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악기 하나하나의 음의 밀도가 농밀하여지고 표현의 폭이 넓어짐을 알 수가 있었다. 실제의 연주에서는 느껴볼 수 없었던 근접 음향의 풍부한 울림은 최근의 하이엔드 오디오가 추구하는 음의 세계에서 만들어내는 성향이다. 수프리모 DAC는 그러한 세계로 안내하는 가이드와 같은 제품이다. 

이탈리아의 오디오 기기 회사들의 제품은 이제까지 신기술을 앞세운 제품보다는 예술적인 감성을 가미한 아름다운 외관과 이에 상응하는 사운드로 우리에게 어필해왔던 제품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노스스타의 제품을 보고 있노라면 첨단 기술의 집약체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 단순한 디자인의 겉모습은 화려함과는 거리가 있지만 사용 소재가 풍기는 높은 품격은 전혀 가벼운 모습이 아니다. 우리나라에 소개된 지는 꽤 되었지만 비슷한 수준의 제품들이 이미 시장에 포진하고 있어 그동안 활발한 판매는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 같다. 이번 달의 리뷰 제품으로 등장한 DAC 수프리모는 동사가 가지고 있는 기술과 감성을 모아서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어떠한 제품과 견주어도 돋보이는 제품으로 만들었음을 자신하는 제품이다.

단순한 알루미늄 박스 형태의 외관은 두 개의 표시창과 3개의 버튼으로 이루어진 단순한 모습이다. 다양한 디지털 음원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하고 있고, USB 입력을 통하여 컴퓨터를 연결하여 DSD 파일을 변환 없이 전송받아 처리할 수 있는 기능도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디지털 신호 처리의 핵심 부분을 감당하고 있는 것은 ESS 테크놀로지의 사브레 ES9018로 32비트/384kHz까지의 PCM 신호를 처리할 수 있으며, DSD 역시 기본이 되는 2.8MHz 신호와 배가된 5.6MHz 신호를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변환 칩은 대용량 집적 회로에 자사의 알고리듬을 탑재하여 제공되는데, 변환 과정에서의 무수한 조정 요소 때문에 결과물로 나오는 아날로그 신호의 성향은 백인백색의 다양함으로 표현되고 있다. 전기적으로 회로의 완성은 간단하게 이루어 낼 수 있지만 이것이 입력 신호를 어떠한 음악으로 연주해 내느냐 하는 것은 전적으로 제작자의 음악에 대한 확고한 이해와 감성에 기인한다고 할 수 있다. 아날로그 신호로 변환된 후에 이 신호를 프리앰프나 인티앰프로 보내기 위해서는 여유를 두는 완충 작용의 증폭 회로가 필요하게 되는데, 이 단계에서의 소리 변화도 매우 넓은 범위를 갖게 된다. 일반적으로 보급기 가격대의 제품에는 낮은 노이즈 레벨의 저 왜곡 OP 앰프를 사용하게 되는데, 이를 사용하는 것이 무조건 나쁜 것만은 아니다. 짧아진 회로의 거리와 빠른 속도의 신호 처리를 통하여 매우 우수한 음질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독자적인 설계의 회로를 채택하는 경우보다 더 나은 소리가 나오는 경우가 보통이다. 하지만 노스스타 디자인의 기술진들은 플래그십 제품답게 이 부분의 회로를 독자 설계하여 탑재하였다. 집적 회로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수많은 부품이 들어가게 되고 여기에 공급하는 여유 있는 전원부도 확보하여야 하기 때문에 제품의 크기는 비약적으로 커지게 되고 가격도 상당히 올라가게 된다. 이 점은 자신들이 그리고 있는 소리의 세계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비용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확신이 섰을 때 가능한 이야기인 것이다.
음질의 변화를 알아차릴 만큼 후방의 컴포넌트가 완벽하게 갖추어져 있어야하기 때문에 고품격의 변화를 감지해 낼 수 있는 애호가들은 얼마 되지 않을 것이다. 다만 이러한 가격대의 제품을 오디오 시스템에 추가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후방의 기기들도 이러한 차이를 인식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에 이러한 고급기의 존재는 확실한 것이 된다.

시청을 위하여 음원 파일과 노트북이 준비되어 있었다. PC에서 기기를 연결하기 위해서 윈도우 환경에서는 함께 제공되는 드라이버를 이용하여 세팅을 하기만 하면 되고 MAC에서는 이러한 과정이 필요하지 않다. 사용 프로그램은 푸바2000을 이용하였고 음원으로 준비된 것으로는 고음질 PCM 음원을 비롯하여 DSD 파일이 준비되어 있다. 후방의 앰프로는 이번 호의 리뷰 제품인 서그덴 프리·파워 앰프를 비롯하여 케인의 인티앰프 A-50TP 등이 이용되었고, 모니터로는 문도르프의 MA30과 키소 어쿠스틱의 HB-1 등의 제품을 사용했다. 다시 말해 이번 호에 나에게 주어진 모든 시스템에 수프리모가 사용되었던 것이다. 한 번 소리를 들으면 끊을 수 없는 매력 때문에 하루 종일을 이 제품을 통하여 듣게 되었다. 이번 시청은 저장된 음원의 가치가 빛을 발휘하는 순간이었다. 음악의 정보량이 많아지고 하모닉스가 풍성해진 음은 이들이 추구하고 있는 음의 세계를 들여다 볼 수 있는 것이었다. 평소에는 들어 보지 않던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을 들어 본다. 연주회장에서 느낄 수 있었던 풍부한 울림이 방안을 휘감아 돈다. 해상력과 균형감이 완벽하게 잡혀 있는 공간의 상쾌함이다. 많은 악기들의 합주에서 생동감을 얻기는 매우 힘든 과제이다. 우수한 컴포넌트의 조합이라도 많은 공을 들여 튜닝을 하여야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을 수가 있다. 하지만 노스스타의 수프리모를 시스템에 추가하는 것만으로도 시스템 전체의 음은 대단히 섬세하게 변화되어 있었다.
이는 성악곡이나 독주곡의 경우에도 느낄 수 있는 변화이다. 단순한 악기 하나하나의 음의 밀도가 농밀하여지고 표현의 폭이 넓어짐을 알 수가 있었다. 실제의 연주에서는 느껴볼 수 없었던 근접 음향의 풍부한 울림은 최근의 하이엔드 오디오가 추구하는 음의 세계에서 만들어내는 성향이다. 수프리모 DAC는 그러한 세계로 안내하는 가이드와 같은 제품이다. 

수입원 제이원코리아 (02)706-5436   가격 440만원  
디지털 입력 AES/EBU×1, Coaxial×2, Optical×2, USB B×1, I2S×1  
USB 입력 PCM 32비트/384kHz, DSD 2.8/5.6MHz   아날로그 출력 RCA×1, XLR×1  
다이내믹 레인지 132dB   디스토션 0.0001%   크기(WHD) 43.5×9×17cm   무게 6.5k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