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ollon Audio Super Micro DAC 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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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ollon Audio Super Micro DAC Ⅲ
  • 김남
  • 승인 2016.02.02 00:00
  • 2016년 2월호 (523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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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력 트랜스와 진공관으로 D/A 컨버터에 혁신을 일으키다

 

개발자는 그간 국내에서 생산되어 왔던 코어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 해외로 눈을 돌렸다. 개발자가 추구하는 음색과 특성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원인을 오랫동안 분석, 그 원인을 찾은 셈이다.
결국 세계 최고의 부품을 임가공하는 국가의 현지 공장에 데이터 주문을 했는데, 뜻밖에도 공급 거절의 회신이 날아왔다. 그것이 그 나라 방위청에서 수출 금지 품목으로 지정되어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진정한 오디오 장인이 여럿 분투하고 있다. 진공관 앰프 부분에서는 객관적으로도 세계 최고의 제품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데, 그중 아폴론(구 유엘사운드)의 운영자 최장수 씨야말로 대표적인 장인의 한 사람이라 할 수 있다. 30여 년 간 장인으로서의 그의 모습을 지켜봐 왔는데, 서구였다면 아마 도인으로 추앙을 받는 경지에 이르렀을 것이다. 그는 10여 년 전 양평의 산 속에 공방을 짓고 칩거하듯이 들어앉아 혼자서 제품을 개발해 왔는데, 찾아오는 내방객들의 불편을 덜기 위해 15년 만에 하산, 강동구 상일동에 새 둥지를 틀면서 상호도 아폴론으로 바꿨는데, 다소 아쉽다. 가끔씩 산간 절간을 찾아가듯 공방에 가 보는 기쁨이 있었기 때문이다.
앰프가 주 종목으로 완벽에 가까운 노블 프리앰프와 300B를 사용한 모노블록 파워 앰프 노블 300B 등 노블 시리즈가 그의 대표적인 회심작이다. 그 외에 신종 알텍이나 다름없는 특이한 스피커를 비롯해 여러 액세서리, 케이블까지 다채로운 종목을 내놨다. 그의 제품들은 하나하나 모두 작품이라고 불려야 할 만큼 정성과 열정으로 가득 차 있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리고 그의 제품들은 한결같이 견고하고 아름답기 짝이 없으며, 성능 역시 세계 최정상급들과 견줄 수 있을 만큼 뛰어나다. 가격도 고가이지만 한 번 사용해 보면 만족도가 높아서 중고가 거래되는 경우도 거의 없는 실정이다. 그러나 철저하게 소량의 핸드메이드 제품만을 내놓는 관계로 일반 숍에서는 제품을 구경하기 어렵다.
아폴론의 인테리어나 섀시의 고급성과 통일성은 멀리서 한눈에 봐도 독특한데, 근자에는 국내 음악 영화 <세시봉>에도 찬조 출연을 한 바 있다. 비주얼에 치중한 음악이 아닌, 오직 음악만을 사랑했던 지난 70년대 우리나라 음악 팬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화면 속에서 나는 이 제작사 특유의 전면 조명을 보면서 감회가 남달랐다.

최근에는 진공관을 사용한 DAC를 개발했던 터에 다시 업그레이드를 단행해서 본 시청기인 3번째 업그레이드 버전의 제품을 선보였다. CD 플레이어에 있어서 트랜스포트 부분은 이미 구동 메커니즘이 고정, 공개화되어 있어서 특이한 기술력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게 되어 엔지니어들은 핵심인 DAC에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터인데, 오랫동안 소식만 듣고 있었던 신제품을 대면하게 됐다.
시청기는 구체적인 데이터를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슈퍼 마이크로라는 명칭을 붙일 정도로 치열·정밀한 본격 디지털 기기에 속한다. 특히 현대적인 디지털 기기에 아날로그의 오랜 장인의 기술력을 접목, 디지털이면서도 아날로그에 가까운 짙고 매끄러운 음색 구현에 성공했다.
디지털 기기는 사실 너무도 정밀한 수치를 내세워 성능을 평가하고 있지만, 오디오 제품에서의 수치란 사실 별로 의미가 없다. 모든 싸구려 기종에서도 대역 상한선이 16-24비트에서 192kHz까지 표시되고 있고, 96kHz 이상은 의미가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이기도 하다. 이는 음질 향상에는 도움이 되지 않고 측정기상의 수치 향상에만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물론 아폴론의 이 제품은 USB 입력을 포함, 풍부한 디지털 입력을 제공하고 32비트/384kHz의 PCM 음원부터 DSD 파일까지 재생할 수 있다.

시청기의 두드러진 변화는 출력 트랜스포머에 사용하는 코어의 재질 교체가 으뜸이다. 코어의 재질이 주는 효과 변화는 이미 잘 알려져 있지만, 개발자는 그간 국내에서 생산되어 왔던 코어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 해외로 눈을 돌렸다. 개발자가 추구하는 음색과 특성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원인을 오랫동안 분석, 그 원인을 찾은 셈이다. 결국 세계 최고의 부품을 임가공하는 국가의 현지 공장에 데이터 주문을 했는데, 뜻밖에도 공급 거절의 회신이 날아왔다. 그것이 그 나라 방위청에서 수출 금지 품목으로 지정되어 있다는 것이다. 용도가 어디까지나 음악을 위한 것이라는 점, 그동안 수십 년간 개발·제조해 온 제품의 내력을 일일이 설명하는 등의 난관을 거친 끝에 극적으로 공급이 허용되면서 어렵사리 이 출력 트랜스포머의 생산이 결정되었다. 디지털 기기에는 별로 에이징이라는 것이 필요 없지만 이 트랜스포머의 채용으로 시청기는 최소 40시간 이상의 에이징이 필수적이다.
시청을 시작하는 순간 슈퍼 광대역의 음색이란 이런 것이다 라는 것을 쉽게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음색이 현란하게 바뀐다. 본 기의 시청 직전까지 CD 플레이어와 연결해 동일한 앰프와 스피커를 사용했는데, 시청기를 첨가하는 순간 마치 초등학생이 연주하는 합주단에서 본격 직업 연주단으로 바뀐 듯한 극적인 변화를 쉽게 느낄 수 있는 정도. 깨끗하고 정밀해지며, 실체감과 함께 끈적이는 밀도감도 놀랍다. 탐미적이며 고혹적인 팝 보컬의 절창, 매끈하게 가슴을 후비는 현 독주의 리얼함, 연주가 끝나도 신기루처럼 음이 그 자리에 고여 있는 착각을 느낄 수 있다.


 
제조원 아폴론(구 유엘사운드) (02)427-1571   가격 430만원  
디지털 입력 AES/EBU×1(24비트/192kHz, DOP64), Coaxial×1(24비트/192kHz, DOP64), Optical×1(24비트/192kHz, DOP64), USB B×1(32비트/384kHz), IIS×1(32비트/384kHz, DSD64/128)  
주파수 응답 20Hz-100kHz(±1.6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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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6년 2월호 - 52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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