus
  • 이현모
  • 승인 2016.03.02 00:00
  • 2016년 3월호 (524호)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고전적 외형에 숨어 있는 하베스만의 오랜 노하우가 빛을 발하다

 

BBC 방송용 모니터 스피커에서 출발해 가정용 스피커로 정착하는 과정에서 계속된 개량을 거쳐서 현대적으로 진화한 슈퍼 HL5 플러스. 북셀프라기에는 상당히 크고, 톨보이라기에는 작은 모습이지만, 고전적 외형에 숨어 있는 동사만의 오랜 노하우와 슈퍼 트위터를 동원해 중·고역의 명료한 아름다움을 추구한 하베스만의 장점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하베스는 더들리 하우드가 1977년에 창립한 영국의 스피커 전문 제조업체로, 하베스란 이름은 창립자의 부인 이름인 엘리자베스의 뒤 글자와 창립자의 성인 하우드의 앞 글자를 합성해서 만든 것이라고 한다. BBC 엔지니어였던 더들리 하우드는 폴리프로필렌 수지 적용에 대한 발견 및 특허 획득으로 BBC에서 은퇴하고 하베스를 창립하게 되며, 폴리프로필렌 콘을 사용하는 세계 최초의 스피커 HL 모니터를 출시한다. 1986년에는 현재 하베스를 이끌어 오고 있는 앨런 쇼가 합류하며, 그 후 하우드는 일선에서 물러났다. 하베스의 정수를 이어받은 앨런 쇼는 하베스를 이어 오면서 여러 가지 훌륭한 모델들을 새롭게 출시하였는데, 이번에 소개하는 슈퍼 HL5 플러스의 원형인 HL5를 1989년에 소개했고, 1990년에는 창립자 하우드가 BBC 기술 연구소에 다닐 무렵에 다룬 LS3/5a를 더욱 계승 발전시킨 HL-P3을 소개했다.

이번에 소개하는 제품 슈퍼 HL5 플러스는 HL5의 앞과 뒤에 ‘Super’와 ‘Plus’가 각각 붙어 있다. 하베스에서는 HL5에서 그치지 않고 25mm 돔 트위터 위에 20mm 돔형 슈퍼 트위터를 추가하면서 ‘슈퍼 HL5’로 업그레이드시켰다. 그렇다면 슈퍼 HL5는 슈퍼 트위터를 채용한 다른 스피커들처럼 고역이 20kHz 이상으로 쭉쭉 뻗어가는 것일까? 사실 하베스는 20kHz까지만 알차게 재생하고 그 대신 밝고 산뜻하며 명료한 고역을 추구했다. 스펙보다는 하베스만의 음향에 충실하려 한다는 뜻으로 보인다. 그리고 새롭게 슈퍼 HL5 플러스 버전이 되기 위해 크로스오버에 특히 중점을 두고 재설계에 들어갔고, 미드·베이스 유닛을 래디얼 2로 교체하게 된다. 래디얼 2는 하베스에서 지금껏 꾸준히 사용해 오고 있는 폴리프로필렌 유닛을 최근에 새롭게 개량한 최신 버전의 유닛이다. 이렇게 하베스 슈퍼 HL5 플러스 스피커를 찬찬히 살펴보면, 고전적인 외형에 슈퍼 트위터를 도입하고 네트워크와 미드·베이스를 새롭게 교체한, 말 그대로 전통과 첨단이 공존하는 스피커인 것이다.
하베스 슈퍼 HL5 플러스의 재생 주파수 대역은 40Hz-20kHz, 음압은 86dB이다. 그리고 권장 앰프 출력이 25W 이상으로 되어 있어 구동이 어렵지 않다. 크기는 322×635×300(mm, WHD), 무게는 15.8kg이다.
하베스 스피커는 여타의 하이엔드 스피커들이 통 울림을 최대한 억제하고 드라이버에서 나는 소리만을 들려주려는 것과 달리 악기처럼 자연스러운 통 울림을 이용하는 발상을 계속 이어 오고 있다. 즉, 하베스 스피커의 인클로저는 두께가 얇은 편이다. 또한 고전적인 외형과는 달리 인클로저의 6면의 두께가 모두 다른 특징이 있다. 이런 각각 두께가 다른 판재는 내부 음의 반사와 진동을 자체적으로 조절하고 한다고 하며, 동사만의 오랜 음향 노하우가 여기에 숨어 있는 것이다. 결코 시대에 뒤떨어진 구태의연한 모습은 아닌 것이다. 오히려 전통을 현대적으로 발전시킨 것이다. 그리고 나뭇결을 고스란히 보여 주는 천연 우드 무늬목을 사용해 고급스럽게 마감하고 있으며, 이런 외관이 하베스만의 전통적 아름다움으로 현대 오디오 애호가에게 어필하고 있다.

하베스의 슈퍼 HL5 플러스 스피커에 대한 이런 사전 배경 지식을 바탕으로 하고 본격적으로 시청에 임했다. 이 스피커의 능력을 최대한 끌어내기 위해서 평소 듣는 음원을 노트북에서 재생하고, 노스스타 디자인 인텐소 D/A 컨버터와 사이러스 8a 인티앰프에 이 스피커를 연결해 시청했다.
먼저 최고의 기교파 피아니스트 마르크-앙드레 아믈랭이 연주하는 쇼팽의 피아노 소나타 제2번 3악장 장송행진곡(Hyperion)을 들어 보았다. 전체적으로 큰 스케일의 피아노 음향을 들려준다. 명료한 피아노 소리에 아믈랭의 강력한 타건력도 명징하게 소화해 낸다.
정트리오가 연주하는 차이코프스키의 유명한 피아노 트리오 ‘위대한 예술가를 회상하며’(EMI)의 앞부분을 들었다. 첼로와 바이올린 같은 현악기들의 음색은 사실적이며, 바이올린은 촉촉하며, 첼로의 쌉싸래한 질감을 잘 표현한다.
조수미가 부른 비발디의 ‘이 세상에 참 평화 없어라 RV630’ 중에 나오는 ‘라르게토’(Warner Classics)에서 저음현의 반주 악기가 생생하게 그려지며, 조수미의 목소리도 맑고 명료하게 그려 낸다.
첼리비다케가 지휘하는 베토벤의 합창 교향곡(EMI) 제4악장 합창 부분에서는 처음부터 관현악이 좌우로 넓은 무대를 연출한다. 솔로 가수의 목소리는 제법 우렁차지만 명료하다. 합창대의 규모 또한 제법 크게 그려진다.
이렇게 몇 가지 음반을 들어 보니 영국의 하베스 슈퍼 HL5 플러스 스피커의 진면목이 잘 드러난다. BBC 방송용 모니터 스피커에서 출발해 가정용 스피커로 정착하는 과정에서 계속된 개량을 거쳐서 현대적으로 진화한 슈퍼 HL5 플러스. 북셀프라기에는 상당히 크고, 톨보이라기에는 작은 모습이지만, 고전적 외형에 숨어 있는 동사만의 오랜 노하우와 슈퍼 트위터를 동원해 중·고역의 명료한 아름다움을 추구한 하베스만의 장점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또 200mm 사이즈의 미드·베이스에서 뿜어내는 중·저역과 잘 어울리는 명료하고 맑은 소리는 동사만의 특징적인 소리라고 할 수 있다. 그야말로 고전과 현대가 잘 어울리는 하베스만의 노하우가 잘 드러나는 소리다. 

수입원 다웅 (02)597-4100
가격 558만원(로즈우드), 525만원(체리)
구성 3웨이 3스피커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미드·우퍼 20cm 래디얼 2, 트위터 2.5cm, 슈퍼트위터 2cm
재생주파수대역 40Hz-20kHz(±3dB)
임피던스
출력음압레벨 86dB/W/m
권장 앰프 출력 25W
파워 핸들링 150W
크기(WHD) 32.2×63.5×30cm
무게 15.8kg

 

524 표지이미지
월간 오디오 (2016년 3월호 - 524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