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가장 높은 성장세를 이끈 오디오 제품을 뽑으라면 단연 블루투스 스피커이다. ‘스마트폰으로 무선 페어링하여 음악을 즐긴다’ 지금까지 이보다 더 편한 솔루션이 있었나 생각될 정도로 그 파급력은 대단했다. 음질 역시 수준 이상이었는데, 이전 블루투스 제품의 조악한 음질과는 차원이 다른 것이었다. 덕분에 저렴한 중국산 제품부터, 탁월한 성능의 국산 제품, 그리고 해외 유명 하이파이 브랜드까지 각양각색의 디자인과 다양한 가격대로 블루투스 제품들을 출시하고 있다. 이런 치열한 블루투스 시장에 최근 가장 두각을 나타낸 브랜드를 꼽으라면 단연 이들을 포함시켜야 한다. 이미 여러 인터넷 매체에서 이들의 인상적인 사진을 보았을지도 모른다. 현란한 문신의 사내가 제품을 조작하는 강렬한 모습. 명실상부한 최고의 기타 앰프 제조사, 바로 마샬(Marshall)의 홍보 방법이다.
마샬이라면 대부분 기타 앰프를 떠올릴 것이다. 공연장에 빼곡 들어차 있는 마샬 앰프들, 기타를 좀 만진다던가, 록 공연을 즐겨 보았다면 이들 브랜드를 모를 리 없다. 그만큼 기타 앰프 제조사라는 이미지가 강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이들은 라이프스타일 제품군을 적극 추가하면서 완전히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무려 헤드폰, 이어폰 그리고 블루투스 스피커까지 의욕적으로 출시하고 있는 것이다. 헤드폰·이어폰으로 메이저, 마이너, 모니터, 모드 등을 선보였고, 블루투스 스피커로는 액턴, 한웰, 스탠모어, 워번 등을 출시하여 매력의 디자인과 성능을 과시했다. 그리고 이번에는 본격적인 휴대용 사양의 제품, 킬번 블루투스 스피커를 추가한 것.
마샬의 블루투스 스피커는 전체적인 디자인을 모두 공유하고 있다. 디자인은 첫눈에도 알 수 있듯이, 자신들의 기타 앰프를 그대로 축소하여 담아낸 것이다. 덕분에 기타 앰프로 듣는 듯한 느낌마저 들게 되는데, 아마 마샬이 노린 것도 바로 이런 부분일 것이다. 마케팅적으로는 물론이고, 세상에서 가장 유니크한 디자인을 마샬로서는 정말 손쉽게 만들어내었다. 그야말로 묘수 중의 묘수.
이번에 받아든 킬번(Kilburn) 역시 기존 상위 모델의 디자인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상위 제품들이 크기 때문에 부담스러웠다면, 이번에는 아담한 모습으로 전작 액턴과 거의 동일한 모양과 크기를 가지고 있다. 혹시 외관만 보고 액턴과 다른 점을 쉽게 찾을 수 없을지도 모르는데, 충전하여 휴대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차이일 것이다. 라인업 이름 역시 포터블로, 미니 제품인 스톡웰과 더불어 주력 제품이 될 듯하다.
휴대성을 강조해서인지, 제품 자체에 끈을 달아놓았다. 덕분에 더더욱 휴대용 기타 앰프가 연상되는데, 정말 나중에는 기타 앰프와 블루투스 스피커를 동시에 겸하는 제품이 나오지 않을까 예상되기도 한다. 배터리는 대략 50%의 볼륨으로 20시간 정도를 보장하고, 배터리 잔량은 상단의 불빛으로 확인할 수 있다.
크기는 액턴과 비슷하지만, 스펙은 의외로 차이가 있다. 액턴이 트위터 8W, 우퍼 25W의 출력을 만들어냈다면, 킬번은 소폭 하향으로 5W와 15W 출력을 각각 가진다. 주파수 응답 역시 액턴이 50Hz로 낮은 대역을 보장하는 반면, 킬번은 62Hz로 저역에서 조금 손해를 보고 있다. 고역은 동일하게 20kHz를 보여주고 있어, 마샬 특유의 쭉 뻗는 하이음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우퍼 크기는 4인치로 동일하며, 트위터 또한 3/4인치 2개가 장착되었다. 트위터가 좌우에 위치하고, 중간에 우퍼가 위치하는 형상인데, 내부 모습은 액턴과 완전히 동일하다.
블루투스는 Ver4.0의 최신 사양을 담고 있으며, 3.5mm 아날로그 입력을 갖추고 있어 소스기기와 직결로 사용할 수도 있다. 마샬의 블루투스 제품들은 3.5mm 단자의 코일형 케이블을 제공하는데, 역시 기타 앰프를 연상시키는 센스 있는 소품이 아닌가 한다. 또한 특유의 온·오프 토글 스위치와 볼륨 조절 노브, 그리고 베이스·트레블 조절 기능 등은 마샬 제품만의 아이덴티티가 될 것이다.
몇 초만에 스마트폰과 페어링하고 음악을 듣는다. 시각적인 느낌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마샬 제품으로는 항상 록 음악을 듣게 된다. 특히 80-90년대 록들에 손이 가게 되는데, 결과도 무척 만족스럽다. 대부분 블루투스 제품들은 작은 크기 때문에 무대 표현이라고 하기에도 애석한 경우가 많은데, 마샬 제품들은 기본적으로 넓은 공간을 바탕으로 무대를 만들어내기 때문에 풍부한 록 사운드를 즐기기에 제격이다. 특히 라이브 음원에 강렬한 매력을 선사하기도 하는데, 드럼의 강약이나 기타 톤의 표현은 적수가 없을 만큼 탁월하다.
● 수입원 소비코AV (02)525-0704
● 가격 45만원
● 실효 출력 5W×2, 15W×1
● 블루투스 지원(Ver.4.0)
● 사용 유닛 우퍼 10.1cm, 트위터 1.9cm
● 아날로그 입력 Aux(3.5mm)×1
● 주파수 범위 62Hz-20kHz
● 크로스오버 주파수 4200Hz
● 크기(WHD) 24.2×14×14cm
● 무게 3k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