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nic A-311M 300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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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nic A-311M 300B
  • 이종학(Johnny Lee)
  • 승인 2015.10.01 00:00
  • 2015년 10월호 (519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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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닉의 미학을 대표하는 분리형 파워 앰프

음을 들어보면 매우 와이드 레인지하면서 빠른 반응이 인상적이었다. 출력에 관한 부분도 튼실한 트랜스로 많이 보완되어, 어지간한 스피커는 충분히 제압하고도 남는다. 사실 TR 방식으로 이런 음을 듣고자 한다면 상당한 예산이 투입되어야 하고, 그에 따른 스트레스도 심할 수밖에 없다. 그 점에서 본 기가 갖는 하이 퀄러티는 무척 소중하다 하겠다.

만일 청취자의 눈에 가리개를 씌운 후, 본 기를 들려준다고 하면 적잖이 당황할 것이다. 우선 대체 TR인가 진공관인가부터 헷갈릴 것이다. 빠른 반응과 와이드 레인지하면서 뛰어난 다이내믹스를 보자면 TR, 그것도 매우 고가의 하이엔드 제품일 것도 같은데, 음촉이 어딘가 말랑말랑하면서 아름다운 점은 진공관, 그것도 무척 비싼 관이 쓰였을 것이라 생각할 것이다. 과연 무엇일까? 혹, 하이브리드? 그러나 가리개를 푼 다음 절대 놀라지 마시라. 어둠 속에서 반짝반짝 빛을 발산하고 있는 진공관 파워 앰프가 반겨줄 테니까.
사실 올닉의 제품을 최근에 여럿 시청하면서 당황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말하자면 진공관이 갖고 있는 장점이 극대화되다 보니, 현대 하이엔드 앰프들이 추구하는 미덕을 고스란히 얻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일부 애호가들은 아직도 진공관 하면 케케묵은 빈티지 계열로 착각하기 쉬운데, 절대 그렇지 않다. 또 같은 빈티지 스피커라고 해도, 이렇게 발전된 앰프를 투입하면 오히려 스피커가 갖고 있는 장점이 더 극대화된다는 점도 잊으면 안 된다. 그야말로 스피커 자체가 현대기로 탈바꿈한 듯한 놀라움을 안겨주니까.

A-311M이라 명명된 본 기는, 약간의 수정과 변화를 거쳐서 나온 제품이다. 즉, MK2 버전이라 생각해도 좋다. 오리지널 기는 작년 말에 출시된 바, 그 콘셉트가 무척 재미있다. 총 3개의 출력관, 말하자면 3극관 중 각각 미국, 영국, 독일을 대표하는 300B, PX25, 그리고 AD1을 골라서 사용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드라이빙 능력이 뛰어나 PX25의 경우, 탄노이의 오토그래프를 낭랑하게 울린 시청기도 이미 올라와 있는 상태다. 그 과정에서 좀더 보완을 한 것이 본 기로, 출력관은 300B를 썼지만, 흔히 생각하는 300B의 음에서 훨씬 개량된 경지를 들려주고 있다. 아니, 그냥 3극관 자체의 가능성을 극대화한 사운드라 생각하는 편이 나을 것이다.
원래 오리지널 설계를 보면, 진공관 앰프의 설계 시 유의해야 할 여러 항목을 차근차근 극복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우선 관을 꽂는 소켓을 보자. 앰프 자체에서 발생하는 진동이 관에 전달되지 않도록 댐퍼 소켓을 쓰고 있다. 이 소켓의 차이가 의외로 크다. 특히 미세한 전류를 다루는 관의 특성상, 이런 댐핑 처리는 기본 중의 기본.
파워 앰프에서 중요한 것은 입력된 신호를 일체 왜곡 없이 증폭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오로지 2단 증폭이라는, 최소한의 스테이지를 구성하고 있음에 주목해야 한다. 또 신호 손실이 거의 없는 올닉 자체 개발의 FES(Full Engagement System) 방식이 도입되어, 빠른 신호 경로와 손실 없는 전송을 실현하고 있다.
여기에 3극관이 가진 태생적인 약점, 즉, 화려하고 매혹적인 중·고역에 비해 다소 허전한 저역을 보완하기 위한 특수 설계가 이뤄졌다. 그렇다고 5극관이나 대출력 TR 파워 앰프에서 나오는 저역을 추구한 것은 아니고, 중·고역의 매력적인 음색과 장점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전체적인 밸런스를 구현할 수 있는 저역의 양감과 디테일을 보완한 것이다. 이 시도는 매우 성공적이어서 실제로 음을 들어보면 무척 하이 퀄러티하면서 전체적인 대역 밸런스가 잘 구축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한편 정류단의 경우, 요즘은 TR로 대체하는 쪽이지만, 다소 복잡하고 어렵더라고 해도 전통적인 진공관 방식을 고집하고 있다. 이것은 재생음에 정확히 반영되어, 더 디테일하고, 감촉이 좋은 음을 내는 데에 일조하고 있다. 또 음의 일그러짐이나 관의 노후 변화에 대비한 고정 바이어스 방식을 이룩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여기에 몇 가지 개량이 이뤄지고 있느데, 기본 설계는 전작과 다름이 없음을 인지할 필요는 있다. 일단 섀시를 더 크게 만들어, 자체 진동이나 열의 발산을 효율적으로 처리했다. 또 이른바 슈퍼 트랜스라 부르는 자사제 특주의 니켈 트랜스 최신형을 투입해서 대역을 더 넓히고, 음의 퀄러티를 높인 점도 빼놓을 수 없다.
만일 본 기를 고급 빈티지 스피커와 매칭할 경우, 대부분 그런 스피커들은 입력 감도가 높다. 그러므로 앰프의 노이즈가 그대로 증폭되어 시청을 방해할 수 있는데, 이 부분에도 많은 보완이 이뤄지고 있다. 한 마디로 올닉이라는 브랜드의 무게에 전혀 손색이 없는 만듦새라 하겠다.
음을 들어보면 매우 와이드 레인지하면서 빠른 반응이 인상적이었다. 출력에 관한 부분도 튼실한 트랜스로 많이 보완되어, 어지간한 스피커는 충분히 제압하고도 남는다. 사실 TR 방식으로 이런 음을 듣고자 한다면 상당한 예산이 투입되어야 하고, 그에 따른 스트레스도 심할 수밖에 없다. 그 점에서 본 기가 갖는 하이 퀄러티는 무척 소중하다 하겠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대형 스피커에 물려 본격적인 시청평을 쓰고 싶을 정도다. 

총판 오디오멘토스 (031)716-3311   가격 850만원   사용 진공관 300B×2, 5654×2, E182CC×2 
실효 출력 10W(8Ω)   주파수 범위 20Hz-20kHz   디스토션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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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5년 10월호 - 51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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