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dioguy
상태바
Audioguy
  • 신우진
  • 승인 2015.11.02 00:00
  • 2015년 11월호 (520호)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참으로 반가운 마음이 드는 음반을 만나다

이번에 소개할 오디오가이의 음반 두 장은 매우 경건한 음악과 세속적인 음반이 섞여 있다. 하지만 이 두 장 모두 내게는 무척 반가운 음반으로, ‘아 드디어 나왔구나’ 라는 마음이 드는 음반들이다.
도시 전체를 공동묘지로 만들어 버리는 시뻘건 십자가를 밤새 켜 놓은 흉물스러운 도시의 교회가 아닌 이곳에 가면 정말 멋진 교회가 있다. 마치 종교 박람회장처럼 토속 신앙과 외래 신앙의 성지와 명소가 많이 위치한 강화도의 조금 외진 곳, 길상면에 위치한 온수리 교회는 성공회 계열로 100년이 훨씬 넘은 교회이며 한옥 구조를 가진 참 멋진 교회이다. 항상 종교 음악을 녹음함에 있어 교회나 성당 등에서 녹음을 하고 있는 오디오가이는 이번에도 경건한 찬미가를 이곳에서 공간감 넘치는 분위기로 만들어 냈다. 그리고 그렇게 올해도 카펠라 무지카 서울의 음반이 나왔다. 이 녹음은 사진으로 추론할 때 문화재로 지정된 그 건물이 아니라 옆에 있는 신축 건물과 오르간을 통해 녹음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번이 처음은 아니고 이전에 소개한 <성 토마스 아퀴나스> 음반이 같은 장소에서 녹음된 경력이 있다. 뭐든 자주하면 느는지라, 이전 녹음보다 훨씬 정제되고 공간감이 넘치면서 깔끔해진 것 같다. 투명도가 매우 높아 이와 같은 공간감은 더욱 배가된다. 신도는 물론 이교도가 들어 보아도 오디오적인 재미를 주는 아주 잘된 녹음이다. 이전까지 <Officium>이란 제목의 ECM 음반을 주로 들었는데, 이것도 같이 비교하며 들어 보아야 되겠다. 매년 한 번씩은 소개했던 것 같은데, 매번 그렇듯이 지금까지 녹음 중에 이것이 제일 뛰어나다. 듣고 있으면 착한 사람이 된 듯한 착각이 생기는 참 담백하고 경건한 음반이다.
무척이나 오랜만에 나온, 그리고 이전과는 다른 장르로 선보이는 이광조의 재즈 음반도 이번에 선보인다. 80년대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란 곡을 필두로, 나의 궁상맞던 청년기에 끔찍이도 자주 듣던 노래이고 목소리이다. 작년 실험적인 재즈 싱글 앨범을 발매하고 이번에 정규 앨범으로 재즈 음반을 내게 되었다. 장르 불문하고, 이광조의 정규 앨범이 정말 오랜만에 나온 듯하다. 신예 재즈 뮤지션의 세션 역시 기막히게 훌륭한 연주이고, 선곡 역시 매우 전통적인 스탠더드 재즈곡들이다. 워낙 미성에 가창력이 뛰어난 가수여서 거장의 쟁쟁한 연주가 많아 어설프게 했다가는 당장 비교당하는 이런 명곡들을 어렵지 않게 소화하고, 마치 배리 매닐로우를 연상시키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재즈를 부른다. 팝 계열 가수가 나이가 들어 재즈로 전향하는 경우는 해외에서는 자주 있는 일인데, 국내 역시 최근 간간히 이런 경우가 있어 더욱 반갑다. 첫 곡인 ‘Bewitched’를 듣는 순간 이광조의 미성이 얼마나 재즈에 잘 어울리는지 알 수 있다. 오히려 이광조를 알기 때문에 집중이 안 되는 면이 있지, 오히려 그를 모르는 2~30대의 젊은 재즈 애호가가 들어 보면 예상외의 실력에 놀라게 될 음반이다.

카펠라 무지카 서울 <Mass>
이강민(지휘)
카펠라 무지카 서울
AGCD0072
연주 ★★★★☆
녹음 ★★★★☆



이광조 <I'm Old Fashioned>

AGCD0073
연주 ★★★★☆
녹음 ★★★★

520 표지이미지
월간 오디오 (2015년 11월호 - 520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