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o Acoustic HB-X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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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o Acoustic HB-X1
  • 김남
  • 승인 2015.10.01 00:00
  • 2015년 10월호 (519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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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악기의 음향 원리와 오디오 기술의 절묘한 통합

이 제품에 대한 경외감이 드는 것은 무엇보다도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최고급의 제작 공정으로 만들어진 우수함, 그리고 그다지 궁합이 좋지 않았던 앰프와의 매칭에서도 순간적으로 어둠 속의 햇살처럼 파고 들어오는 번득이는 특성들 때문이다. CEO들의 집무실, 또는 여유로운 집의 침실 등에 거치되어 있는 이 제품의 모습을 연상해 본다. 전 세계를 통틀어 소형기로는 이 이상의 제품이 나타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지금 세계적으로 하이엔드 소형 스피커 몇 기종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그중 이 스피커는 아주 작고 빼어나게 아름답다. 고급스러움이 무엇인가를 한눈에 알게 해 준다. 또한 악기형 스피커라는 이름으로 출시된 제품은 이 스피커가 처음인 것 같다. 가격도 무척 비싸다.
일본의 정중앙에 위치한 지역인 기후현 나카츠가와 시에 있는 이 제작사는 창립 후 5년여의 시간 동안 단 2종의 모델, 즉 본 시청기와 그 오리지널 버전인 HB-1만을 내놨지만 세계 제2위의 오디오 시장인 일본 오디오계의 핫 아이템으로, 신데렐라 제품으로 떠올라 단숨에 베스트셀러가 되는 진기록을 세웠다.

이 제작사는 인클로저를 자체 제작하는 것이 아니라 악기 제작사와 협업으로 생산하고 있다. 인클로저를 만드는 곳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어쿠스틱 기타 제작사인 다카미네 악기 제작소로, 1962년에 설립된 회사이며 1970년대에 어쿠스틱-일렉트릭 모델을 개발해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곳이다. 현재 이 회사의 기타를 전 세계의 유명 아티스트들이 애용하고 있는데, 특히 이글스의 글렌 프레이가 이글스의 ‘Hotel California’ 도입부에서 이 회사의 12현 일렉트릭 어쿠스틱 기타를 사용해 연주한 것이 특히 유명하다.
이 제작사는 ‘통을 무겁게’라는 통념을 깨고 어쿠스틱 기타의 바디처럼 갓난아이가 두들겨도 맑고 풍성한 통 울림이 나올 수 있도록 가볍게 만들었다. 또한 고급 기타에 사용되는 마호가니 재질의 엷은 단판을 사용해 제작되었으며, 당연히 통 하나를 만드는데도 장구한 시간이 투입된다. 그리고 완성된 통 위에 다시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답고 깊은 래커 칠이 거듭된다. 여기에 1.7cm 크기의 포스텍스제 트위터와 10cm 크기의 피어리스제 우퍼를 기본으로 했다. 그것이 오리지널인 HB-1인데, 약 4년 후에 그 오리지널의 바탕 위에 현존 최고 부품을 엄선해 네트워크를 적극적으로 개선시켜 소리의 질을 향상시킨 것이 본 시청기 HB-X1다. HB-X1의 크로스오버는 독일 문도르프에 특주한 동박 코일과 콘덴서를 사용해 제작하며, 여기에 이들 소재의 능력과 특성을 최대한 살려내는 회로를 구성해 냈다. 스피커에서 네트워크의 소자를 확정지어도 다시 튜닝의 절차가 얼마나 까다로운지는 직접 제작을 해 본 엔지니어들은 잘 알 것이다. 국내 제작자 중에서 한 기종으로 1년 반을 튜닝했던 황정섭 씨의 사례를 나는 잘 알고 있다.

인클로저에 사용한 재질은 최고로, 최고급 어쿠스틱 기타에 사용되는 재질이 투입되었다. 어쿠스틱 기타의 전·후판과 측판에 해당하는 부위에는 마호가니 단판을 사용했고, 배플은 단풍나무 집성재, 그리고 크로스오버 회로를 수납하는 인클로저의 하단부도 단풍나무 집성재를 사용하고 있다. 트위터에 부착되어 있는 혼은 에보니를 사용해 제작했다. 게다가 정말 기타를 연상케 하는 디자인이며 내부에 통 울림을 컨트롤하기 위해 정말 기타처럼 브레이스와 커핑 라이닝이 부착되어 있다. 그리고 이들 부품들을 다카미네 사의 장인들이 수작업으로 한 땀 한 땀 가공하는데, 특히 이 스피커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 기타 형상으로 된 아름다운 측·후면의 외형은 마호가니 단판을 고온의 증기를 쏘여서 천천히 구부려 만들어진 것이라고.
또한 이 캐비닛 내부에는 흡음재를 일체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일반적인 스피커는 캐비닛의 진동과 공진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대책이 취해지고, 내부 보강 및 흡음재를 사용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본 스피커는 어쿠스틱 악기와 같은 내부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이를 통해 작은 바이올린이 큰 콘서트홀의 구석구석까지 소리가 울려 퍼지는 효과를 노리고 있는 셈이다. 그리고 성공적으로 그러한 결과를 만들어 냈다. 이 작은 통 안에서 들려 나오는 소리는 엄청 투명하면서도 윤기가 있고 장대하기 때문이다. 현악기의 음향 원리와 오디오 기술의 절묘한 통합. 그 과정의 무수한 시행착오 끝에 본 기가 탄생한 셈이다. ‘이 사이즈로는 어려운 저음역의 재현력이 뛰어나며, 장르를 가리지 않고 명랑·활달하게 음악을 연주, 음 이탈성이 좋고 펼침이 풍부한 것은 이 제품의 최대 미점 (중략) 설계자의 귀로 정성껏 튜닝했다는 이 제품의 음은 계측 특성을 추구한 것이 아니라 듣는 이의 가슴을 고동치게 하는 매혹적인 음을 겨냥한 것’이라는 그런 본산지의 평가가 있다.
이 제품에 대한 경외감이 드는 것은 무엇보다도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최고급의 제작 공정으로 만들어진 우수함, 그리고 그다지 궁합이 좋지 않았던 앰프와의 매칭에서도 순간적으로 어둠 속의 햇살처럼 파고 들어오는 번득이는 특성들 때문이다. CEO들의 집무실, 또는 여유로운 집의 침실 등에 거치되어 있는 이 제품의 모습을 연상해 본다. 전 세계를 통틀어 소형기로는 이 이상의 제품이 나타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 정도면 아마 골라인에 도달해 버린 것이 아닐까. 참고로 감도가 85dB로 상당히 낮기에 고가의 스피커인 만큼 당연히 질 좋은 앰프가 필요할 것이다. 파워가 좀 있고 밀도감이 좋으며 생생한 성향의 반도체 앰프 쪽에서 배합을 찾아보는 것이 좋겠다. 

수입원 탑오디오 (070)7767-7021   가격 1,800만원(스탠드 별매, 200만원)  구성 2웨이 2스피커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 10cm, 트위터 1.7cm   임피던스 8Ω   출력음압레벨 85dB 
크기(WHD) 14.8×31.3×22.4cm   무게 5.2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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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5년 10월호 - 51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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