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qua Acoustic Quality La Voce S2
상태바
Aqua Acoustic Quality La Voce S2
  • 이종학(Johnny Lee)
  • 승인 2016.01.01 00:00
  • 2016년 1월호 (522호)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디지털 기술의 최전선에 선 라 보체

시작부터 화려하면서 아름다운 피아노 솔로가 나온다.
배후에 흐르는 오케스트라의 낭만적인 선율은 러시아의 느낌이
강하게 우러나며, 고급스런 음색을 자랑한다.
전체적으로 빼어난 해상도를 자랑하지만,
마치 귀족 부인을 만난 듯한 우아함도 아울러 느낄 수 있다.

아마 디지털 기기에 좀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업샘플링이니, 지터니 하는 용어에 비교적 친숙할 것이다. 또 한 시대를 풍미했던 델타 시그마 방식에 대해서도 어디선가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요즘엔 R2R, 정확히는 R-2R 방식이 크게 주목을 받고 있다. 이른바 래더(Ladder) 방식이라고 하는데, 들어오는 디지털 입력 신호에 맞게 일군의 레지스터(저항)가 반응하는 내용이다. 워낙 많은 저항이 길게 늘어서 있어서, 그게 일종의 사다리 같다고 해서 래더라 부르는 것이다.
이것은 디지털을 아날로그로 변환시킬 때 가장 직관적이고, 또 정교한 방식이라 할 수 있다. 최신의 MSB나 CH 프리시전의 제품들이 이런 방식을 추구하고 있지만, 문제는 가격. 기존 DAC보다 훨씬 비싸기 때문에 그야말로 그림의 떡인 것이다. 그런 찰나, 매우 합리적인 가격대를 갖고 있으면서, R2R 방식의 정수를 담은 본 기 라 보체(La Voce)의 출현은 상당한 흥미를 유발한다.
본 기를 만든 아쿠아 어쿠스틱 퀄러티라는 회사는 이탈리아 밀라노에 위치하고 있으며, 현재 R&D의 수장으로 있는 크리스티안 아넬리 씨는 이미 2005년부터 업샘플링·오버샘플링의 방식에 따른 접근법의 차별화, 각종 지터에 대응하는 전술, 전송의 중요성 등을 꾸준히 연구해오고 있다. 그 결과 최신의 R2R 방식에 대해 상당한 노하우와 자신감을 갖고 있다고 판단이 된다. 이런 방식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어떤 소재의 저항을 쓰느냐다. 당연히 수명이 길고, 퍼포먼스가 뛰어나야 하는데, 그 부분에서 메탈 포일 방식으로 초 정밀도를 추구한 저항이 들어간 점은 일단 믿음직스럽다.

여기서 잠깐 DAC부에 대해 살펴보면, 버 브라운의 PCM1704-K를 좌우 채널에 하나씩 투입하고 있다. 즉, 듀얼 모노 방식을 추구하고 있는 것이다. 그 결과 최종적으로 24비트/192kHz의 신호를 출력한다. 그러나 본 기의 장점은 R2R 방식의 채택 외에 철저한 지터 저감 대책에도 있다. 아넬리 씨에 따르면, 지터의 경우, 디지털 필터로 제거하는 것보단 PCM 신호를 빼어난 퀄러티로 전송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하며, 이래서 서킷 자체를 새롭게 개발해서 투입한 바, 이를 DFD라고 한다. ‘Direct From Decoder’의 약자다. 또 전송 과정의 중요성을 인식해서, I2S 방식(24비트/384kHz)을 고집하고 있다. 클록과 데이터를 별도로 전송하는 매우 유용한 방식이다. 당연히 디지털 입력에 있어서도 S/PDIF와 AES/EBU 등을 서로 고립시키는 등, 다각적인 접근이 이뤄지고 있다.
한편 아날로그부에도 OP 앰프 대신 풀 디스크리트 회로로 꾸민 본격적인 내용이 삽입되어 있으며, 충실한 전원부도 구축하고 있다. 이를 위해 디지털과 아날로그 쪽을 완전 분리해서 각각 전원을 따로 공급하고 있으며, 노이즈가 극력 억제된 파워 트랜스를 사용하고 있다.
거기에 풍부한 입·출력 단자의 제공도 지적할 만하다. 디지털 입력의 경우, I2S, BNC 동축, USB 등과 함께 옵션으로 AES/EBU, 코액셜, 옵티컬 등이 제공된다. 어떤 디바이스를 갖고 있어도 모두 대응한다고 보면 된다. 아날로그 출력은 RCA, XLR(옵션) 모두 가능한 만큼, 이 또한 사용자의 편의성을 높이고 있다. 또 순수한 DAC 제품이라, 요즘처럼 프리앰프나 해드폰 앰프와 같은 부가 기능이 일체 없다. 오로지 DAC 자체의 퀄러티로 승부하겠다는 입장이다.

본 기의 시청을 위해 브로드만 비엔나 클래식 VC1에 패스 INT-60을 매칭한 가운데, PC와 USB로 연결하여 음원 위주로 시스템을 구성한다. 첫 곡은 크리스티안 치메르만이 연주하는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1번 1악장. 시작부터 화려하면서 아름다운 피아노 솔로가 나온다. 배후에 흐르는 오케스트라의 낭만적인 선율은 러시아의 느낌이 강하게 우러나며, 고급스런 음색을 자랑한다. 전체적으로 빼어난 해상도를 자랑하지만, 마치 귀족 부인을 만난 듯한 우아함도 아울러 느낄 수 있다.
카퓌송과 앙겔리치 콤비의 브람스 바이올린 소나타 1번 1악장. 단아하고 뒷맛이 개운한 연주다. 여기서는 별 기교를 부리지 않고 무덤덤하게 다가온다. 감정의 과잉이나 과장이 일체 없다. 그런 최신 연주의 느낌이 고스란히 재현된다. 빠르고, 기민하며, 영롱하다. 아날로그 튜닝에 있어서도 꽤 높은 퀄러티를 느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셸비 린의 ‘I Only Want to Be With You’. 드럼의 경쾌한 리듬감이 넘실거리고, 베이스의 음량도 묵직하다. 다소 관조한 듯한 보컬의 음성이 오히려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가운데, 절로 발장단을 하게 만든다. 일체 빈틈을 느낄 수 없을 만큼, 정보량으로 가득 채운 점에서 본 기의 높은 퀄러티를 실감할 수 있다. 

수입원 소노리스 (02)581-3094   가격 360만원(기본 버전), 400만원(XLR 출력 버전)
디지털 입력 AES/EBU×1(24비트/192kHz, 옵션), Coaxial(BNC)×1(24비트/192kHz),
USB B×1(24비트/192kHz), I2S×1(24비트/384kHz)
아날로그 출력 RCA×1, XLR×1(옵션)   출력 레벨 2.1V(RCA), 4.2V(XLR, 옵션)
오버샘플링 팩터 1×   주파수 응답 20Hz-20kHz(±0.5dB)
THD+N 0.1% 이하   크기(WHD) 45×10×31cm   무게 7kg

522 표지이미지
월간 오디오 (2016년 1월호 - 522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