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gglestonWorks The Em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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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gglestonWorks The Emma
  • 이현모
  • 승인 2015.09.01 00:00
  • 2015년 9월호 (518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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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라의 후예다운 적극적이고 당당한 소리

이글스톤웍스의 엠마 스피커는 동사의 거함 안드라의 후예로서, 입체적 무대와 함께 전체적으로 매끄럽게 다듬었다기보다는 때로 야성적인 힘도 보여 주는 소리를 들려준다. 부드럽고 화사하고 매끄러운 소리를 원한다면 이 스피커와는 약간 거리를 두어야 한다. 그러나 좀더 적극적이고 힘이 있게 들리며 당당한 소리를 원한다면 안드라의 후예인 엠마가 적격일 수 있다.

이글스톤웍스의 엠마 스피커를 시청했다. 이 스피커를 만든 미국의 이글스톤웍스는 1995년 무렵에 출시한 안드라라는 스피커로 세상의 주목을 받은 스피커 전문 업체이다. 당시 무려 100kg에 육박하는 스피커로 양 옆에 대리석을 부착한 새로운 개념의 제품이었는데, 인지도가 높았던 다인오디오의 에소타 트위터에 모렐 미드레인지, 12인치 더블 우퍼를 결합하고, 하이엔드에 걸맞은 당당하고 육중한 디자인으로 제작해 사람들의 이목을 단숨에 끌기에 충분했던 것이다. 특히 당시로서는 매우 독특했던 그 형태는 현대적인 디자인으로 충분히 어필했고, 고급스러운 하이그로시 마감으로 명성을 더 했다. 그야말로 90년대 하이엔드 오디오의 새로운 전형을 만든 것이다.
하이엔드 오디오라는 개념은 사실 그렇게 오래되지 않았다. 스테레오 녹음 기술이 1960년대에 보편화되면서 오디오에서 스테레오 음향을 재생하고 이것을 제품으로 널리 홍보하기 위해서 하이파이라는 말이 수십여 년간 유행했고, 1990년대에 들어와 바뀐 녹음 환경에서 더 많은 음악 정보에 대응하고, 가정에서 더 정밀한 소리로 음향을 재생하기 위한 개념에서 하이엔드 오디오라는 말이 쓰이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리고 이글스톤웍스와 같은 소수의 오디오 업체가 하이엔드 오디오에 걸맞은 오디오를 생산하면서 사람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글스톤웍스는 안드라 이후로는 그렇게 사람들의 관심을 끌 만한 제품을 내놓지 못했던 것 같다. 보통 사람의 심리가 전보다 더 강력한 것을 기대하는데, 이글스톤웍스의 제품은 안드라보다 낮은 급수의 스피커만을 가끔 선보였기 때문이다. 즉, 보급형으로 다이안을 출시했는데 안드라만큼 사람들의 이목을 받지 못했던 것 같다.

엠마 스피커는 플로어스탠딩형치고는 작아 보이지만 안드라의 후예답게 제법 당당한 모습을 보여 준다. 1인치 돔 트위터에 6인치 카본 콘 우퍼를 듀얼로 사용한 플로어스탠딩 스피커다. 재생 주파수 응답은 45Hz-24kHz이며, 크기는 190×1041×355(mm, WHD), 무게는 24.9kg이다. 감도는 91dB라서 과거 이글스톤웍스 스피커가 구동하기 힘들다던 선입견이 이 스피커에는 별로 해당되지 않을 것 같다. 과거 안드라는 웬만한 앰프로는 쉽게 구동하기 어려웠고, 또 공간의 제약도 꽤 있었다.
엠마 스피커가 이글스톤웍스의 후예라는 것을 보여 주는 것은 전면 배플을 덮고 있는 알루미늄 패널로, 이는 목재의 인클로저와 접합되어 공진 주파수를 낮춤과 동시에 시스템 전체의 강도를 높여 소리를 더 순수하게 이끌어 내는 역할을 한다. 또한 이글스톤웍스의 트레이드마크라 할 수 있는 다면체 인클로저 설계로 내부의 정재파 제거와 공진을 효과적으로 제거하고 있어 더 선명한 음질을 만드는 데 기여하고 있다. 또한 고급스런 피아노 마감은 더욱 믿음직스럽게 보인다.

이글스톤웍스의 엠마 스피커의 다양한 능력을 알아보기 위해서 럭스만 D-06u SACD 플레이어, 럭스만 L-550AX 인티앰프를 동원했다. 마르크-앙드레 아믈랭이 연주하는 쇼팽의 피아노 소나타 제2번 3악장 장송행진곡(Hyperion)을 들어 보았다. 피아노 울림이 화려하거나 시원하기보다는 적당한 규모의 울림을 들려준다. 과장된 울림도 아니고, 그렇다고 왜소한 울림도 아니다. 때로는 야생마처럼 약간 거친 구석도 드러난다.
정트리오가 연주하는 차이코프스키의 유명한 피아노 트리오 ‘위대한 예술가를 회상하며’(EMI)의 앞부분을 들었다. 명료한 정위감과 더불어 바이올린, 첼로와 같은 현악기의 음색과 질감이 잘 살아난다. 싸구려 스피커처럼 화사하게 화장해 보이는 것도 아니고, 지나치게 부드럽다 못해 둔탁한 모습도 아니다.
조수미가 부른 비발디의 ‘이 세상에 참 평화 없어라 RV630’ 중에 나오는 ‘라르게토’(Warner Classics)에서 반주 악기인 저음 현악기가 힘이 있지만, 고유한 현악기의 음색들도 명료하면서도 세밀하게 표현된다. 조수미의 목소리도 맑고 명료하게 들린다.
첼리비다케가 지휘하는 베토벤의 합창 교향곡(EMI) 제4악장 합창 부분에서는, 앞부분의 타악기 소리가 상당히 우렁차면서도 입체적으로 표현된다. 타악기의 정확한 타격감과 관악기 울림이 깨끗하게 표현되며, 다른 악기와 목소리의 고유한 음색들도 잘 드러난다.
이글스톤웍스의 엠마 스피커는 동사의 거함 안드라의 후예로서, 입체적 무대와 함께 전체적으로 매끄럽게 다듬었다기보다는 때로 야성적인 힘도 보여 주는 소리를 들려준다. 부드럽고 화사하고 매끄러운 소리를 원한다면 이 스피커와는 약간 거리를 두어야 한다. 그러나 좀더 적극적이고 힘이 있게 들리며 당당한 소리를 원한다면 안드라의 후예인 엠마가 적격일 수 있다. 

수입원 SP-오디오 (070)7119-5287  가격 420만원  사용유닛 우퍼(2) 15.2cm 카본 콘, 트위터 2.5cm
재생주파수 응답 45Hz-24kHz(-3dB)  임피던스 4Ω  출력음압레벨 91dB  크기(WHD) 19×104.1×35.5cm
무게 24.9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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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5년 9월호 - 51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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