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koon Products PRE-7610 MK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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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koon Products PRE-7610 MK3
  • 김정수
  • 승인 2016.03.02 00:00
  • 2016년 3월호 (524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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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 앰프의 역량을 제대로 발휘하게 해 주는 프리앰프

바쿤을 안 지는 오래되었지만?그 놀라움에 새삼 눈을 뜬 것은 바쿤 프리앰프 PRE-7610 MK3을 만나고부터이다. 십 수 년 전 잡지에 바쿤 앰프가 소개된 것을 보고, 작지만 좋은 앰프가 나왔는데 생긴 건 영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정도였다. 참으로 투박하고 멋없게 만든 앰프라고 생각이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눈에 띈 앰프가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바쿤 프로덕츠 인터내셔널이라는 국내 제휴 업체가 만든 15W 출력의 AMP-31이었다. 지금은 단종이 되었지만 AMP-31은 일본 오리지널 바쿤의 콤팩트 시리즈 SCA-7511 MK2와?형제라고 볼 수 있다. 이 앰프는 바쿤의 상징과도 같은 오렌지색 베이클라이트 노브를 사용해, 바쿤스럽지만 만듦새는 모던하고 미니멀한 것이, 그동안 보아 온 오리지널 바쿤과는 다른 세련됨이 있었다. 우여곡절 끝에 내 집에 들어온 이 녀석은?잘 쓰던 인티앰프를 사무실로 밀어내고, 여러 스피커와 짝을 이루며 서브가 아닌 메인의 자리를 넘보고 있었다.
바쿤의 대리점은 평소 알던 곳이다. 오랜 인연이지만 거래가 많은 단골도 아닌데 늘 반갑게 맞는 붙임성이 좋은 사람이다. 좋은 소리에 매료되는 것은 누구나 같은 모양이다. 동지를 만난 것처럼 바쿤 덕에 그곳에서 공통의 대화를?가질 수 있는 사람들이 늘었다.
그 당시 바쿤 프로덕츠 인터내셔널의 AMP-31은 로저스의 LS5/9, ?PM510 S2를 거쳐 스펜더 S100을 잘 울려주고 있을 때였다. 스펜더 S100 스피커는 첼로와 현의 소리가 좋아 서브 스피커로 쓰려고 구입했는데, AMP-31로 들어 본 소리는 음악성 좋고 예쁜 소리가 매력적이었다. 그러나 첼로의 커다란 통에서 울리는 에너지를 표현하기에는 무언가 부족한 느낌이었다.
스펜더를 더 근사하게 울려주기 위해 프리앰프를 더해보면 어떨까 생각이 들어 물었더니, 바쿤의 SCA-7511 MK3에 프리앰프인 PRE-7610 MK3?를 연결하면 소리가 더 좋아지는 것처럼, 이 AMP-31에도 프리앰프를 연결하면 업그레이드된 특성이 살아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실행에 옮겨 보기로 했다. 인티앰프를 파워 앰프로 사용을 해보게 되는 것이다.

AMP-31과 새로 들인 프리앰프 PRE-7610 MK3을 연결 후 파워를 넣고 잠시 기다린다. 두 앰프의 크기가 비슷하고 검은 패널에 오렌지색 베이클라이트 노브 때문인지 제짝처럼 어울린다.
튜너를 연결하고 볼륨을 올리자 아나운서의 음성이 좋은 질감으로 흘러나온다. 몇 분의 시간이 흐른 뒤에?대단히 큰 변화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살집이 붙었다는 말을 흔히 하는데, 그 의미 그대로, 구동력이 배가된 듯 잠에서 깨어난 12인치 우퍼가 바쁘게 움직이며 연주들이 힘들이지 않고 술술 빠져 나온다. 양쪽 스피커의 안쪽에 몰려 있던 악기들이 밖으로 펼쳐진다. 2%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바쿤의 프리앰프를 도입한 것인데 2%가 아닌 200%의 느낌이다.
이쯤 되면 프리앰프가 연결된 바쿤 앰프로 ATC 스피커에서는 어떻게 울려주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곁에서 메인의 자리를 차지하고 서 있는 ATC에서는 어떨까 호기심이 생겼다. ATC는 정복하기 어렵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스피커가 아닌가.
ATC 스피커가 수입된 그해부터 ATC 스피커를 사용하였는데, 그 단단하고 밀도감 있는 음의 매력에 빠지게 되었다. ATC SCM10을 필두로 ATC SCM20 등ATC 스피커를 4대째 계속 사용하고 있다. ATC의 대형기를 사용해 보려는 욕심도 있었으나 ATC SCM50이나 SCM100 이상은 방의 크기를 고려한다면 무리가 있어 보여 ATC SCM40에 정착하고 있다.
사실 ATC 스피커를 오랫동안 조련하면서 여러 종류의 앰프를 물려 보았다. 그렇다면 ATC SCM40에서는 바쿤의 조합이 어떤 소리를 내줄까? 앰프를 옮기고 선을 연결한 다음? 전원을 켜고 잠시 예열되기를 기다린다. 기대 반, 우려 반의 마음이었다.
자주 듣던 CD 한 장을 넣고 볼륨을 올린다. 라는 음반으로 첼로 연주를 들었는데 일품이다. 볼륨을 올리자 첼로의 음이 대단한 에너지를 내뿜으며 방안을 채운다. 즐겨 들었던 ATC의 첼로 음은 스펜더 BC3 못지않은 질감 좋은 소리였는데, 눈앞에서 연주하는 듯한 사실감 넘치는 소리에 기가 막힐 정도였다.?이전에 상상하지 못한 소리의 음이 나오는 것이다.
바쿤 프리앰프의 무엇이 이러한 상승 효과를 가져오고 있는지 신기할 정도의 변화다. AMP-31 하나로는 그저 윤기 있고 유려한 미음이라고만 느꼈었는데, 지금의 이 소리는 강한 힘이 실려 있고 현의 미세한 떨림까지도 놓치지 않고 그려낸다.

프리앰프 PRE-7610 MK3를 부가하면 정보량이 늘어난다는 이야기도 그대로 느껴진다. 모니터적인 ATC 스피커에서 음악에 잡티가 보일 정도로 해상력이 높아진다. 현과 활이 스치면서 나오는 잡소리, 관중의 수선거림이나 마룻바닥을 밟아서 울리는 소리, 연주자의 기척이나 가수의 호흡 소리도 생생하게 전해진다. 막이 걷힌 투명한 유리를 통해 보는 느낌이었다. 마치 눈이 나빠진 줄 모르고 살다가 안경을 처음 쓰던 날 세상이 다시 보인 것처럼 말이다.
PRE-7610 MK3를 더한 바쿤 앰프의 소리가 바로 그렇게 찾던 그 소리 느낌이었다. 최상의 조합은 아닐지언정 깊고 탄력 있는 저역의 다이내믹과 고운 질감의 소리를 찾는 내게는 최고나 다름없는 멋진 매칭임에는 틀림없었다.
PRE-7610 MK3는 프리앰프 무용론을 보기 좋게 타파하여 파워 앰프에 구동력을 더해 주고 정보량을 키운다. 그런데 숨은 실력 하나는 타 메이커의 파워 앰프 또한 멋지게 컨트롤 해주는 실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ATC 스피커를 쓰면서 출력이 높은 앰프를 사용했던 적이 있었으나 바쿤으로 들으면서 모두 떠나보냈다. 그런데 바쿤 프리앰프 PRE-7610 MK3의 역량이 과연 어느 정도인지 무척 궁금했다. 쓸 만한 파워 앰프를 다시 구하려니 비싼 건 여전히 비싸고 싸고 좋은 것이 있을 리 없다.
마침 명성 있는 파워 두어 종을 입수하여 테스트해보았는데, 각 파워 앰프가 가진 특성과 장점을 있는 그대로 살려주었다. 피라미드 구조로 탄력 있는 저역과 무대를 넓게 펼쳐 주어 선율의 흐름을 따라가게 하는 묘미가 있다.

다른 프리앰프와는 다르게 자신의 색깔로 음 전체를 덧씌우는 것이 아니라 파워 앰프의 숨은 역량을 투명하게 드러내 준다. 파워 앰프의 완성도가 높으면 높을수록 그 능력은 더욱 선명하게 발현될 것으로 보인다.
바쿤의 프리앰프 PRE-7610 MK3만 있다면 그 어느 파워앰프이든 믿고 붙이는 재미가 있을 것 같다. 혹시 운용하고 있는 파워 앰프의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 궁금하다면 PRE-7610 MK3를 연결해 보라고 권하고 싶다. 바쿤의 음악성과 파워 앰프의 역량을 잘 살려주는 절묘한 궁합을 맛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수입원 바쿤매니아
▶가격 수입원 문의
▶입력 RCA×3, Satri-Link(BNC)×2
▶출력 RCA×1, Satri-Link(BNC)×1, 헤드폰 출력×1
▶크기(WHD) 23.5×7.8×29.5cm
▶무게 2.9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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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6년 3월호 - 52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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