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d International

제3세계 음악이 팍팍한 인생을 신나고 재미나게 만들어 주다

제3세계 음악을 자주 소개하는 굿 인터내셔널에서 쉽게 접하지 못하는, 하지만 대다수가 좋아할 그런 음악을 담은 음반이 새롭게 나왔다. 우선 가장 반가운 것은 3년 전쯤 내가 본지에 소개했던 얄라 클럽의 앨범 1집과 3집이다. 당시 2집이 소개되면서 의외로 인기가 좋았고, 나 역시 마음에 들어 1집을 구하려 해도 국내는 물론 국외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이번에 이전에 나온 얄라 클럽 1집과 이후 나온 3집이 라이선스로 국내에 소개된다. 2집 음반의 소개 시 언급했듯 이 음반들은 독일 유명 클럽 ‘얄라 월드뮤직 클럽’의 유명 DJ 루펜과 디미트리의 제3세계 음악의 클럽풍 리믹스 음반이다. 아랍과 아프리카, 집시풍 음악과 남미 음악의 멜로디가 클럽의 비트에 실려 있다. 1집과 3집을 비교하면, 3집이 아무래도 EDM이 많이 들어가면서 사운드가 더욱 강렬하고, 1집이 상대적으로 인공미가 덜하고 원곡에 가까운 느낌이다. 특히 시간의 변화 외에도 3집에서는 러시아 출신 DJ 블라디미르 카미너가 게스트로 참여해 더욱 강력한 러시아 디스코 음악을 들려준다.
장르가 장르이니만큼 빠르고 경쾌하고 신나는 리믹스가 다양한 장르의 다양한 곡들과 겹쳐지며 재미난 음악을 만들어 낸다. 심오하게 하나하나 제3세계 연주자의 혼을 느낄 수 있는 이런 걸 원한다면 구입하지 말아야 할 음반으로, 전혀 방향이 다른 음악이다. 그냥 신나고 재미난 음악이다. 심오한 철학이나 음악적 감동을 위해 클럽에 가지는 않을 것이니까 그저 신나게 들으면 족하다.
얄라 클럽 3집 5번째 곡에 리믹스 버전으로 실려 있는 장고 3000의 음악이 마음에 든다면 이들 장고 3000의 음반 역시 관심을 가져 볼 만하다. 이번에 소개된 장고 3000의 음반은 집시 재즈 기타리스트 장고 라인하르트의 이름을 차용하고 집시풍의 음악을 하고 있지만, 사실 이들에게서 장고 라인하르트의 오마주를 볼 수는 없다. 대신 이 역시 매우 빠르고 신나는 음악을 들려준다. DJ의 리믹스가 없어도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흥에 겹다. 나는 가 보지는 못했지만, 장고 3000은 지난 울산 처용 문화제에 참여하기 위해 얄라 클럽의 DJ 루펜과 함께 내한했고, 신나는 무대를 보여 주면서 화제가 되었다. 독일어로 부르는 노래가 익숙하지 않지만 그 나름 맛이 있고, 그 느낌이 잘 산다. 특히 이런 강한 음악에는 잘 어울린다. 당시 공연 영상이나 사진 중에 가장 많이 인터넷에 올라가 있는 것은 베이스 연주자가 콘트라베이스를 계단처럼 밟고 서서 두 팔을 들고 있는 모습이다. 아무리 현악기 중 가장 크고 튼튼하다고는 하지만, 보는 순간 기겁을 할 만한 행동이다. 헤비메탈 그룹이 기타를 부수는 행동처럼 이 행동은 관객의 호흡과 감흥을 이끌어 내는 것으로, 그들의 음악이 차분히 앉아 관조적 자세로 즐기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의미하는 행동이다.
의외로 강력한 비트가 오디오의 성능을 보여 주는 재미가 있고, 너무 가볍지도 않아 본지 독자도 편하게 다가설 수 있다. 듣고 있으면 마치 서양 뽕짝이라고 해야 할까 하는 이런 생각이 든다. 더더욱 팍팍해진 일과를 마치고 나서는 퇴근길, 볼륨을 높이고 듣고 있으면 조금은 쌓인 것이 가벼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