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gglestonWorks The Andra Ⅲ · Norma Audio Revo IPA-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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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gglestonWorks The Andra Ⅲ · Norma Audio Revo IPA-140
  • 이종학(Johnny Lee)
  • 승인 2016.03.02 00:00
  • 2016년 3월호 (524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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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라의 매력을 노르마로 새롭게 맛보다!

미국의 테네시 주에 소재한 멤피스라는 도시는, 흔히 엘비스 프레슬리의 도시로 불린다. 이 지역에 그의 자택이면서 지금은 박물관이 된 <그레이스랜드>가 있기 때문이다. 정말 수많은 관람객들이 이곳을 찾는지라, 아직도 엘비스가 현역으로 뛰고 있다는 착각을 줄 정도다. 그런 멤피스의 또 다른 자랑거리가 바로 이글스톤웍스(EgglestonWorks)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이글스톤으로 통칭되기도 하는데, 회사 오너인 짐 톰슨(Jim Thompson) 씨에게 정식으로 물어보니 에글스톤이 맞다고 한다. 일종의 고유 명사니까 착각이 없었으면 좋겠다.
각설하고, 이 이글스톤웍스의 대표 모델은 누가 뭐라고 해도 안드라(Andra) 시리즈다. 현재 버전 3으로 진화한 상태다. 돌이켜 보면, 오리지널 안드라의 데뷔 자체부터 쇼킹했다. 지금부터 약 20년 전쯤의 일로, 당시 스피커 쪽의 화제는 단연코 윌슨 오디오의 와트 퍼피 5~5.1이었다. 그리 크지 않은 몸체에 어마어마한 에너지를 응축한 이 제품은, 특히 해상도와 다이내믹스에 관한 한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윌슨 오디오의 신화의 시작이 바로 이 제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이른바 천하통일 직전까지 간 이 모델의 유일한 대항마로 등장한 것이 바로 안드라다. 비슷한 가격대에, 비슷한 사이즈를 자랑하지만, 지향하는 바는 전혀 달랐다. 특히, 미드레인지 두 발에 일체 크로스오버를 걸지 않고, 자연스러우면서 밀도감이 높은 중역대를 선사한 이 제품은, 거의 약관이나 다름없는 젊은이가 디자인해서 또 화제가 되었다. 당시 현황을 보면, 헤일즈, 아발론, 틸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등장하던 무렵인데, 그중 안드라의 질주는 확실히 특별했다.
단, 이 제품의 문제는 앰프에 너무나 많은 부담을 준다는 점이다. 개인적으로 이 제품을 제대로 들은 것은 오디오 리서치 진공관 파워 앰프로, 무려 600W를 내는 괴물을 걸었을 때다. 정말 유감없이 진가를 드러낸 시청이었다. 하지만 일반 애호가에게 진공관으로 600W라니, 너무하지 않은가? 바로 이런 전력이 있기 때문에, 버전 3으로 진화한 지금도 안드라에 대해선 부담을 갖고 있는 애호가가 한둘이 아니다.
하지만 그간 꾸준한 개량을 통해, 오리지널의 장점을 살리면서도 더 앰프 친화적으로 진화한 것이 바로 현행 제품이다. 스펙을 보면 감도가 88dB에 불과하지만, 6Ω 이하로 거의 떨어지는 법이 없다. 아무래도 드라이버, 크로스오버, 소재 등 여러 부분에서 과감한 개량이 이뤄진 덕분에, 심지어 인티앰프로도 충분히 구동이 가능하다. 한 번쯤 안드라를 써보고 싶다는 분들이 적지 않은 마당에, 이 뉴스는 사실 굉장한 낭보가 아닐까 싶다.

지난번에 노르마의 신작 인티앰프인 레보 IPA-140을 소개하면서, 본 기와 매칭한 부분을 언급한 적이 있다. 당시 지면 관계로 제품 소개에 그친 바, 이번에 두 제품의 매칭이라는 점에 포인트를 맞춰서, 일종의 시청기를 진행해볼까 한다. 노르마의 경우, 양질의 포노단과 DAC를 장착할 수 있으므로, 소스의 경우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병행했다. 우선 아날로그를 보면, 턴테이블은 레가의 RP-8에 역시 동사의 아페타(Apheta) 카트리지를 걸었다. 디지털은 CD의 경우 트라이오드의 TRV-CD4SE를 CDT로 삼은 가운데, 바쿤의 DAC-9730 조합이며, 별도로 USB 메모리에 음원을 담아 동사의 DAC도 체크했다. 차근차근 그 내용을 전달하도록 하겠다.
우선 LP로 캣 스티븐스의 ‘Morning Has Broken’을 들었다. 명징하면서 잔향이 풍부한 어쿠스틱 기타를 배경으로, 화려한 피아노 간주가 이어지며, 다소 텁텁하면서 매혹적인 보컬이 등장한다. 확실히 LP 자체의 장점이라고 할까, 말하자면 음에 심지가 있으면서, 적절한 볼륨감을 동반하고, 에너지가 응축되어 있다. 가공의 무기질적인 음과는 전혀 다른, 사람이 살아서 숨쉬고, 노래하는 부분이 차분히 전달이 된다. 곡 자체에 담겨 있는 멜랑콜리한 감성을 놓치지 않는 점도 특기할 만하다.
이어서 CD로 들은 것은 버나드 하이팅크 지휘의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8번 3악장. 거의 무한질주의 느낌으로, 반복적인 테마의 전달이 처음엔 현악군에서, 이어서 관악군으로 넘어가다가 퍼커션까지 가세한다. 점차 음량이 커지고, 마성이 가득해지는 전개다. 이 대목에서 현악군의 움직임이 그냥 거칠지만 않고, 적절한 질감과 마찰음이 포함되어 있다. 진화를 거듭하면서, 안드라 3가 클래식에 있어서도 그 뉘앙스를 잘 포착하고 있다고 봐도 좋고, 앰프 자체의 성격도 부정하기 힘들다.
그러고 보면, 앰프의 경우, 매우 정교치밀하면서, 스피디한 음을 제공한다. 디테일과 해상도가 발군이지만, 결코 내세우지 않는다. 전체적인 밸런스를 중요시하고, 적절한 공간감 연출에도 능하다. 덕분에 스피커 사이의 공간에 풀 사이즈의 오케스트라가 멋지게 펼쳐지고 있다. 심지어 스피커 바깥으로도 자연스럽게 확산되는 부분도 발견이 된다.
빌 위더스의 ‘Use Me’는 카네기 홀 콘서트 실황에 담긴 곡이다. 역시 관객들의 뜨거운 열기가 포착이 되며, 드럼 & 베이스가 연출하는 시원시원한 그루브를 바탕으로, 기타, 봉고, 오르간 등 다양한 악기들이 오소독스하게 엮여서 멋진 앙상블을 선사한다. 보컬의 경우, 약간 야성적인 맛을 갖고 있으면서도, 설득력이 강한 음을 선사한다. 절로 발장단을 맞추게 하는 재생이다. 특히, 킥 드럼의 어택감이 일품이어서, 안드라 3의 저역이 무려 18Hz까지 떨어진다는 사실을 깊이 실감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USB 메모리에 담은 카리 브렘네스의 ‘A Lover in Berlin’이다. 오디오파일용 녹음으로도 적극 추천되는 곡인데, 과연 입체감이 대단하다. 퍼커션과 기타가 이쪽으로 툭툭 튀어나오는데, 거의 입체영화를 방불케 한다. 기타, 베이스, 드럼 등 간소한 편성이지만, 전혀 공간이 허하거나 부족하지 않다. 특히, 중앙을 점한 보컬의 존재감이 대단해서, 약간 달콤하면서도 관조적인 느낌이 충분히 전달된다. 눈을 감고 있으면, 다양한 악기들을 배경으로 우뚝 서 있는 그녀의 모습이 마치 홀로그램으로 그려진다. 손을 뻗으면 만져질 것만 같다.
이번 매칭을 통해, 확실히 안드라 3의 장점이 부각이 되었다. 절대 앰프에 많은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도, 광대역의 재생이 확실히 이뤄진다. 또 엄청난 에너지를 숨기고 있는 노르마 IPA-140의 실력은, 역시 스펙만 8Ω에 140W지, 실전에서는 그 이상이라는 점을 깨닫게 한다. 인생은 실전이라는 말이 있는데, 오디오에서 매칭이야말로 진정한 실전이다. 그 점에서 본 매칭은 적극적으로 추천할 만하다고 본다. 

수입원 SP-오디오 (070)7119-5287

EgglestonWorks The Andra Ⅲ
가격 3,300만원   사용유닛 우퍼(2) 30.4cm, 미드레인지(2) 15.2cm 카본, 트위터 2.5cm  
재생주파수대역 18Hz-24kHz(-3dB)   임피던스 8Ω   출력음압레벨 88dB  
크기(WHD) 38.1×111.7×45.7cm   무게 99.7kg

Norma Audio Revo IPA-140
가격 980만원   실효 출력 140W(8Ω), 280W(4Ω)   주파수 응답 0-1.8MHz(-3dB)  
출력 임피던스
200Ω(프리아웃)   게인 34dB   크기(WHD) 43×11×36.5cm    무게 25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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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6년 3월호 - 52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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