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rma Audio Revo IPA-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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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rma Audio Revo IPA-140
  • 이종학(Johnny Lee)
  • 승인 2016.02.02 00:00
  • 2016년 2월호 (523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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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모나의 또 다른 자랑거리를 만나다

 

충실한 전원부 구성은 특필할 만하다. 철저한 좌우 채널 구분, 이른바 듀얼 모노 방식으로 설계되어, 일체의 채널 간 간섭을 없앤 점부터 좋게 다 가오거니와, 앰프의 핵심엔 전원이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되새기게 하는 설계는 아무리 칭찬해도 부족하지 않다. 그 결과, 좌우에 하나씩, 400VA 용량의 토로이달 트랜스가 투입되었다.

몬테베르디, 폰키엘리, 스트라디바리, 아마티…, 이름만으로도 가슴이 벅차다. 거기에 노르마까지 합세한다면, 완전한 이탈리아 풀코스 정식. 그렇다. 이번 리뷰의 주인공은 이탈리아의 저명한 오디오 메이커 노르마의 신제품 레보 IPA-140에 관한 것이다. 여기서 잠깐, 노르마 하면, 저 유명한 오페라를 말하는 것이 아닐까? 그렇다. 빈첸초 벨리니가 쓰고, 1831년 12월 26일 밀라노 라 스칼라 극장에서 초연한 전설적인 작품이다. 한데 이 오페라는 이상하리만치 냉대를 받아, 거의 100여 년간 묻혀 있다시피 했다. 그러다 마리아 칼라스에 의해 다시 발굴이 되고, 특히 <Casta Diva>가 인기몰이를 하면서, 오늘날엔 무척 인기 높은 레퍼토리로 부상했다. 참 기구한 운명이지만, 해피엔딩이라 안심이 된다.
여기서 노르마는 브랜드 명이고, 소재지는 앞서 열거한 인물들이 살았던 크레모나다. 음악과 악기의 도시 크레모나. 그러므로 제대로 된 오디오 메이커가 여기서 배출된다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 실제로 이 회사의 모토는 ‘뮤지컬 리프로덕션’이다. 사운드 리프로덕션이 아니다. 음의 기계적 단순 재생이 아닌, 음악 혹은 음악성의 재생을 목표로 한다. 그렇다면 덕지덕지 컬러링이 가득한 음일까? 전혀 반대다. 일체의 컬러링을 제거하고, 극단적인 노이즈 억제를 통한 완벽한 음악 그 자체의 실현. 그 점이 노르마의 최대 강점이고, 이번에 만난 IPA-140에 그 미덕이 가득하다.
참고로 노르마가 처음 소개된 것은 1987년. 벌써 30여 년 가까이 된다. 하지만 이 작은 회사에서 내놓은 앰프가 시장에서 주목을 받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냥 가능성만 내비쳤다고나 할까? 그 부분을 높이 산 오팔 전자에서 통 큰 투자가 이뤄진다. 1991년의 일이다. 이후, 연구 팀은 거의 7년 가까이 R&D에 몰두하면서 획기적인 성과를 이룩하기에 이른다. 그 결과 1997년 밀라노에서 열린 톱 오디오 쇼에 정식 데뷔하면서 지금까지 그 명성을 이어오고 있는 것이다.
사실 이탈리아 오디오 하면, 우선 스피커부터 떠올리고, 그 다음에 진공관 앰프가 떠오른다. 또 그 나름의 개성이 있어서, 충실한 중역대를 기반으로 보컬과 현에 강점을 가진 부분은, 극단적인 호불호를 야기하기도 한다. 반면 노르마의 경우, 그 전통에서 좀 벗어나 있다. 오히려 만듦새나 음 조성으로 말하면 독일 쪽과 가까운 듯하며, 중립적이고, 정확하며, 뛰어난 밸런스를 장기로 삼고 있다. 그러므로 이탈리아 태생이라고 해서 섣불리 그 음에 대해 단정짓는 것은 곤란할 것 같다.

본 기는 솔리드스테이트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이 또한 진공관이 주류를 이루는 이탈리아 앰프들과는 구분이 된다. 투입된 출력 소자는 MOSFET로, 이것은 진공관의 성격을 좀 띠고 있기는 하다. 채널당 3개의 페어가 투입된 바, 총 12개가 쓰이고 있다. 단, 고전류에 견딜 수 있는 튼실한 소자를 투입해서, 본 기의 정격 출력이 8Ω에 140W이긴 하지만, 피크에 이르면 1400W, 그러니까 무려 10배의 출력을 순간적으로 보장한다. 그러니 달랑 140W라는 출력만 보고 지레 짐작하면 안 되는 것이다.
이를 위한 충실한 전원부 구성은 특필할 만하다. 철저한 좌우 채널 구분, 이른바 듀얼 모노 방식으로 설계되어, 일체의 채널 간 간섭을 없앤 점부터 좋게 다가오거니와, 앰프의 핵심엔 전원이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되새기게 하는 설계는 아무리 칭찬해도 부족하지 않다. 그 결과, 좌우에 하나씩, 400VA 용량의 토로이달 트랜스가 투입되었다. 또 전원의 공급에 있어서도 철저히 분리를 해놔서, 게인단, 드라이브단, 출력단이 각각 다르다. 다시 말해, 전기적인 안정성과 풍부한 여유분을 확보해서, 최상의 퍼포먼스를 이룩할 수 있는 배경을 제공하고 있는 셈이다.
한편 본 기의 특이한 점 중의 하나는 별도의 프리아웃 단자가 있으며, 한편으로 서브우퍼를 연결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것은 요즘처럼 비좁은 환경에서 하이파이를 운용할 수밖에 없는 애호가들에겐 희소식이라 본다. 사실 시스템의 구성이 비대해지고, 돈이 많이 들어가는 것은 이른바 대형기 때문이다. 여기서 나오는 실감 나는 저역을 체험하고자 자꾸 지갑을 열게 되는 것이다. 반면 양질의 소형 모니터에 서브우퍼를 구성하는 것은, 개인적으로 적극 추천하는 편이다. 한 밤에 음악을 들을 땐, 서브우퍼를 꺼놓으면 되니까. 매우 실리적이고, 고품위한 운용 방법인 것이다. 단, 이 경우, 마땅한 앰프가 없다는 것이 문제였는데, 이 점에서 본 기의 배려는 한없이 고맙기만 하다.
USB DAC의 제공도 반갑다. 옵션으로 선택할 경우, 고음질 파일은 물론 DSD도 커버할 수 있다. 동사는 아날로그 앰프뿐 아니라, 디지털 소스 쪽에도 탁월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전문적인 CD 플레이어와 DAC도 생산 중이다. 그 강점을 여기서 맛볼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애호가 중에는 S/PDIF 계통의 입력단을 최소 하나라도 넣어줘야 하는 게 아니냐 싶겠지만, 본 기와 짝을 이루는 CD 플레이어에 더 다양한 입력단이 구성되어 있다. 그러므로 이왕 디지털을 제대로 구사해보겠다고 하면, 추후에 CD 플레이어를 구입하는 편이 나을 것이라 본다.
한편 MM/MC 포노단의 제공(옵션)도 칭찬할 만하다. 요즘의 소프트 쪽 동향을 보면, CD보다는 LP가 패키지 미디어로 각광받는 추세다. 아무래도 고음질 파일이나 스트리밍 뮤직 쪽이 강세다 보니, 디지털에서 굳이 CD나 SACD와 같은 매체에 연연해하지 않게 된 것이다. 그럴 바에야 아예 전문적인 아날로그로 가자는 추세인 것이다. 그 점에서 본 기의 포노단이 갖춘 높은 실력은 특필할 만하다.

본 기의 섀시는 알루미늄이며, 비자성 방식으로 처리되어, 일체의 외부 간섭을 불허하고 있다. 내부를 보면 질서정연한 배치가 눈에 들어오는데, 무엇보다 철저한 좌우 분리형 설계가 돋보인다. 또 프런트 패널 쪽에 프리 및 디지털 처리부를 따로 둔 다음, 파워단과 철저하게 분리시켜 일종의 밀봉 처리한 점도 빼놓을 수 없다. 대개 인티앰프라고 하면, 프리단을 간소화하거나 심지어 생략하고 그냥 볼륨단과 실렉터만 투입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본 기는 철저하게 프리단을 제대로 구성하고 있으며, 이 자체를 별도의 쳄버로 수납한 점은 역시 하이엔드 인티앰프다운 만듦새다. 자세한 설명이 없어서 제대로 소개하지는 못하지만, 본 기에 투입된 볼륨단도 상당한 퀄러티라고 한다.
사실 이 짧은 지면에 본 기의 전모를 다 소개하지 못 해서 유감인데, 그 부분은 다음 달 별도의 매칭 기사로 대신하도록 하겠다. 참고로 본 기의 포노단과 USB DAC 등을 두루두루 체크했으며, 매칭 스피커엔 이글스톤웍스의 안드라 3을 사용했다. 다소 까다로운 스피커로 알려졌지만, 저역을 제대로 움켜쥐고 흔드는 부분에서 본 기에 대한 신뢰감을 더욱 갖게 만들었다. 다음 회에 그 내용을 소개하도록 하겠다. 


 
수입원 SP-오디오 (070)7119-5287    가격 980만원    실효 출력 140W(8Ω), 280W(4Ω)   
주파수 응답 0-1.8MHz(-3dB)    출력임피던스 200Ω(프리아웃)    게인 34dB  
크기(WHD)
43×11×36.5cm     무게 25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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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6년 2월호 - 52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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