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e AudioDAISy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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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현모
  • 승인 2015.11.02 00:00
  • 2015년 11월호 (520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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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창적인 설계 기술과 진공관 버퍼의 환상적인 결합

데이지1 D/A 컨버터는 ESS 테크놀로지 사브레 32 칩셋 라인업 중 최상위 레퍼런스 칩인 ES9018을 채널당 하나씩 사용하는데, 공식 설계 표를 따르지 않고 ESS 사의 엔지니어와 긴밀한 협조와 의견 조율을 통해 ESS 테크놀로지에서도 놀랄 만큼 독창적인 방식의 새로운 회로로 제작된 제품이기 때문이다.

이번에 시청한 데이지(DAISy)1 D/A 컨버터는 국내 오디오 업체인 포어 오디오(Fore Audio)의 제품이다. D/A 컨버터와 관련한 디지털 기기들의 수명은 앰프나 스피커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짧은 편이다. 하루가 다르게 디지털 포맷이 바뀌어 왔고, 또 관련 기술이 발 빠르게 발전해 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필자의 경우 디지털 기기는 중고보다 가급적 신품을 구입하라고 오디오 애호가분들의 자문에 응해 주고 있다. 과거 몇 년 전의 최고 기종에 적용되던 스펙들이 요즘은 저렴한 입문용 기기에 적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 무조건 중고만 찾는 오디오 애호가들을 만날 때면 이런 말을 꼭 해 주고 싶다. 아날로그 기기는 중고 중에도 좋은 것이 더러 있겠지만 디지털 기기는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고, 또 가격도 상대적으로 저렴해지고 있으니까 신품을 구해서 더 좋은 소리를 즐기라고 말이다. 음악을 즐길 수 있는 시간은 누구에게나 무한한 것은 아니라는 말과 함께.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지털 기기의 고전으로 자리잡은 제품들은 나름대로 독보적인 회로를 구축하거나 독특한 소자를 사용해 온 것들이다. 이번에 소개하는 포어 오디오의 데이지1 D/A 컨버터 역시 그런 제품 중의 하나가 되지 않을까 한다. 포어 오디오의 데이지1 D/A 컨버터는 ESS 테크놀로지 사브레 32 칩셋 라인업 중 최상위 레퍼런스 칩인 ES9018을 채널당 하나씩 사용하는데, 공식 설계 표를 따르지 않고 ESS 사의 엔지니어와 긴밀한 협조와 의견 조율을 통해 ESS 테크놀로지에서도 놀랄 만큼 독창적인 방식의 새로운 회로로 제작된 제품이기 때문이다. 이는 이 제품을 설계한 메인 엔지니어가 미국의 반도체 회사에서 디지털 프로세서 및 관련 칩들의 설계와 개발을 해 왔기 때문에 이 칩이 가진 성능을 최대한 뽑아낼 수 있는 노하우를 가지고 있었고, 또한 이전에 타사의 최고급 오디오를 ODM으로 제조하며 ES9018을 잘 다루어 온 경험이 더해져 가능했다고.

데이지1 D/A 컨버터의 특징은 DSD 재생에서 Native와 DoP 방식을 완벽히 구분시켰다는 점. 같은 DSD 음원이라고 해도 DoP 방식으로 입력되는 경우 USB PCM으로 입력되며, Native 방식으로 입력되는 경우 USB DSD로 구분해 입력된다. DoP 방식에서 DSD64는 PCM 플랫폼에서 176.4kHz로, DSD128은 PCM 352.8kHz로 처리된다. 이런 성과를 인정받아 해외 유명 온라인 오디오 매거진에서 2015년 올해의 제품상을 수상한 바 있다.
또한 데이지1 DAC는 입력된 DSD 신호는 물론 PCM 신호에 대해서도 일체의 샘플링 레이트 변환을 하지 않는다. 즉, 입력된 신호에 정직하게 대응하는 것이며, 스튜디오에서 어떤 업샘플링을 하지 않는 것처럼 업샘플링은 절대 음원의 품질을 향상시키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주장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데이지1 D/A 컨버터의 독특한 점은 아날로그 출력에서 진공관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CD 플레이어에서 아날로그 출력에 진공관을 사용하는 업체는 더러 있지만, D/A 컨버터에선 꽤 드문 편이다. 즉, J-FET와 커플링 커패시터, 6922(E88CC) 진공관 2개를 아날로그 출력단에서 버퍼로 활용한 독창적인 설계가 데이지1 DAC의 핵심적인 부분 중의 하나이다. 그리고 흔한 6922(E88CC) 진공관을 이용해 채널당 135dB의 상당히 뛰어난 DNR를 얻고 있다.
데이지1 D/A 컨버터 내부에는 두 개의 대용량 토로이달 트랜스가 있어 디지털 파트와 아날로그 파트에 별도로 전원을 공급하며, 전체를 4개 부분으로 분리해 신호 간섭을 피하고 손실은 최소화한 구조로 되어 있다. 즉, 내부가 전원부, 디지털 입력과 처리, 진공관 버퍼부, 아날로그 증폭단의 4개 PCB로 나누어져 있다. 그리고 진공관의 포닉 노이즈와 열 방출에 대한 꼼꼼한 설계도 돋보인다. 전용 리모컨으로 애플 리모컨이 공급되며, 전용 드라이버가 USB 메모리 스틱으로 제공된다. 크기는 430×70×290(mm, WHD), 무게는 7.5kg이다.

포어 오디오의 데이지1 D/A 컨버터에 대한 사전 지식은 이쯤으로 해 두고 본격적인 시청에 임했다. 평소 사용하는 음원을 노트북에서 재생하고, 플리니우스 프리·파워 앰프, 브로드만 F2 스피커를 연결했다.
피아니스트 마르크-앙드레 아믈랭이 연주하는 쇼팽의 피아노 소나타 제2번 3악장 장송행진곡(Hyperion)을 들어 보았다. 상당히 큰 스케일의 무대를 당당히 들려준다. 전체적으로 들려주는 피아노 소리는 명료하면서도 풍부한 배음이 인상적이다.
러시아의 젊은 연주자들이 연주한 차이코프스키의 유명한 피아노 트리오 ‘위대한 예술가를 회상하며’(Erato)를 들었다. 첼로와 바이올린의 음색과 질감이 사실적으로 들린다.
조수미가 부른 비발디의 ‘이 세상에 참 평화 없어라 RV630’ 중에 나오는 ‘라르게토’(Warner Classics)에서 반주 악기인 저음 현악기 소리가 힘차게 무대를 가득 채운다. 이어지는 조수미의 목소리는 맑고 풍부하게 들린다.
첼리비다케가 지휘하는 베토벤의 합창 교향곡(EMI) 제4악장 합창 부분에서는 처음부터 관현악이 좌우로 꽤 넓은 무대를 연출한다. 오케스트라 악기는 명료하게 들리며, 이어지는 솔로 가수와 합창단의 목소리도 자연스럽다.
포어 오디오의 데이지1 D/A 컨버터는 독창적인 설계 기술로 고음질을 구현하고 있는 국내 하이엔드 오디오 업체의 제품으로, 급변하는 디지털 소스기기 시장에서 주목받을 만한 제품이다. 전체적으로 고해상도를 바탕으로 맑고 풍부한 소리를 들려준다. 그래서 하이엔드 오디오의 자연스러운 사운드라는 목표에 한 걸음 더 다가선 제품이라 할 수 있다. 

제조원 포어오디오 (070)8973-8676   가격 660만원   DAC ESS 테크놀로지 ES9018 Sabre32×2  
사용 진공관 6922×2   아날로그 출력 RCA×1, XLR×1  
디지털 입력 AES/EBU×1, Coaxial×1, Optical×1, USB B×1(PCM 32비트/384kHz, DSD 256)  
크기(WHD) 43×7×29cm   무게 7.5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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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5년 11월호 - 52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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