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nnoyTurnberry GR 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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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nnoyTurnberry GR LE
  • 장현태
  • 승인 2015.09.01 00:00
  • 2015년 9월호 (518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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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층 더 강력해진 궁극의 턴베리를 만나다

대편성에서는 고전적인 이미지를 완전히 벗어 던진 적극적이고, 과감한 무대를 만끽할 수 있었다. 특히 팀파니의 불필요한 잔향 없이 임팩트만을 강조하고, 금관의 울림은 화려함은 없지만 시원하게 뿜어내는 사운드가 돋보였으며, 더욱 빨라진 반응 속도는 한층 응집력 있는 대편성 사운드를 경험하게 했다.

탄노이는 오랜 역사와 전통을 바탕으로 꾸준히 하이파이 시장에서 사랑 받아오고 있다. 시대가 변하고 제품의 업그레이드를 통해 가격은 많이 올라갔지만, 여전히 사랑 받는 이유를 한 번쯤 생각해 보자. 아마도 이 정도 성능과 가격으로 만나볼 수 있는 현대 스피커 중 동급의 대형기는 찾아보기 힘들 것이다. 한마디로 탄노이처럼 대형기에 필적한 넉넉한 캐비닛 사이즈와 빈티지와 현대적인 매력을 동시에 지닌 스피커는 지금 시대에 흔치 않다는 것이다. 탄노이의 턴베리가 유난히 인기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얼마 전 턴베리 GR의 리미트 에디션이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조금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GR이 소개된 지 1년도 채 안 된 상황에서 또 한 번의 신제품 출시라니! 하지만 GR 시리즈 중에서 턴베리만 LE 버전이 나왔다는 점은 굉장한 특별함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리뷰를 진행하면서 탄노이가 턴베리를 LE 버전으로 새롭게 선보인 이유를 자연스럽게 짐작할 수 있었다.

단순히 외관으로 보이는 디자인은 리미티드 에션이 새겨진 명판 이외에는 큰 차이를 발견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제품의 주요 부품들을 면밀히 살펴보면 LE 버전만의 특징들을 인지할 수 있다. 우선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불리는 만큼 이번 신 버전은 150조 한정 생산된, 그야말로 특별한 희소성의 가치가 있다. 물론 사운드적으로도 기본 GR 버전과는 꽤 차별됨을 인지해야할 것이다. 우선 가장 먼저 살펴보아야 할 변화는 새로운 듀얼 콘센트릭 유닛의 채택이다. 여기에는 알니코 마그넷(Alcomax 3)을 탑재한 10인치 알니코 골드 레퍼런스 듀얼 콘센트릭 유닛이 채용되었고, 새롭게 적용된 탄노이의 페퍼포트(PepperPot)와 웨이브 가이드도 주목할 만하다. 트위터부의 경우는 GR 버전에서는 1.3인치를 채용했지만, GR LE 버전은 2인치 사이즈로 대폭 확장되었다. 알루미늄 마그네슘 합금의 진동판을 사용하고, 새로운 구리 피복 알루미늄 보이스 코일이 적용되었으며, 혼 표면은 산화 방지 24K 금도금 처리되어 더욱 고급스럽게 마감되었다. 이를 통해 93dB의 음압과 27kHz까지 고역 재생이 가능하다. 결과적으로 고역의 투명도가 좋아졌고, 고역 성향은 더욱 자연스럽게 표현되고 있다.

다음으로 10인치 저음 유닛부는 특제 멀티 파이버 페이퍼 콘과 고전적인 트윈 롤 하드 패브릭 에지로 제작되었다. 마그넷부에는 기존 알니코 자석보다 3배의 자기 에너지를 가진 알코맥스 3을 사용, 더욱 빠른 저역 반응과 중·저역의 분리도 향상, 그리고 또렷한 중역 재생을 추구하고 있다. 그리고 새로운 소재들을 적용하여 콘의 반응이 빨라졌고, 에너지가 증가되고, 댐핑력도 향상되었다. 고출력 파워 앰프들과의 매칭을 고려하여 피크 500W의 높은 파워에도 잘 견딜 수 있도록 보완되었다. 주파수 특성을 살펴보면 초저역 주파수를 더욱 내림으로써 깊이 있는 저역이 재생된다. 크로스오버 조정부에는 클래러티 캡(Clarity Cap)의 MR 시리즈 논 마이크로포닉 폴리프로필렌 커패시터와 고정밀 저항, 낮은 손실의 적층 코어 인덕터를 적용하였다. 또한 배선제의 경우는 네오테크의 PCOCC-A가 사용되었는데, 여기서 네트워크 부품의 고급화와 새로운 튜닝을 엿볼 수 있다. 크로스오버 주파수도 새롭게 1.1kHz로 세팅되어 중역대의 자연스러움을 유도하고 있다.
간단히 기존 GR과의 차이점을 살펴보았다. 새로운 리미티드 에디션을 통해 사운드적인 변화는 상당히 크게 다가왔는데, 더 높은 파워 핸들링과 음악적인 재생을 경험할 수 있었고, 전작보다 훨씬 자연스러워졌고, 반응 속도와 정보량은 더욱 좋아졌다는 것을 언급하고 싶다.

재즈곡으로 ‘You Look Good To Me’를 오스카 피터슨 트리오의 연주로 들어보았다. 가장 주목할 부분은 콘트라베이스 질감 표현이다. 이전 모델처럼 과도한 통울림이 없으며, 오히려 깔끔하게 정리되어 저역 표현력의 명료도가 더해졌다. 그리고 임팩트가 강조되는 드럼은 세심한 표현을 놓치지 않고, 스네어와 심벌의 역할을 단정하게 표현해냈다. 자칫 탄노이에서 둔탁해지기 쉬웠던 피아노의 질감은 어둡지 않게 전개되었는데, 이는 새로운 트위터의 역할일 것이다. 대편성곡으로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10번 2악장을 안드리스 넬슨스가 지휘하는 보스턴 심포니의 연주로 들어보았다. 대편성에서는 고전적인 이미지를 완전히 벗어 던진 적극적이고, 과감한 무대를 만끽할 수 있었다. 특히 팀파니의 불필요한 잔향 없이 임팩트만을 강조하고, 금관의 울림은 화려함은 없지만 시원하게 뿜어내는 사운드가 돋보였으며, 더욱 빨라진 반응 속도는 한층 응집력 있는 대편성 사운드를 경험하게 했다. 보컬 곡은 브라이언 맥나이트의 목소리로 ‘To You’를 들어보았다. 그의 소울풀한 목소리가 리얼하고, 적극적인 성향으로 재생되었다. 더 명료해진 중·고역대의 성향으로 인해, 정확한 발음으로 전달되었으며, 어스 윈드 앤드 파이어의 화음은 스피커 한발 뒤에 물러나 있어 마치 모니터 스피커를 듣는 듯 녹음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었다. 그리고 간간히 들려오는 드럼 킥의 사운드는 짧은 여운으로 자연스럽게 전달되었다.
마무리 해보면 턴베리 GR LE는 화려함은 없지만, 트위터의 변신이 느껴지는 매끄러운 고역의 해상력과 투명함이 인상적이다. 물론 질감을 중시한 중역의 밸런스는 역시 턴베리의 성향을 그대로 반영해 준다. 전체적으로 자연스러움을 기반으로 한 향상된 중·고역은 GR과는 제법 큰 차이를 보인다. 장르에 따라 다소 편차는 있지만, 소스기기의 특성과 앰프의 성향을 잘 반영하고 있어 모니터적인 유전자가 반영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오랜 세월 여러 버전으로 출시된 턴베리, 과연 그 궁극적인 끝은 어디일까 이젠 궁금해지기까지 한다. 오히려 이런 궁금증은 탄노이의 변화와 진보를 기다리는 팬들에겐 더없이 값진 선물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최상위 버전에서만 만날 수 있었던 플래그십 듀얼 콘센트릭 유닛을 턴베리에 적용했기 때문에, 턴베리 GR LE의 가치는 더욱 높아졌다고 할 수 있다. 

수입원 사운드솔루션 (02)2168-4525  가격 1,480만원  사용유닛 25cm 듀얼 콘센트릭
주파수 응답 29Hz-27kHz(-6dB)  크로스오버 주파수 1.1kHz  임피던스 8Ω  출력음압레벨 93dB/2.83V/m
권장 앰프 출력 250W  파워 핸들링 125W  크기(WHD) 45.6×95×36.6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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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5년 9월호 - 51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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