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ad Elite CDX·Pre·Q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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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ad Elite CDX·Pre·QSP
  • 김남
  • 승인 2016.01.01 00:00
  • 2016년 1월호 (522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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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의 시간 동안 오디오를 탐구한 쿼드의 진면모

아마 80년대까지만 해도 오디오 애호가라면 가장 갖고 싶었던 기종 중의 하나가 쿼드 44 + 606 + FM-4 컴포넌트 시스템이었을 것이다. 그 단아하고 매혹적인 외모와 컬러, 어디 내놓아도 결코 지지 않을 사운드의 레퍼런스였던 쿼드는 지금 노장층에겐 오디오 통과 의례였고, 오디오 세계의 추억 그 자체였다.
쿼드의 앰프들을 보면 지금도 가슴이 설렌다. 고속도로를 지나가다가 창밖 멀리로 고향의 자취가 산 그림자처럼 보이는 그런 정취를 느끼기 때문이다. 지금의 오디오 세대들은 오디오의 중장년 세대들이 지나간 날 왜 그렇게 쿼드에 열광했는지를 한 번쯤은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왜 브리티시 사운드라는 용어가 마치 경제학의 중대 용어처럼 회자되었는지도 말이다.
지금 생각해 보면 브리티시 사운드라는 말에는 검소질박, 실용과 겸손의 뜻이 모두 포함되어 있었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어지간한 월급쟁이가 1년 봉급을 다 털어도 손에 넣을 수 없는 초고가 하이엔드의 시대가 되었지만, 쿼드는 그 당시에도 조금만 절약하고 모은다면 소유가 가능한 가격대이면서도 클래식을 들으면서 불만이 있다면 연락해 달라는 그들의 광고 카피처럼 유려하고도 항상 표준을 능가하는 성능과 기기의 안정성을 마치 전통처럼 유지해 왔기 때문이다.
본 시청기는 함부로 신제품을 내놓지 않는 쿼드의 최근작 시리즈인데, 완성도가 높은 것은 두말할 여지가 없다. 엘리트 프리앰프는 이전의 쿼드 제품에서 아이콘처럼 여겨지던 둥그런 노브가 없이 작은 스위치와 디스플레이 창으로 구성되어 있다. 3조의 RCA 라인 입력 외에 포노단도 갖추고 있는 아날로그 프리앰프의 고전적인 모습을 갖추고 있다. 같은 모양의 섀시에 수납된 파워 앰프, CD 플레이어가 있어 이를 더하면 하나의 일체화된 오디오 컴포넌트 시스템이 구성된다.

엘리트 QSP 파워 앰프는 여유 있는 전원부를 탑재하고 있는 140W 출력의 스테레오 파워 앰프인데, 전통의 606을 회상시키는 추억의 디자인으로 되어 있다. 이 시리즈에는 엘리트 QMP라는 같은 디자인의 또 다른 파워 앰프가 모노블럭 버전으로 출시되어 있기도 하다.
엘리트 CDX는 CD 플레이어이다. 또한 프리앰프이며 USB 입력이 포함된 D/A 컨버터이기도 하다. 이 CD 플레이어는 엘리트 시리즈 중에서도 가장 최신 모델로 CD 재생은 물론, 동사의 플래그십 모델인 플래티넘 DMP에 탑재된 시러스 로직 크리스털 CS4398 24비트/192kHz DAC를 사용하고 있고 비동기식 USB 입력을 포함하고 있어 컴퓨터와 연결해 디지털 오디오 음원을 플레이할 수 있다. 그리고 3개의 옵티컬 디지털 입력과 2개의 코액셜 디지털 입력이 포함되어 있어 요즘 나오는 디지털 TV 대부분이 옵티컬 출력을 지원하므로 이 제품을 TV와 연결 시 TV의 부족한 사운드를 하이파이 시스템으로 보완이 가능해 사운드바 같은 제품을 구입할 필요가 없어진다.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는 점도 매력 포인트인 셈.
엘리트 시리즈는 각각의 기기를 연결 시 일반적인 RCA 케이블을 이용할 수도 있지만, 전용 커넥터인 쿼드 링크가 모든 연결에서 가장 우선 적용되며, 이를 이용하면 여러 가지 다양한 기능을 수행할 수가 있다. 그리고 엘리트 시리즈를 컴포넌트로 구성하면 통합 리모컨으로 모든 것이 제어되는 장점도 있다. 게다가 쿼드 제품은 트러블이 없기로도 유명해 안심하고 음악 듣기라는 측면에서도 장점인 메이커이다.
엘리트 시리즈는 80년의 장구한 세월 동안 유지·개량해 온 쿼드만의 회로와 만듦새를 기반으로 한 제품이다. 오래되면 보통 사람들은 과거를 은연 중 한 수 아래로 내려다보기 마련이다. 그래서 항상 새로 등장하는 제품에 대해 과도한 시선을 보내기 마련이지만, 어느 날 문득 오래 쓴 가구의 편안함, 오래된 우정의 소중함 같은 것을 발견하게 된다. 물론 그것이 쉽지가 않다. 현명함보다는 감각적인 것에만 두뇌가 작용하는 시대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혜로운 사람은 점점 뒷전으로 밀리는 것처럼 보이고, 자극적인 선동들만 앞에 나열되는지도 모른다.
시청기를 스완과 ATC의 스피커로 울려 본다. 듣자마자 단 10초도 안 되어서 역시 쿼드, 왜 쿼드인가를 단숨에 알게 해 준다. 샘물처럼 깨끗하고 단단하며 매끈하다! 그러면서도 장쾌하다. 결코 달콤하지는 않으며 과장된 미음도 없지만, 모든 음악에서 생생하고 강렬하다. 현의 침투력도 최고다.

쿼드의 엘리트 시리즈는 유럽 왕실의 빛나는 찻잔 세트 같다는 느낌이 먼저 떠오른다. 그리고 영국의 정원 같은 풍경이다. 궁전이든 교외 주택가의 작은 정원이든 더할 나위 없이 잘 가꾸어진 정원의 여름날 이른 아침 같은 향기가 솟아나는 것이다. 음악 듣기의 과욕에서 벗어나 생활의 일부분으로 삼고자 하는 분들에게 더할 수 없는 추천기이며, 오디오 기기에 이골이 난 사람이라 해도 쿼드의 매력은 결코 저버릴 수 없을 것이다. 대단하다 쿼드! 그리고 존경스럽다 쿼드! 이 판매 가격을 보라. 30년 전보다 오히려 더 싸졌다. 그러나 성능은 더 좋아졌다. 이것이 반세기 넘게 이어 온 노포의 힘인 것이다. 강력한 베스트셀러의 등장이며, 오디오의 양식을 보여 주는 이 시대 가장 레퍼런스적인 기기의 출현을 축하한다.

수입원 소비코AV (02)525-0704

 

▲Elite QSP 
 

가격 195만원   실효 출력 140W(8Ω)   주파수 응답 10Hz-29kHz(±1dB)
게인 33dB   THD 0.004% 이하    S/N비 108dB 이하   댐핑 팩터 230   
입력 임피던스 15KΩ   크기(WHD) 32.8×14.9×27cm    무게 12.5kg

 


▲Elite Pre

가격 143만원   입력 RCA×3, Tape×1, Phono×1   
주파수 응답 0.1Hz-55kHz(±3dB)   S/N비 78dB   THD 0.05% 이하    
크기(WHD) 32.1×7×31cm    무게 4.4kg

 

▲Elite CDX

가격 200만원   DAC 시러스 로직 CS4398  
디지털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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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6년 1월호 - 52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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